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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삶을 살았기 때문에마침내 아들의 탄생(요한복음 17:8-11)
주재훈 목사(생명교회) | 승인 2022.07.31 22:17
▲ Andrea Mantegna, 「Christ on the Mount of Olives」 (1459) ⓒWiki∞
나는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말씀을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그들은 그 말씀을 받아들였으며,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을 참으로 알았고, 또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었습니다. 나는 그들을 위하여 빕니다. 나는 세상을 위하여 비는 것이 아니고,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사람들을 위하여 빕니다. 그들은 모두 아버지의 사람들입니다. 나의 것은 모두 아버지의 것이고, 아버지의 것은 모두 나의 것입니다. 나는 그들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았습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세상에 있지 않으나, 그들은 세상에 있습니다. 나는 아버지께로 갑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그들을 지켜주셔서, 우리가 하나인 것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 요한복음 17:8-11

1.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당연하다는 것은 아무 고민 없이 받아들인다는 말은 아닙니다. 왜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인가를 우리는 깊이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그 고민 끝에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실로 그렇게 살았습니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고 말씀대로 살려고 매 순간 기도했습니다. 특별한 사람이어서, 고민하고 고뇌하지 않아도, 손쉽게 말씀대로 살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은 우리와는 분명 다르셨지만, 예수님도 분명한 인간이셨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고민 중에 사셨습니다. 끝없이 기도하셨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고민의 끝에 항상 하나님을 선택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예수님을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오늘 함께 읽은 요한복음 17장은 예수님의 게쎄마네 기도입니다. 십자가 처형을 앞둔 마지막 저녁에 하나님께 올리는 기도입니다. 그 기도의 핵심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 괴롭습니다. 어렵습니다. 그러나 내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

게쎄마네 기도의 핵심은 순종입니다. 그렇게 순종의 기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예수님께서 ‘나는 누구인가? 내 삶의 정체성은 어디에 있는가? 내 삶의 의미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매 순간 잊지 않고 물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물음의 끝에 항상 하나님을 붙들었다는 것입니다. “나는 아버지와 하나입니다.”

2.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라는 중세의 영성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수는 그리스도로써 탄생한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의 삶을 순종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비로소 하나님의 아들이 된 것이다.” 매우 파격적인 말이죠. 그래서 한때 이단으로 정죄되기도 했습니다.

예수가 태어나면서부터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다. 나는 그리스도다’ 하고 태어난 것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예수가 그리스도가 된 것은, 일생을 통해서 고민의 현장마다 기도의 현장마다, 끝끝내 하나님 아버지를 선택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 선택과 순종을 보여주는 가장 전형적인 모습이 게쎄마네의 기도인 것입니다. 그 기도를 통해서 피눈물을 쏟으면서도 ‘하나님의 뜻대로 하겠다’고 결단한 순간 비로소 참된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구세주로 탄생하는 순간은, 이 천 년 전 말구유에서 응애 하며 태어나실 그때가 아니라, 피눈물 흘리시며 ‘하나님 뜻대로 하겠습니다’ 고백하는 바로 그 순간이라는 것입니다.

게쎄마네에서 예수님이 참된 하나님의 아들로 태어나셨다면, 아기 예수의 탄생의 순간에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가 하나님의 참된 딸로 탄생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와서 말합니다. “너는 아이를 낳게 될 텐데, 그 아이는 성령으로 잉태될 것이다. 그 아이가 자라나 이 땅의 구주가 될 것이다.” 

유대 관습에 따르면 마리아는 열 몇 살 소녀였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 어린 소녀가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아직 결혼식도 하지 않았는데요. 그런데 마리아는 “무슨 말씀입니까? 내 인생 망칠 일 있습니까? 돌팔매를 맞을 텐데요. 난 싫어요!” 하지 않습니다. 마리아는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저는 당신의 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누가복음 1장 38절 말씀입니다.

3.

오늘 묵상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게쎄마네에서의 예수님의 고백입니다. “나는 아버지와 하나입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왔습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살겠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남겨진 또 하나의 거대한 하나님의 뜻, 그 뜻에 또 한 번 순종하겠습니다. 내가 아버지와 하나인 것처럼, 나의 순종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아버지와 하나 되게 해주십시오.” 또한 마리아의 고백입니다.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놓는 엄청난 이야기 앞에서 순종하는 말씀입니다. “나는 당신의 종입니다. 당신의 뜻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신앙 생활하면서 예수님 같은, 마리아 같은 고백 해본 적이 있으십니까? ‘나는 이렇게 살고 싶습니다. 이런 일 이루어주십시오, 나는 이렇게 원합니다. 이렇게 해주세요’ 이런 고백만 수없이 해왔습니다. 눈물 흘리며 내 뜻대로 해달라고 매달렸습니다. 그리고는 그 눈물에 스스로 흡족해 했습니다. 

하지만 마리아 같은, 예수님 같은 그런 고백은 해보셨습니까? ‘나의 뜻 다 비워내겠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채워 주십시오. 나를 비워놓겠습니다. 그 안에 하나님 들어와 주십시오. 나를 사용해 주십시오. 내 욕심, 내 바람, 버리겠습니다. 주님의 섭리에 순종하겠습니다.’

‘너에게 은혜가 있을 것이다. 너는 참 복되다’ 하는 말씀을 들으려고만 했지, 그 말씀 듣고 나서 ‘나는 하나님의 것입니다. 나를 하나님께 드립니다’ 하는 고백은 해봤느냐는 것입니다. 

4.

은혜는, 은총은, 신비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축복과 그에 응답하는 나의 순종으로 완성됩니다. 하나님이 나를 쓰실 수 있도록 내 삶을 내어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너무나 힘들고 어렵겠지만, 막막하고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지만, 모든 순간 하나님 앞에 엎드려서 ‘하나님, 하나님 뜻대로 해주십시오. 하나님의 뜻이 내 삶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참 좋습니다. 그것이 나의 바람입니다’ 고백해야 합니다. 예수처럼, 마리아처럼! 그래서 온전히 하나님의 아들로 태어나고, 하나님의 딸로 태어나는 그 귀한 은혜의 순간이 우리에게 임하길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복이 이 순간도 차고 넘칩니다. 어떤 복을 주시는지 헤아리기에도 벅찹니다. 그러나 그 복을 헤아리고 앉아있기보다, 하나님 앞에 엎드러져서 하나님 주신 복을 받아 온 세상에 전하기를 원하고 결단하는 우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 소원과 결단대로 하나님의 딸로 태어나고, 하나님의 아들로 태어나는 아침이 되길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아들 되어, 하나님의 딸들 되어, 헤아릴 수조차 없는 거룩한 복을 우리 삶에 가득 채워 살아가길 기원합니다.

주재훈 목사(생명교회)  lewiscip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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