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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토크빌과 마르크스가 요구되는 사회중국정치와 짱개주의 ⑶
정승훈 교수(시카고 루터신학대학원) | 승인 2022.09.09 17:38
▲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부주석 ⓒ한겨레
정승훈은 신학과 사회학을 전공했다. 미네소타 루터신학대학 부교수를 역임 후 시카코 루터 신학대학원 석학교수로 임명되었다. Historians’ Debate-Public Theology 사이트 저널 편집장으로 서구 사회에서 미디아의 담론과 정치전략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하는 글을 쓰고있다. - 편집자 주

중국은 혁명이 일어날 만한 상태에 있는가?
최근에 중국 공산당의 규율 반장격인 왕치산이 반부패 회의를 주재하면서 토크빌이 1856년에 펴낸 걸작 “앙시앵 레짐과 프랑스 혁명”을 추천했다고 한다. 왜 이런 역설적인 책을 소개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

중국에는 지배자들이나 사상가들로부터 내려오는 옛 경구가 있다. 바로 '백성들의 삶을 고단하게 하지마라’이다. 이 경구가 가리키듯이, 민중의 삶이 도탄에 빠지고 군주의 독재가 부패에 달하면 마침내 혁명이 찾아온다. 토크빌은 지금 이런 흔해 빠진 이야기를 화두로 삼지 않는다. 오히려 혁명은 상황이 가장 나쁠 때가 아니라 상황이 개선되는 시기에 나타난다. 이것은 근대성의 특징이고 시민사회의 성격 때문이다.

중국의 정치는 공산당의 중앙 집권화로 되어있고, 당 국가체제이다. 중앙정부는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의 집단지도체제로 이루어지고, 각 분야의 문제는 상무위원의 개별 책임이 따른다. 이것은 지방정부의 조직과 행정체제에도 적용된다.

650만명 정도의 당원이 행정이나 다른 국가업무에 관여하고, 공무원 역할을 한다. 이러한 당-국가체제는 민주집중제와 당 권위에 대한 엄격한 복종을 요구하며, 인민 민주 독재에 기초된다. 이러한 인민 민주독재에서 인사권은 중앙정부에서 탑-다운방식으로 결정되고, 사상 주입과 조직통제(당조), 무력과 국유기업과 경제 통제가 행사된다.

그러나 공급망이 코로나 봉쇄로 인해 막히거나 열악한 금융 자본시장의 네트워크는 아킬레스건이 된다. 중국이 세계 자본시장에 자유롭게 개방할 때, 중국 내 신흥 부자들의 축적이 문제로 부상하게 된다. 최근 미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은 중국의 외국자본을 일탈시킨다. 시진핑의 공동 부유론이 무색해진다. 미 경제학자들 사이에 중국경제의 리스크에 대한 의아한 반응들이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의 전쟁 시나리오
중국 부동산 몰락을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보도하는 매스미디어의 사회 심리학으로 보면, 낸시 펠로시(Nancy Pelosi)는 대만 방문하면 미국의 영웅이 된다. 국무장관 안토니 블링켄은 베이징이 자신 있으면 해보라고 한다. 비록 중국이 태국 운하 프로젝트를 통해 말라카 해협의 미 주도권을 꺾어 보려는 것이 부질없다는 이야기다. 이미 5월 15일 미국의 NBC TV는 뉴스 프로 그램인 “Meet the Press”에서 중국과 대만의 전쟁 시나리오를 방영하고 미국의 통합적 억제력과 군사대응 전략을 공개했다.

사실 넨시 펠로시의 대만방문보다 미 주류방송에서 공개적인 전쟁 시나리오가 더 위험하다. 여기에는 이미 러시아와 중국의 전력을 비교하는 포석이 깔려있고, ‘태평양 나토’ 즉 쿼드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결론은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기 어렵다. 일본과 호주의 역할이 부각되고 대한민국은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전략적인 가치가 없다는 말인가. 중국의 군사력을 염려하면서 대만을 최신 정예 무기로 무장해야 하는 것을 강조한다.

미국은 독립전쟁 (1775-1783)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르기까지 전쟁에서 거의 쉬어본 적이 없는 나라다. 이들에겐 전쟁은 세계의 경찰국가 노릇하라는 하나님의 섭리이고, 자신들에게 부과된 “명백한 운명”이다. 그래서 군산 복합체의 큰 손들이 여전히 미국의 군사 정책결정에 깊숙히 관여하고, 국내경제를 주도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오래갈수록 군산 복합체의 자본가들은 풍선처럼 하늘을 난다. 그러나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은 에너지 수입의존도(원유와 천연가스)로 인해 주택시장에 해롭다. 세계 경제질서를 재편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남중국해의 90%를 주장하는 중국과 한판승을 벌일 수밖에 없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그리고 인도네시아 수마트리아 섬 사이에 폭이 매우 좁은 말라카 해협은 패권 다툼의 중심가 된다. 중국의 대부분 제조업의 상품 수출과 무역 그리고 천연가스와 원유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2019년 미국은 싱가포르와의 협정을 통해 아시아 지역의 최대 군사기지를 구축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기도 전에 말라카 해협은 미국의 쿼드 동맹국 (인도 태평양 국제기구—미국, 일본, 인도, 오스트레일리아)에 의해 선제 봉쇄당한다. 중국경제의 목줄이 잡힌다. 한국이 쿼드를 통해 이 지역에 눈독을 들이는 것을 중국이 가만두지 않는다. 바이든 역시 이제와서 경제 이익을 보려는 윤석열정부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

▲ 미중 군사대결 시나리오와 미국의 대응 ⓒ동아일보

중국의 붉은 자본주의
마르크스에 의하면 자본주의는 세계사적인 혁명이다. 후기 자본주의 안에서 국가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전쟁으로 나가는 국가를 시민사회가 평화로 견제하고, 공공선을 위해 경제를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경제 역사학자인 페르낭 브로델(Fernand Braudel)은 시장경제란 노동과 임금에 앞서 원활한 유통과 공급망에서 펼쳐진다.

시장은 문화와 교환영역에 속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와 교환의 교란은 상인과 자본가들에 의해 주도되고, 이들이 정보와 독점을 통해 신용조작이나 경비나 가격 절감을 통해 시장경제를 왜곡한다. 끊임없는 돈벌이나 자본축적이 유통과 무역과정에서 일어나는 약탈 자본주의의 성격을 말한다. 그러나 건전한 생계와 무역 그리고 문화의 교류를 위한 시장경제는 구분된다.

중국의 붉은 자본주의는 관료제와 권력남용, 그리고 뇌물로 인해 인프라 투자 과정에서 진통을 겪는다. 2013년 시진핑의 집권 이후 반부패 캠페인으로 6년 동안 대략 중국 공직자 35만명이 처벌당했다고 한다. 심지어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한 칭화대 법대 교수 쉬장룬도 베이징 자택에서 체포 되었다. 

중국은 더 이상 민주주의 “영혼”을 밑으로부터 살찌우지 못한다. 문화적이고 창조적인 “마음의 습관”이 자리잡기 어렵다. 왜 자신만만한 당-국가 체제의 규율 반장인 왕치산이 하필이면 시민사회가 사라질 때 군주독재는 관료부패와 사회적 위기로 내몰린다는 ‘불길한’ 토크빌을 권장하는가.

정승훈 교수(시카고 루터신학대학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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