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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밥 천막의 꿈한국디아코니아의 110차 케밥 나눔에서 만난 사람들
김상기 목사(YD케밥하우스) | 승인 2022.08.06 16:37
▲ 케밥 나눔을 위해 수원역 광장 한 켠에 마련된 천막. 노인들과 노숙인들이 찾아와 담소를 나누는 만남의 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디아코니아 제공

여느 때처럼 양 선생님과 홍 박사님과 케밥을 만다. 조금 길게 우리의 세레머니인 이야기 시간을 나눈 탓에 손길이 바쁘다. 겨우 마치고 탁자와 의자를 싣고 오신 장로님 차로 이동하고 천막을 설치했다. 장로님, 감사합니다! 몇 번의 경험이 있어서 천막을 치는 것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탁자 2개와 의자 10개를 펼쳐놓으니 천막이 꽉 찼다.

사람들이 앉기 시작하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번에는 일대일이 아니라 사랑방 좌담식이 되었다. 외로움 때문에 오시는 분들도 계시니, 그분들에게는 이 얘기 저 얘기 나누는 것만으로도 가벼운 마음이 되는 것 같다. 98세 할아버지 앞에 80세 할머니들은 어린애가 된 것처럼 즐거워하신다.

2년 전 나눔을 시작할 때부터 오시는 할머님들이다. 케밥이 처음에는 낯설어 약간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맛있게 드신다고 하신다. 75세 된 할머님은 자기가 제일 어리다고 하시며 웃음이 가득하시다. 처음에 몇번 나눔에 오셨지만, 그 후 광장을 떠나셨다. 지금도 케밥을 나눔이 계속된다는 옆 할머님의 말을 듣고 다시 나오셨단다. 케밥에 대한 기억과 이야기가 생활의 한 부분이 되어가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케밥을 나누는 화요일은 더 많은 분들이 오신다고 한다. 천막이 있어 케밥에 대한 이러한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다.

아주 잠깐 세워지는 천막이지만 그 속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고 노숙인들이 즐거움과 활력을 얻는 장소가 될 것이다.

▲ 수원역 주변에 생활하시는 노숙인들에게 직접 찾아가 케밥을 나누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한국디아코니아 제공

젊은 한 사람이 케밥에 대해 시비를 걸기도 했지만 거기에 앉아 계신 분들의 반박에 물러갔다. 그가 어떤 연유로 광장에 오게 되었는지 언젠가는 듣게 되기를 바란다. 그의 특이한 행동 때문에 그는 다른 분들에게 그다지 환영을 받지 못한다. 광장의 천막이 그에게 치유의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광장을 떠나 역 주변을 돌 때였다. 또 다른 젊은이를 만났다. 언제부터인가 케밥을 험담하고 케밥을 거부하기도 했던 그다. 그런데 그가 케밥을 달라고 했다. 내심 기뻤지만, 버리지 말고 꼭 드셔야 한다고 했더니 그러겠다고 한다. 그래, 늘 받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먹고 싶을 때는 달라고 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조금씩 조금씩 더 가까워지는 것일까? 그러는 것이기를 바란다. 그러면 언젠가 우리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일이 우리들 사이에 일어날 것이다.

역을 떠났다 돌아온 사람을 만났다. 그 자리를 늘 떠나고 싶어 하지만, 아직 떠나지 못한다. 다음 주에 천막에 오시라고 부탁을 했다. 내일이라도 떠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한다. 그렇게 말하는 마음이 짠하게 전해져온다. 그때까지 계시면 오시라고 다시 부탁드린다.

역 주변에 계시는 이들에게 광장은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곳인 것 같다. 적어도 거기 계신 이들의 상당수는 광장에 오지 않으신다. 그래서 천막에 오시라고 하는 것이 괜찮은 것인지 아직 모른다. 천막이 주변과 광장 사이의 벽을 낮추거나 없애는 것이 될 수 있을까?

천막 아래 펼쳐지는 이야기 마당이 모두의 것이 되기를 비는 마음 간절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젊은 노숙인들에게는 자활의 꿈을 꾸는 곳이 되기를 빈다. 천막의 이야기 마당이 자활센터가 될 수 있다면 하는 꿈을 꿔본다.

김상기 목사(YD케밥하우스)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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