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말씀의 잔치 Sermonday
시대도, 사람도 달라졌지만 동일한 목적성령의 능력으로(열왕기하 4,1-7; 누가복음 4,13-15)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2.07.13 22:34
▲ 곤경과 궁핍에 처한 제자의 집안을 위해 엘리사는 그릇을 빌리라고 했다. ⓒGetty Image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성령에 대해 자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성령에 대한 이해는 대부분의 다른 경우들과 마찬가지로 일치된 것은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열광주의적 경향부터 무시 내지 외면하는 경향까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성서가 성령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그가 언제 어떻게 활동하고 그 활동 양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고, 혹 있더라도 비유적으로 말하기 때문입니다. 성령의 은사나 성령의 열매가 언급되어도, 어떻게 주어지는지 어떻게 맺어지는지 그 과정은 모릅니다. 다만 결과를 보고 원인을 추정할 뿐입니다.

그런데 그 결과가 대부분 선명하지도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눈에 쉽게 띄는 방언이라는 것에 매달리는지도 모릅니다. 바울이 방언을 언급하지만, 그것에 대한 평가는 아주 낮고, 통역자가 없으면 대중 앞에서 하지 말라는 단서를 붙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성령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은 아주 적지만, 성령에 의하지 않으면 예수를 주로 고백할 수 없다는 것은 그리스도인이면 누구나 성령의 활동 아래 있음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성령에 대해 말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예수께서는 성령에 이끌려 광야에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게 됩니다. 이것은 결코 평범한 일이 아니어서 많은 질문들을 낳을 수 있겠지만, 성서가 보도하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이 욥을 시험받게 하셨던 일을 생각하면, 이 역시 있을 수 있는 일로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예수께서 40일 금식 후 받은 시험은 1.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들로 떡을 만들라, 2. 네가 내게 절하면, 이 세상 모든 권력과 영광을 네게 주겠다, 3.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여기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라 등입니다.

40일 금식 후였으므로 예수는 조금이라도 먹기 위해 무언가 해야 했을 것입니다. 만일 사탄의 말대로 돌들로 떡을 만들었다면, 어찌 되었을까요? 하나님의 아들임이 입증되었을까요? 그것으로 사탄의 시험이 끝났을까요? 또 사탄에게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받는다면, 그 결과는 무엇일까요? 두 번째 시험은 사탄이 목표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케 합니다. 그는 예수를 자기 통제 아래 두려고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라 자신이 세상의 권력과 영광을 책임지고 있으니, 자기에게 절하면 그것들을 주겠다고 합니다. 사탄이 하나님의 아들을 지배하는 자가 된다면, 사탄이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일지라도 이 세상의 권력과 영광은 그의 관할이 아닙니다.

나중에 예수는 이 세상의 권력에 의해 재판정에 서게 되고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예수는 처음부터 세상의 권력과 영광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끝으로 사탄은 예수에게 성전에서 뛰어내리라고 제안합니다. 성전 꼭대기와 십자가가 오버랩 되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사탄은 십자가 위의 예수에게도 그 위에서 내려오라고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였을 것 같습니다. 사탄은 끝까지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인지 아닌지 알고 싶어 했다기보다 하나님의 아들을 자기 수하에 두고 싶어 했고, 그럼으로써 하나님의 기획을 좌절시키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일이 진행되는 동안 성령은 하나님과 함께 지켜보고만 있었습니다. 사탄은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자 예수를 잠시 떠납니다. 성령은 그제서야 예수와 함께 하십니다. 성서의 말로 하면 예수께서는 성령의 능력으로 갈릴리로 돌아오십니다. 단지 ‘성령의 능력으로’라고 되어 있어 그 말의 구체적인 의미를 알 수는 없습니다. 그것이 갈릴리로 돌아가는 방식을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40일 동안 금식하고 사탄에게 시험받은 예수는 몹시 지친 상태였을 것입니다. 광야에서 엘리야가 지쳐 쓰러지지 않도록 하나님의 사자가 그를 보살폈던 것처럼 갈릴리로 가는 예수를 성령은 도우셨을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 사탄의 시험을 생각하면 예수가 사탄에게 굴복하여 사탄이 주는 능력을 갖고 또는 사탄의 시험에서 자기 능력을 확인하고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능력을 부여받고 돌아오는 것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로서 자기능력으로 일하지 않고 성령의 능력으로 일하고 가르칠 것입니다. 그 결과가 참으로 놀랍습니다. 그의 소문은 온 땅에 퍼졌고 사탄이 말한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영광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서 뛰어내려오지 않고 죽으심으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다는 고백을 듣게 됩니다.

오늘의 본문이 예수께서 사탄이 그에게 제시한 것과 전혀 다른 길을 갈 수 있었던 것이 성령의 능력에 힘입은 때문임을 분명하게 말하지 않지만 짐작은 하게 합니다.

엘리사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이해됩니다. 엘리사는 엘리야가 하늘로 올라갈 때 그에게 성령의 역사가 그보다 두배나 더 자기에게 있게 해달라고 청하였고 그대로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의 사건은 성령이 그에게 역사해서 일어난 일입니다.

그의 한 제자가 빚을 남겨놓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그의 자녀들이 종이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의 아내가 이러한 사정을 엘리사에게 호소하자 그는 그의 집에 무엇이 있냐고 묻습니다. 그에게는 기름 한 그릇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 집 사정이 어떨지 이로부터 잘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겠습니까? 엘리사는 그에게 그릇을 빌릴 수 있는 대로 다 빌려오라고 한 다음 그릇들에 기름을 부으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기름이 멈추지 않고 계속 나와 그릇들을 다 채울 수 있었습니다. 제자의 아내는 이것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기적은 성서가 직접 증언하지 않지만 성령에 의한 역사였고 일종의 오병이어의 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그는 위기의 가족을 구했습니다. 성령의 역사로서의 기적은 사람을 살리는 것이었고 예수에게서 재현되었습니다.

곤경에 빠진 사람을 건져내고 살리는 성령의 역사가 오늘도 우리 가운데서 계속되기를 빕니다. 엘리사나 예수의 기적 같은 것이 아니어도 성령의 능력으로 일함으로써 사람을 살리는 성령의 열매가 우리에게 가득하기를 빕니다.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상기 목사(백합교회)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김상옥로 30, 402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홍인식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인식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3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