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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활을 위한 촉매가 되기를114차 노숙인 케밥 나눔과 이야기 마당
김상기 목사(YD케밥하우스) | 승인 2022.08.31 21:08
▲ 이야기 마당 텐트를 비를 맞으며 설치하고 짧은 시간이지만 대화마당을 이어갔다. ⓒ한국디아코니아

난민들의 자립으로 난민과 노숙인의 만남은 휴지부 상태다. 난민들의 나눔은 이 땅 난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피부색이 다르고 내전으로 파괴된 나라의 젊은이들이 그들의 음식인 케밥을 나눈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그들의 케밥은 노숙인들에게 더없이 따뜻한 정이었고 새 삶에 대한 희망과 가능성이었다. 그들이 각각 자신들의 삶을 위해 떠나갔어도 그 희망과 가능성은 남아 있어야 한다. 천막 이야기 마당은 이를 지속시키기 위한 장치다.

이집트 난민 신청자인 기어가 맡겨놓은 가방을 찾으러 월요일에 왔다. 난민 지위 획득을 위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두 번의 패소 후 대법원에 상고 중이다. 난민 인정률이 세계에서 꼴찌에 인접한 이 나라에서 난민인정을 받지 못한 신청자들이 거치는 일반적 과정이다. 그러나 대법에서 바뀌는 일은 없다.

그러면 그들은 출국 통지서를 대신 받고 3개월 마다 출입국에 가서 통지서에 도장을 받는다. 유엔난민협약에 가입한 국가이므로 그들을 강제 출국시키지 못해서다. 규정상 그들은 일을 할 수 없으나 살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그들은 불법노동자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처지로 내몰리기 전에 좀 더 안정된 법적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투쟁하는 이집트인들이 법무부 청사 앞에서 농성 중이다. 시시의 독재와 폭력에 저항한 정치적 난민들이지만 난민불인정자들이다. 자신의 저항이 언론에 기사화되었다면 난민심사에 도움이 되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렇지는 않아도 구금이나 수감 되는 것과 같은 정치적 박해를 받는 사람들은 부지기수다.

그렇게 몇 년을 살고 있으니 그 생활이 어떠하겠는가? 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가족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족이 오면 혹시라도 눌러앉을까 하는 당국의 걱정이 가족상봉을 막는 가장 주된 이유인 것 같다. 좀스럽게만 보인다. 박해를 피해 도망온 사람들에게 좀 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는 없겠는가?

이들을 위한 투쟁의 한 방법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겠다는 변호사의 말에 세이드가 각 사람들로부터 필요한 서류들을 모으는 중이다.

난민 이해와 난민 정책이 변하는 계기가 되기를 빈다.

▲ 전주 안디옥교회의 어느 집사님께서 새로운 케밥 머신을 후원하셔서 케밥 나눔을 다시 새로이 시작하게 된 것은 하나의 기적이자 신비한 사건이었다. ⓒ한국디아코니아

어제는 거의 한 달여 만에 새 케밥 기계가 도착해서 케밥을 만든 첫날이다. 기계의 고마움이 새삼스럽고, 항암치료 중이신데도 이 기계 구입을 위해 비용을 마련해주신 전주 안디옥 교회의 이선우 집사님이 더없이 고맙기만 하다. 주님께서 암을 넉넉히 이겨내도록 집사님에게 힘을 더하시고 새 삶의 기쁨을 충만케 하시기를 빕니다.

천막 이야기 마당은 비가 오는 탓에 일찍 접어야 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두 분과 이야기할 수 있었다. 두 분 다 이곳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나이 드신 분은 다리의 통증 때문에 일을 할 수 없어 이곳에 오셨다. 병원 진료는 생각지 못하셨고 진통제를 드신다. 열흘치 정도 드시면 견딜만하시다는데, 약값이 충분치 못하다. 병원에 가셔서 진찰을 받는게 우선인데 그럴 여력이 없으시다. 이야기 마당의 시작은 이러한 분들의 경우 진료받으실 수 있도록 연계하는 것인데,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한시라도 빨리 적정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젊은 친구는 뒤꿈치에 금이 가서 치료를 받고 3개월이 되었는데, 아직 목발 없이는 걷지 못한다. 그는 이런저런 일을 했지만, 병원비를 지출하고 나니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노숙인 쉼터에 왔다. 마찬가지로 그를 위해 우리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케밥을 건네는 것 외에는 없다. 빨리 발이 완치되어 걷고 뛰고 일할 수 있기를 빌 뿐이다. 그 후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그가 거기 있는 동안 계속 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리 되기를 바랄 뿐이다.

천막 이야기 마당은 가능하다면 사람들이 자활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촉매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 어떤 사회적 조건들 때문에도 하나님의 형상이 훼손당하지 않고 존중받는 인간으로 살아가는 길이 그들에게 열려야 한다. 그 안에서 자기를 긍정하고 존중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천막 이야기 마당의 꿈이다.

이 꿈의 실현은 상당히 어려운 과제일 것이다. 그런데 일 년이상 우리와 함께 하며 같이 꿈을 키워오셨던 양샘이 회사 일로 더이상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 뭐라 말할 수 없었지만, 그 여파를 감당할 수 있을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몸으로 때우는 일이라면 시간을 늘려서라도 하면 되겠지만, 천막 이야기 마당 일은 그렇지 않다. 양샘의 말 한마디 몸짓 하나가 소중했던 터라 막막하기만 하다. 자리잡기까지 훨씬 더 긴 시간이 소요될 것만 같다.

양샘, 그래도 그동안 너무 많이 애쓰셨고, 너무 고마웠습니다. 양샘의 정성과 도움으로 설 수 있고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그 꿈의 실현을 위한 자리 하나는 언제까지나 양샘의 몫입니다. 사정이 허락되면 그 자리를 다시 채우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안수경 목사님께서 지난주에 이어 봉사하러 오셔서 케밥을 만드는 일과 이야기 마당 그리고 케밥나눔에 큰 힘을 보태주셨다. ⓒ한국디아코니아

비가 계속 오늘 처음 보는 분에게 마지막 케밥을 나눠 드렸다. 많아도 남지 않고 적어도 모자라지 않는다. 이렇게 우리를 이끌어가시는 분이 계셔서 우리의 일이 계속된다. 이 일에 여러가지 모양으로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하나님의 은총이 언제나 함께 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김상기 목사(YD케밥하우스)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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