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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자체에 대한 이해가 첫걸음장애인과 그 가족의 현실, 그리고 대책 ⑴
이정훈 | 승인 2022.07.27 15:04
▲ 지난 6월27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 앞에서 진행된 NCCK정평위와 장애인소위 주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 참사 추모 예배’에 참석한 한 어머니가 요구안이 적힌 손플랑을 들었다. ⓒ에큐메니안 DB
이 칼럼은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에서 매달 발행하는 《종교와 평화》 6월호에 게재된 것을 《종교와 평화》 편집부의 허락을 받아 게재하는 것입니다. 게재를 허락해 주신 《종교와 평화》 편집부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편집자 주

지난 5월 17일 전남에서 발달장애가 있는 60대 여성이 30대 조카의 폭행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5월 23일 서울에서는 40대 여성이 발달장애가 있는 6살 아들을 안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같은 날 인천에서는 60대 어머니가 중증 장애 30대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가 미수에 그쳤다. 5월 30일 경남에서는 발달장애 자녀가 있는 부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6월 3일 경기도에서는 발달장애 형제의 아버지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계속되는 참사, 참사, 참사

올해 들어, 비교적 가장 최근에 발생한 사건들을 모아본 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사건들은, 과장을 섞었다고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이 잘 서지 않지만, 매년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중증 장애 혹은 발달 장애를 가진 가족 구성원을 또 다른 가족 구성원이 살해하고 그 자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 매년 발생한다는 뜻이다. 특히 부모가 자신의 자녀를, 아무리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살해하는 일은, 한편에서는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기도 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속된 말로, ‘오죽했으면’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렇게 매해 거르지 않고 발생하는 가족 간의 참사에 대해 우리는 이유와 원인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왜? 무슨 이유 때문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고 하는 옛말을 거슬러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는 일들이 벌어질까. 자녀가 ‘장애인이라 꼴보기 싫어서’라는 심리적 문제일까. 아니면 장애 자녀를 더 이상 돌볼 수 없을 만큼 가정의 경제가 무너져서 일까. 이도저도 아니면 도대체 왜 이런 인륜을 거스르는 참사가 벌어질까.

솔직히 매년 끝없이 발생했음에도 이제야 사회가 이들 사건을 제대로 인식하기 시작한 건 올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지난 4월 20일 정부가 제정한 ‘장애인의 날’에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 555명이 집단 삭발을 하며 공론장의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간 그렇게 외쳐왔는데도 묵묵부답 했던 사회가 그제야 무슨 일이지 하고 고개를 들게 되었다는 뜻이다. 이들의 외침인 “24시간 돌봄 체제 구축”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지만 진일보 한 것은 분명하게 보인다.

발달 장애에 대한 이해의 역사

여기서부터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제일 수월해 보인다. 발달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은 왜 24시간 돌봄 체제 구축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요구하고 있을까. 자녀를 돌보는 것은 부모인 것은 당연한 일인데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정부와 지자체가 24시간 돌봄 체제를 마련하라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앞뒤가 안 맞게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의문은 이제 당연히 다음 질문을 유발시킬 것으로 보인다. “발달장애는 어떤 장애인가” 하는 질문.

발달장애는 인류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발달장애는 악령에 사로잡힌 상태라거나 과거에 지은 죄에 대한 형벌, 과학적으로 확인된 신드롬, 문화적으로 위치지워진 사회적 현 상, 지원과 서비스에 접근하기 위한 입구 등으로 이야기되어 왔다. 그럼에도 발달장애는 주로 뇌와 관련되어 나타나는 장애이기 때문에 치료할 수 없다.

발달장애 중에서도 정신지체(지적 장애)는 전반적인 기능에서 평균적인 지체를 보인다. 그에 반해 전반적 발달장애는 발달이나 기능에서 지체가 넓은 범위에 걸쳐 있는 상태이다. 전반적 발달장애는 구체적으로 ① 사회적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어렵고, ② 의사소통이 어려우며, ③ 활동과 흥미의 범위가 협소하고 집착이 강하다는 등의 세 가지 영역에서 발달상 장애가 나타난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영역에서 장애를 복합적으로 가지는 것이 ‘자폐범주성장애’와 ‘아스퍼거 증후군’이다. 특히 아스퍼거 증후군은 지적으로 정상 발달을 하고, 언어·인지능력도 그다지 지체되지 않으나, 사회성과 ‘애착행동’에서 자폐적 증상이 보인다.

또한 특이적 발달장애는 전반적인 능력과 기능에서는 해당 연령에 상응하는 발달을 하고 있지만, 읽고 쓰는 것과 운동 등 부분적인 능력이나 기능에 현저한 지체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도 특이적 발달장애에 포함된다. 정신지체, 전반적 발달장애, 특이적 발달장애는 각각 독립된 별도의 장애로서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우며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

발달장애는 몇 개의 영역에 걸친 발달상 장애이지만 그 장애는 평생 지속된다. 그렇기 때문에 감기가 낫다, 상처가 낫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발달장애가 낫는다.”고 말할 수가 없다. 발달장애는 개성으로 파악해야 한다.

발달장애인은 다른 장애유형에 비해 지적능력이 낮고 자기표현과 자기결정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타인과의 의사소통이 어렵다. 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우며 지속적인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발달장애인 대부분은 부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으며 신변처리를 해 주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발달장애인의 의사소통 기술은 공격적인 행동으로 표현되어 경우가 많아 다른 사람과의 고립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신의 생활에 통제력이 드물고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발달장애 혹은 발달장애인의 특징으로 인해 그 부모들이 항상 곁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여전히 가부장적인 사고와 가정구조를 가지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그렇기에 발달장애 자녀를 돌보는 것은 오롯이 어머니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는 결국 가정경제의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소위 맞벌이 부부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물론 가정의 재정이 넉넉하다면야 맞벌이라는 개념 자체가 필요 없지만 그렇지 않은 가정이라면 가정 경제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여기에 의사소통이 어려운 자녀와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은 부모에게 심리적으로 많은 부담인 것은 사실이다. 서로 주고받는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쉽게 판단하거나 정의내릴 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게 거의 365일을 이러한 상황으로 지내야 한다면 어느 순간에 이른다면 모든 면에서 그 한계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 이러한 지속적인 생활을 해나간다고 해도 부모 중 누군가 나이나 질병을 얻는다면 남겨질 발달장애 자녀는 도대체 어떻게 될 것이냐는 의문은 당연시 된다. 자신이 세상에 없을 때에 자신의 자녀가 사회적 고립된 삶을 살 것은, 소위 불을 보듯 당연한데 어느 부모가 이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할 수 있겠는가.

어쩔 수 없다는 말이 결코 아니지만,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의 극단적 선택은 또 다른 돌봄이 없다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참사라는 말이다. 이렇듯 발달장애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우리 사회에 일어난 참사도 이해할 수 없고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의 요구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발달장애에 대한 깊은 이해가 참사를 막는 가장 빠른 길일지도 모르겠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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