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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지혜와 너른 마음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2.05.08 00:01
▲ 모든 이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는가 ⓒGetty Image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지혜와 슬기를 ‘한없이’ 주셨고 바닷가의 모래 사장 같이 넓은 마음을 주셨다.(열왕기상 4,29)

솔로몬이 지혜의 왕으로 일컬어지는 것은 일반상식에 가깝습니다. 두 여인 가운데 누가 아이의 어머니인가에 관한 재판으로 그의 명성이 높아졌습니다. 이것도 물론 지혜의 한 예가 되겠으나 국가 차원에서 지혜의 용도는 훨씬 다양합니다.

지혜가 아무리 중요해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사람됨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 지혜는 빛을 발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 사람됨이 여기서는 넓은 마음, 그것도 바닷가 모래사장처럼 탁 트이고 너른 마음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포용할 수 있고 다독이고 북돋울 수 있는 마음입니다. 세계를 품은 마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큰 지혜와 너른 마음이 백성에게서 드러나면, 그 백성의 삶은 어떨까요? 솔로몬 치하의 이스라엘은 주변국들과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국가간의 평화가 한 쪽만의 노력에 의해 실현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갈등을 중재하고 평화의 조건을 만들어내고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큰 지혜와 너른 마음의 소유자일 것입니다.

솔로몬 시대에 팔레스틴 지역은 그와 같은 평화에 도달했고, 이 바깥 평화와 짝을 이루는 평화가 이스라엘 내부에 자리잡았습니다. 이에 대한 묘사가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사람들이 북쪽 단에서부터 남쪽 브엘세바에 이르기까지 각자 자기 포도나무 아래와 무화과나무 아래서 평안히 살았다(25절).”

이 묘사는 이사야 65,21-22(23)이 그리는 새하늘과 새땅의 세상과 사실상 같습니다. 사회적이든 자연적이든 어떤 힘도 백성이 각자 가꾸고 일해 얻은 것을 앗아가지 않는 세상, 자기가 만든 것을 자기 스스로 누릴 수 있는 세상, 참으로 살고 싶은 세상 아닌지요? 그런 세상에서라면 사람들은 사람들을 넉넉한 마음으로 대하고 선한 눈으로 상대의 눈을 바라보고 그 눈에서 따뜻한 빛을 발견할 것입니다.

혐오도 차별도 배제도 비하도 없을 것입니다. 갈등이 있을지라도 그것을 해결할 수 있고 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해갈 것입니다. 어쩌면 이사야 65장이 이러한 평화의 시대를 새하늘과 새땅의 모델로 삼았을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솔로몬의 시대가 불행으로 끝나는 것을 압니다. 그의 큰 지혜와 너른 마음을 잃어버린 때문일 것입니다. 성서의 지혜는 악을 분별하고 악을 멀리하는 지혜이며, 너른 마음은 말씀을 새기고 사람을 품는 마음입니다.

이 마음과 지혜를 잃은 솔로몬인가요? 그는 백성에게 원성 살 일을 자행했고 ‘악’을 가까이 하고 하나님을 멀리 했습니다. 이로써 그는 남북분단의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이스라엘에게 더 이상 평화는 없습니다. 이스라엘은 전쟁과 함께 살고 전쟁으로 망하게 될 것입니다.

솔로몬은 그에게 주어진 큰 지혜와 너른 마음을 지킬 책임이 있었지만, 그 책임을 어느 순간 놓고 말았습니다. 교만, 독선, 사치, 탐심 등 때문에 그것들은 기능을 멈추고  말았습니다. 또 하나의 삼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평화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그리운 시대에 그런 사람으로 사는 오늘이기를. 주어진 지혜와 마음을 지키며 확장시켜가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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