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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교회와 스님들의 족구시합 어때요?건강한교회 만들기 쉽지않네
우규성 | 승인 2005.09.27 00:00

얼마 전에 제가 섬기고 있는 교회에서 새포도주는 새 부대에 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했습니다.  먼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스펜서 존슨) 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그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 주장인 변화에 대해서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본문으로 들어가서...  워낙 익숙한 주제니까 아마 잘 아실 것이라 사료되어서 설교 전체 내용을 소개하는 것은 생략하고...  설교 중에 세 가지 가정을 하고 어떻게 하실 것인가? 물었습니다.

첫번째 모은교회가 주최를 해서 모은교회에서 댄스경연대회를 열도록 한다면 허락하시겠느냐?  두번째 모은교회 남선교회와 인근 절의 스님들과 족구 시합을 한다면 어떻겠느냐? 세번째 부처님 오신날에 부처님 오신날을 축하한다는 내용의 플랭카드를 교회 명의로 붙인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그리고 제가 위의 가정을 하게 된 동기들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최근 오대산에 있는 월정사에서 청소년들 대상으로 댄스경연대회를 열어서 예선이 진행중이고 10월달에 본선이 열린다는 것이 주요 일간지에 실렸었다. 우리보다 더 보수적일 것 같은 절에서도 최근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8월초에 평창군에서 스님과 신부님들 족구시합이 있었는데 원래는 스님과 목사님들이었는데 목사님들이 시합 하루 전에 교회 사정상 - 그 사정이라는게 뻔하지 않겠습니까? - 못하시겠다고 해서 신부님들로 바뀐 것이다. 이 역시 신문에 났는데 교회나 절이나 성당을 다니지 않는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느낌이 들까? 목사가 스님들하고 족구시합을 하는 것이 과연 예수님을 배반하는 일, 예수님을 두 번 죽이는 일일까?

그리고 90년대 초, 중반쯤에 제가 한신대신학대학원 다닐때 실제로 있었던(지금도 계속되는지 모르겠지만) 사건에 대해서 소개를 드렸습니다. 어느해 성탄절을 앞두고 인근 화계사에서 성탄절을 축하한다는 플랭카드를 걸었었고 그 다음 석가탄일날 거기에 대한 답례로 한신대신학대학원 학생회에서 부처님 오신날을 축하한다는 내용의 플랭카드를 걸었었다, 그런데 성탄절을 축하한다는 화계사의 플랭카드는 겨울내내 무사했었는데 부처님 오신날을 축하한다는 한신대의 플랭카드는 하루가 멀다하고 걸레가 되더라 그걸 보는 제3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물론 설교 도중에 의견을 물은 것은 아니고 목장예배나 성경공부 등에서 의견을 나누도록 했습니다.  여러분도 예상하시겠지만 재밌는 현상들을 보였습니다.

어떤 집사님은 예배가 끝나자마자 저를 부르시더니 내년 석가탄신일날 꼭 플랭카드를 붙이자고 강력하게 건의하기도 했구요(여러분 예상과 달리 이 분은 우리교회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측에 속한 분입니다).

또 어떤 초신자는 제 가정을 현실로 이해하고 교회 다니지 않는 남편에게 자랑했다고 합니다. 우리 교회에서 스님들과 족구시합하기로 했다고. 그러면서 물어왔습니다.
"그런데 언제 해요? 다음주에 해요?"

또 어떤 분들은(물론 노골적이지는 않았지만) '목사님이 이상한 얘기를 다 하신다'는 그런 표정인 분들도 있었고, 복음을 지키기 위해서는 스님들과 족구시합을 해서는 안된다는 분도 있으셨습니다.(복음을 지키는 것과 족구시합, 어떤 함수가 있는지 참...)

상상이 되시죠? 반대 하는 분 중에서는 자기는 믿음이 무지무지하게 좋고 그런 얘기를 하는 목사나 그런 의견에 찬성하는 사람들을 거의 사탄의 동격으로 바라보는...

어떤 분들은 텔레비젼에서 종교 지도자들끼리 악수하는 것만 봐도 - 왜 강원용 목사님이나 김수환추기경이나 월주스님 같은 3대 종단 대표들이 가끔 모여서 기자 회견도 하고 악수도 하고 - 이상하다고 왜 그럴까 하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도 있네요

설교 반응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가능성을, 큰 가능성을 발견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종교적 독단주의가 얼마나 무서운지 다시 한번 보게 됩니다.

건강한 교회를 세워나가기 위한 길이 쉽지 않구나, 만만치 않구나 생각하면서 새로운 열심을 내어 봅니다.

저와 모은교회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구요 각자의 자리에서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이 나날이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우규성  doolos00@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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