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헤미야를 속이려는 예언자 스마야 ⓒGetty Image

느헤미야는 예루살렘의 성벽을 재건하려고 귀환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주권을 상실한 땅이기에 주민의 구성이 복잡해져 있었습니다. 타민족 주민들과의 갈등 가능성이 항상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그들의 관계가 배타적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과 혈연관계를 맺는 이들도 있고 정치적(!)으로 협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느헤미야가 성벽을 수축한 다음 시행한 개혁 조치들에는 이방인들과의 혼인 금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들의 정체성과 전통 그리고 땅을 지키고 더 나아가 면제년 시행에서 볼 수 있는 대로 정의로운 사회를 수립하려고 했습니다. 비록 페르시아의 지배 아래 있지만 이스라엘의 자존감을 높이고 또 가까운 미래의 일은 아닐지라도 이스라엘의 독립을 준비했던 것 아닐까요?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산발랏과 도비야로 대표되는 이방인 주민 세력은 느헤미야를 제거하기 위해 수차례 음모를 꾸미기도 하고 모함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하나하나 극복해가는 느헤미야의 용기와 지혜가 참으로 놀랍습니다.

그런데 그와 같은 산발랏과 도비야를 도운 이스라엘 예언자가 있습니다. 이것은 그 한 사람의 일탈이라기보다는 이스라엘 안에 느헤미야를 지지하지 않는 세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그럼에도 그는 자기의 과제를 끝까지 완수할 수 있었습니다.

스마야라는 예언자가 두문불출하자 느헤미야가 그를 찾아갑니다. 그만큼 스마야는 당시 비중이 컸던 사람입니다. 그가 느헤미야에게 저들이 너를 죽이러 올테니 성전 문을 닫고 그 안에 머물자고 말합니다.

그럴듯한 제안인가요? 느헤미야는 자신이 살자고 성전 안으로 몸을 피할 수는 없다고 거절합니다. 그는 사람들이 자주 경험하는 대로 나중에야 자기가 한 일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했다면 성소를 침범하는 죄를 짓고 그때문에 사람들의 입방아에 올라갈 것이 뻔했을 것입니다.

저들이 오늘 당신을 죽이러 올 것이라고 했던 스마야의 ‘예언’은 거짓으로 그가 저들에게 매수당한 결과였습니다. 예언자가 이렇게 무너질 수 있다니 놀라운 일입니다. 옛날 발람도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기꺼이 매수당할 준비가 되어 있었어도 하나님께 저지당하고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것만 말할 수 있었습니다.

스마야의 간계를 깨달은 느헤미야는 휴~ 하며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예언자가 스마야 한 사람이 아니라 꽤 여럿 있었습니다. 이처럼 방해와 위협을 받으면서도 느헤미야는 성벽공사를 마무리지었습니다.

스마야 같은 사이비들이 지금도 여러가지 모양으로 있고 여러가지 모양의 폐해들을 여러 곳에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러한 자들 때문에 시험당하고 넘어지지 않을 수 있는 판단력과 담력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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