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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외침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2.07.17 00:44
▲ 아가서의 성서적 가치는 무엇일까 ⓒGetty Image
일어나라 내사랑 내 어여쁜 자야 가자.(아가 2,10b)

이 말만 가지고는 그 속에 어떤 감정이 들어있는지는 알기 어렵겠지만, 말하는 사람이 그의 사랑을 찾다가 만나서 하는 말이겠다는 것은 추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말은 13절 끝에 다시 나옵니다. 계절 묘사하는 말들이 이 사이에 있는데 그 변화가 의미심장합니다. 겨울이 지나고 비가 그치고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할 때입니다. 보입니다.

때마침 비둘기 울음소리도 들려옵니다. 겨우내 만날 수 없던 사랑을 찾아 나선 그가 그 사랑을 찾았으니 벅찬 감격이 밀려왔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다음 이어지는 계절의 말들이 이상합니다.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리고 포도나무가 꽃을 피우는 시기는 봄이 지났음을 뜻합니다. 그런데 그때에도 일어나 가자는 말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 차이가 있습니다.

무슨 일일까요? 그토록 찾고 찾던 사랑이지만, 떠나지 못했던 것일까요? 비둘기는 바위틈에 은거하고 벼랑 은밀한 곳에 숨어 있습니다. 아무도 다가갈 수 없는 곳에 숨은 비둘기에게 그 모습을 보여주고 그 소리를 들려달라고 합니다. 비둘기는 거기가 가장 안전한 곳이라 생각하고 거기 머물 수 있습니다.

만일 이러한 상황이라면, 사랑을 찾아온 자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찾고 기다리고 보고 싶어 하지만, 다가갈 수 없는 곳에 그의 사랑이 있습니다. 애타게 외치는 사이 계절이 바뀌지만 떠날 수 없습니다.

아가서가 이렇게 비유적으로 그리고 있는 둘의 관계는 연인일 수 있습니다. 아가서를 이런 관점에서 읽는다 해도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가서를 포함한 책이 성서라는 사실은 아가서를 그렇게만 읽는 것을 충분치 못하게 만듭니다. 하나님과 사람의 관계를 이렇게 보도록 하는 것이 아가서가 성서에 포함된 이유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과 이스라엘/사람의 관계는 그에 대한 하나님의 짝사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찾아 나선 하나님, 마침내 그가 있는 곳에 이르지만, 그는 위태위태한 곳에 거주하며 그 누구의 접근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그곳에서 노래하고 그곳에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일어나 가자는 사랑의 소리는 바위에 부딪혀 대답 없는 메아리로 돌아옵니다.

이러한 관계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는 않은지요? 우리가 사는 세계는 하나님이 만드신 곳이 더 이상 아닙니다. 사람은 그 세계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세계를 위기에 빠뜨리면서도 그 사실을 잊은 채 즐거워하고 자기를 아름답게 꾸미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는 자신들이 이 세계의 마지막 세대가 될지도 모른다며 절박하게 외치고 있지만, 사람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 젊은 세대 가운데서 하나님은 세계를 향해 일어나 가자고 외칩니다. 탐욕의 늪에서 벗어나 생명의 땅으로 가자고 호소합니다.

바위틈 속에 몸을 숨기고 벼랑 은밀한 곳에 은거한 이 세대의 교만과 이기적 생활양식이 이 세계를 파멸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일어나 가자는 하나님의 외침에 귀 기울이는 오늘이기를. 사랑에 사랑으로 응답하고 생명의 땅으로 방향을 돌리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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