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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2.06.18 23:52
▲ Albert Henry Payne, 「Esther and Mordechai」 (1845) ⓒGetty Image
이 때 네가 만일 끝까지 침묵하면  해방과 구원은 다른 곳으로부터 유다인에게 오겠지만, 너와 네 아버지 집은 멸망할 것이다. 네가 이 때를 위해 왕후가 된 것인지 누가 알겠느냐.(에스더 4,14)

에스더의 삼촌 모르드개는 왕이 특별한 지위를 수여한 하만에게 절하지 않음으로 왕의 명령을 어기게 되었습니다. 하만은 그를 벌하는 것으로 유다인 전체를 없애기로 작정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 파발을 띄웁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권력의 횡포는 아무리 상상력을 동원해도 다 상상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권력의 실상이 이런데 그에 굴복하지 않은 모르드개의 기개가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무모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모르드개도 그의 행동이 그의 민족에게 이러한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니 그는 깊이 깊이 후회하며 뼈져린 고통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민족이 위기에 빠진 것이 자기 때문이니 그는 절망에 빠져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민족을 살리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현실적으로 오직 하나뿐입니다. 하만 위에 있는 단 한 사람 왕이 그의 명령을 취하시키는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왕에게 이를 통로가 없지 않습니다. 왕후 에스더입니다.

그는 에스더를 움직이려고 했지만 장벽에 부딪힙니다. 왕의 부름 없이 왕 앞에 임의로 나아가는 누구에게도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왕후도 예외가 아닙니다. 왕이 그를 부르지 않은지 벌써 한 달이 되었다고 하니 왕이 그를 언제 부를지는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아무리 민족을 사랑하고 모르드개에 의지하는 바가 크더라도 왕명 없이 왕 앞에 갈 수는 없습니다. 모르드개의 재촉에도 주저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르드개는 위와 같이 말합니다. 에스더가 끝까지 침묵한다면, 유다인들의 위기는 몰살과 압수라는 비극으로 끝나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에스더는 규정 때문에 입을 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이 위기를 만난 것도 왕의 새로운 규정 때문입니다. 이 같은 규정들은 권력을 보호·강화하고 백성에게 권력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주고 복종을 강제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 규정으로부터 과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죽음을 각오하지 않는다면 안 될 일입니다.

모르드개는 하나님이 어떻게 구원하실지는 알 수 없어도 구원하실 것을 확신합니다. 지금 에스더가 하나님께서 택하실 구원의 길일 수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그 길이 막힌다면, 하나님은 또 다른 길을 내실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이와 같은 절체절명의 위기는 아니어도 우리는 크고 작은 위기들을 만납니다.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돌아가거나 지나가거나  피할 길을 내주셔서 넉넉히 이기게 하시기를 빕니다.

그런데 모르드개는 구원의 다른 길들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길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가능성을 붙잡고 끝까지 노력합니다. 이것도 역시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이러한 노력에 응답하실 것입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처럼 보여도 그 노력에 하나님은 응답하시고 바위 너머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환란 가운데서도 동행하시는 하나님과 함께 우리 길을 희망의 기쁨으로 채우는 오늘이기를. 위기 앞에서 침묵을 깨뜨리고 소리칠 수 있는 용기로 행복해지는 이날이기를. 하나님께서 이준과 태후와 아이들과 민아에게 길을 열어주시고 함께 기뻐하시는 지금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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