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회 보도
시민들, “상생하는 것이 맞다”을지OB베어 공대위, 기자회견 열고 만선호프 갑질과 횡포 강하게 비판
류순권 | 승인 2022.06.16 16:32
▲ 을지OB베어 공동대책위원회가 만선호프의 침탈로 허물어진 ‘을지OB베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물주의 갑질과 횡포를 규탄했다. ⓒ류순권

지난 4월 21일 새벽 철거 이후 50일 넘게 을지 노가리 골목에는 을지OB베어와의 대화와 상생을 요구하는 피케팅, 문화제, 현장예배, 골목 행진을 을지OB베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와 을지OB베어를 아끼는 시민들이 매일같이 진행하고 있다.

을지OB베어 공동대책위원회는 최근 만선호프의 대표 방종식 회장을 통해 을지OB베어가 있던 공간에 신규임차인을 주선, 현재 새로운 임차인이 영업을 준비하기 위한 공사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6월 15일 저녁7시 을지로 노가리 골목(을지OB베어 앞)에서 가졌다.

“을지OB베어만 아니면 된다”?

공대위는 건물주 만선호프가 “신규임차인을 을지OB베어와 동일한 월차임을 조건으로 부동산을 통해 임차인을 구했으며 만선호프가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을지OB베어는 이미 만선호프 방종식 대표에게 월차임의 2배까지도 지급할 의사가 있으며, 42년간 영업해 왔던 것처럼 그 자리에서 영업하게 해달라고 요구를 했지만 강제로 철거를 해 놓고 이제 와서 신규임차인을 을지OB베어와 같은 월차임을 조건으로 계약을 했다는 것은 “을지OB베어만 아니면 된다”, “원조가게만 사라지면 된다”로 일관하며 을지OB베어의 흔적을 지우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만선호프의 문어발식 영업확장과 골목 독점은 “을지OB베어가 있던 자리뿐만 아니라 다른 삶의 자리도 위협하고 있다.”며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을지OB베어 자리에 만선호프의 대표 색깔인 주황색으로 도색되어 있는 것을 보면 사실상 만선호프이거나, 만선호프와 연관된 공간의 확장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공대위는 “을지OB베어와 상생하기보다 꼼수로 일관하고 있는 만선호프를 규탄”하며, 결국 “이 모든 것을 해결하고 을지로 노가리 골목 상생의 풍경을 만들어낼 수 있는 건 만선호프의 잘못된 의지가 아니라 을지OB베어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와 대화임을 을지로 노가리 골목을 찾은 시민들에게 알리고 ‘만선호프’란 이름으로 운영되는 모든 영업장에 알리고자 기자회견을 열게 되었다.”고 밝혔다.

“저질 독점 자본의 횡포”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이상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건물주 만선호프의 상식에 어긋나는 갑질과 횡포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이것은 건물주의 횡포이기도 하지만 저질 독점 자본의 횡포를 법과 제도가 막지 못한 문제가 있다.”고 일갈했다. 또한 “돈이 있고 땅과 건물을 가지고 있으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타인을 내쫓고 탄압할 수 있다는 선례를 우리가 결코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언자로 나선 장현욱 청계천 을지로 보존연대 활동가는 2016년에 처음으로 이 골목을 봤을 때 “저녁이면 주변 공급 업체가 영업을 마감하고 나서 그 앞에 자연스럽게 펼쳐진 야장에서 하루의 시름을 잊는 사람들의 감정도 느낄 수 있는 블록이었다.”며 “이 도시를 만들어 온 사람들과 이용하는 사람들이 이런 공간을 만들 수 있구나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구나 오래된 것이 그 존재 자체를 뽐내지도 않고 조용히 빛을 바라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고 회고했다.

“만선호프가 2017년과 2018년부터 공격적으로 이 골목을 독점하면서 이 골목을 이뤄왔던 많은 역사와 문화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하며 “지금 이 골목을 찾은 다양한 분들과 만선호프에 꼭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 이 문제가 이 골목을 지키는 마지막 싸움이 될 수도 있고 이 문제의 해결이 우리가 사랑했던 이 골목을 지키는 것의 시작이 될 수도 있으며 만선호프 역시 자신들을 위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 발언자로 나선 고희동 동서울터미널 세입자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을지OB베어 사장님을 위로하러 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희 동서울터미널도 강제집행을 당했지만 강제집행을 당하는 것은 한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모두 박탈당하는 현장이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존엄이 없어지는 현장이고 그곳에는 강제집행을 당하는 사장님 한 사람을 모든 것이 무너지는 현장”이라고 분노했다. “저는 을지OB베어 최수영 사장님의 건강을 위해서 앞으로의 안위를 위해서 계속 옆에서 위로하고 같이 희망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연대 발언으로 나선 김윤형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어릴 적 자주 이사한 기억이 있다.”며 “기억을 공유한다는 건 한 장소에 오래 머문다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미처 모르고 자랐고 20살이 되었던 어느 날 제가 알게 된 한 맥주집이 저희 아빠가 자주 다니던 맥주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30년의 시간을 나는 함께 맥주집을 공유하며 아빠와 함께 자주 찾던 그리고 그때마다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기억 속에 사라져서 더 이상 어디에서도 그런 곳이 있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다.”며 아쉬워했다.

“이곳의 문화가 좋아서 오셨다면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호소드린다.”며 “우리가 지금 지켜야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고 되물으며 “우리의 기억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을지OB베어를 지키기 위해서 연대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호소했다.

마지막 발언으로 나선 이한별 활동가는 “우리는 누군가의 삶이 돈 있는 자들에게 합법적으로 쫓겨나는 것이 분명 잘못됐다고 말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며 “서울시에 있는 모든 장사하는 가게들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저와 여러분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고 밝혔다.

“우리는요 대단한 것을 지키겠다고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는 별 볼 일 없지만 너무나도 소중한 저기 있는 저 을지OB베어 아니 저기에 있었던 을지OB베어를 되찾고 싶다고 말하면서 이 자리에 모여 있는 것입니다.”라고 소리 높혔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선가 이 소리를 듣고 있을 방종식 대표에게 “당신에게 기회를 줍니다.”라며 “당신 입으로 얘기했던 상생, 자식들까지 이 골목에서 장사할 수 있게 해보자고 했던 당신의 그 말 지키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을지OB베어 최수영 사장은 “앞에서 자신이 말하는 것보다 저 절절하게 자신의 심정과 사정을 얘기해 주셨다.”며 “1980년에 여기서 처음으로 문을 연 일대 사장님은 생존에 계세요. 아흔여섯. 그분이 살아계셨기에 우리도 다른 생각 안 하고 전통을 지키고 영업 마감하는 시간도 지키고 또 오시는 분들 그렇게 나름대로 살갑지는 않지만 그렇게 묵묵히 맞아들이면서 저희는 영업을 해왔다”고 회상했다.

“강제집행이 일어나고 나서 지칠 만도 하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데에도 이렇게 하루도 빠짐없이 연대하러 오셔서 힘을 주고 같이 한번 좋은 선례를 갖다가 만듭시다.”라고 얘기하며 “힘을 주시는 연대인 분들, 일부러 찾아오시는 분들, 말없이 슬쩍 박카스 한 박스를 주시는 분들이 있어 버티고 있다.”고 했다.

“조금 있으면 두 달이 다 돼가네요. 아무튼 가끔은 지칠 때도 있고 그렇긴 하지만 여러분들의 응원과 연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우리 집 하나만 꼭 살려달라는 게 아니다.”라며 “작은 가게들 장사하는 가게들이 쫓겨나지 않는 그러한 어떠한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공동위는 계속해서 상생을 촉구하고 골목을 지키고 가게를 지키고 을지OB베어를 비롯한 모든 쫓겨나는 사람들을 지키는 그런 시민연대의 장으로 이곳을 지켜나갈 것이라며 ‘만선호프는 을지OB베어와 상생하라’, ‘건물주 만선호프는 을지OB베어와 상생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이해한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바로 옆 원조 만선호프 가게에서 호프를 마시고 있던 사람들이 일어섰다. 기자는 그분들에게 다가가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에 시끄럽고 불쾌하지는 않았는지 물었다. 두 사람은 “스피커 소리가 크기는 했지만 이해한다.”고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서로 상생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테이블에서 얘기도 했다.”면서 “많은 가게들이 함께 장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현장에서는 한백교회가 주관하는 현장예배를 드려졌고 예배가 끝나고 골목행진이 진행되었다.

을지로 노가리 골목에도 어둠이 내리고 하루의 피로를 풀어내고 싶은 사람들로 노가리 골목은 더 많은 테이블이 자리를 잡고 저마다의 사연과 이야기로 술잔이 가득채워지고 있었다.

류순권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류순권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9 한국기독교회관 503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홍인식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인식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3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