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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가족’(?)만 고집하는 한국 교회결혼과 출산에 대한 교회의 메시지,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박운조(장신대 신대원) | 승인 2022.05.06 15:43
▲ 2019년 한국 사회 출산율 추이

대한민국 사회는 매년 이렇게 달라지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운 속도로 변화한다. 이에 따라 젊은 세대들의 사회적 변화, 특히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지난 10-20년 동안 실로 급류가 지나가듯 변화하였다. 하지만 결혼과 출산 문제를 바라보는 한국교회의 시각은 우물에 고인 물만 쳐다보듯 고정되어 있다. 사회의 변화는 누가 만들고 누가 이끄는 것일까? 사회문제는 곧 사람의 문제다. 변화된 사회를 인식하려면 그 안에서 적응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부담감과 강박 속에서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안 하려는지, 그 현실을 냉정하게 성찰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연애-결혼-출산’이라는 궤적을 ‘성서적’이라 여기며 강요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사회는 그러한 궤적을 순진하게 따르지 않는다. 통계청의 2017년도 사회지표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미혼 남성 10명 중 4명, 미혼 여성은 3명에 불과했다. 결혼하는 게 이득이냐, 안 하는 게 이득이냐는 노골적인 질문에는 20대의 57%가, 30대의 48%가 안 하는 게 이득이라고 밝혔다. 이성 교제를 하는 미혼자 중 결혼을 생각하는 비율이 열에 넷도 되지 않은 것이다. 연애 다음에 결혼을 하는 것을 의무적으로 생각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는 말이다. 이런 현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한국교회는 1인 가구 혹은 동거 가구를 포용적인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다양한 삶의 형태 중 하나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가구의 형태에 맞게 신앙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목회적 접근을 적극적으로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출산에 대해서도 꽤나 강요한 측면이 있다. 교회들이 아마 가장 흔하게 인용하는 성경구절은 창세기에 나오는 “생육하고 번성하라”일 것이다. 게다가 이 구절을 유독 여성에게 적용하려 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스스로 질문을 해봐야 한다.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이 진정 여성의 존재론적 현실인가? 여성들의 근본적인 역할과 정체성은 ‘엄마’인가? 그렇게 말할 수 없다. 한 여성을 구성하는 정체성은 다중적이고 복합적이다. ‘생육’하고 ‘번성’하다 여성들의 몸과 마음이 무너져가도 방관하는 것이 지금까지 교회의 태도가 아니었는지 우리는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여성들의 경제활동참여율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하였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인구는 매 년 꾸준히 늘어 2019년을 기점으로 전체 여성인구의 50%가 넘었다.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이 높아지는 이러한 사회적 현상은 초혼연령을 높이고, 초혼연령이 높아진 만큼 출산율도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예를 들어, 여성 기준으로 34세에 결혼을 한다면 첫째 아이를 갖는다 해도 둘째 아이를 갖기엔 나이의 부담이 따르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이런 사회적 흐름에 대한 이해를 얼마나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게다가 가부장적인 가정문화와 일하는 여성에게 이중부담을 안기는 가정 내 성역할에서 근본적 변화도 뒤따라야 한다. 물론 이 부분은 세대적 특징이 있을 것이다. 나의 아버님 세대는 분명 가정 내 성역할이 여성에게 대부분의 부담을 주었다. 하지만 ‘MZ세대’인 나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나는 올 해 36살이고 아이가 둘 있다. 친한 친구들도 비혼주의자, 자발적 무자녀 가정(딩크족), 아이 하나 있는 가정, 아이 둘 있는 가정으로 다양하다. 가정 내 가사 일에 대해서 나와 친구들을 봐도 아내와 적절히 배분한다. 나의 경우, 설거지와 바닥 청소는 내가 거의 전담한다. 분리수거도 거의 내가 전담하고, 아내가 방에서 아이들을 재울 때는 거실에 어질러져 있는 장난감 정리를 내가 한다. 육아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아이가 너무 어려서 본능적으로 엄마의 품을 더 원하는 경우가 많아 어쩔 수 없이 엄마가 데리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새벽에 아이가 깼을 경우 분유를 타 먹이는 것과 같이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알아서 찾아 한다.

2022년인 현대는 가사일과 육아에 대한 성역할이 과거에 비해 시대적 감성과 요구에 맞춰서 많이 변했다. 물론 아버지 세대의 목회자들이 주로 설교자로서 강단에 서는 현재 한국교회의 경우 그 곳에서 나오는 메시지가 대부분 시대적 감성을 못 따라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시대적 요구에 민감하고 가정 내 소명이 목회적 소명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세대들이 교회 강단에 서게 되는 시기가 오면, 한국교회의 가정에 대한 메시지는 변화될 것이라 믿는다. 아니 변화되어야만 한다.

박운조(장신대 신대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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