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말씀의 잔치 Junger Prediger
우리를 향한 경고시대를 보라(막 13:14-18)
이성훈 목사(명일한움교회) | 승인 2022.09.13 00:46
▲ 유대-로마 전쟁에서 로마의 승리를 기록한 양각화 ⓒWikipedia
14 멸망의 가증한 것이 서지 못할 곳에 선 것을 보거든 (읽는 자는 깨달을진저) 그 때에 유대에 있는 자들은 산으로 도망할지어다
15 지붕 위에 있는 자는 내려가지도 말고 집에 있는 무엇을 가지러 들어가지도 말며
16 밭에 있는 자는 겉옷을 가지러 뒤로 돌이키지 말지어다
17 그 날에는 아이 밴 자들과 젖먹이는 자들에게 화가 있으리로다
18 이 일이 겨울에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하라

예수님 시대의 문제
창조절 둘째 주일입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종말론적인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하고, 끔찍한 전쟁을 경험했던 초대 교회 공동체의 기억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본문의 말씀을 시대 상황을 바라본 예수님의 경고라고 생각합니다. 창조절 기간에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하신 경고의 말씀을 읽으며, 우리는 어떤 경고의 음성을 듣고 있는지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본문에 나타난 예수님의 경고는 이스라엘에서 있었던 실제 상황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주후 66년 시나고그에서 발생한 그리스인들과 유대인들의 다툼은 로마를 향한 유대인의 분노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유대-로마 전쟁이 일어나게 됩니다.

대략 70년경 예루살렘이 함락되었고 성전은 파괴됩니다. 이때 파괴된 성전이 지금도 이스라엘에 남아 있는 성전터, 일명 통곡의 벽입니다. 유대인들은 마사다 요새에서 73년까지 항전하였지만, 결국 로마에 의해 함락되고 맙니다. 이때의 기록들을 살펴보면, 오늘 저희가 읽은 본문의 상황과 거의 유사한 상황이 유대인들에게 일어납니다.

일반적으로 오늘 본문에 나타난 상황이 유대-로마 전쟁을 겪었던 복음서 공동체의 기억이라고 말합니다. 실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이보다는 상당히 단편적인 말씀이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분명히 예수님께서는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사람들에게 알려주시는 분은 아니셨습니다. 유대인들 대부분이 가지고 있었던 묵시 사상을 가지고 계시긴 했지만, 묵시사상은 하나님의 심판, 그리고 새로운 이스라엘과 연결된 사상이지, 미래에 발생할 일을 미리 알려주는 점쟁이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 본문에 나타난 예수님의 말씀이 학자들의 생각처럼 주후 70년 이후에 복음서를 기록한 공동체가 남긴 기억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꼭 그렇게 생각할 이유도 없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타난 말씀은 예수님께서 당시의 시대를 읽으시고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경고하신 말씀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멸망의 가증한 것이 서지 못할 곳에 선 것을 보거든’으로 시작됩니다. 일반적으로 구약 성경에서 우상이 ‘가증한 것’으로 표현되고 특히 아세라 신상을 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복음서에서 말하는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우상은 아닙니다.

마가복음은 그 가증한 것이 ‘서지 못할 곳에 선다’고 말하는데, 이는 말을 조금 돌려서 표현한 것입니다. 똑같은 말씀을 담고 있는 마태복음 24장의 본문에는 ‘거룩한 곳에 선다’고 말합니다. 즉 예루살렘 성전에 ‘멸망의 가증한 것’이 세워진다는 의미입니다.

로마는 황제의 사후에 신격화 작업을 했습니다. 로마가 자기 속국의 종교를 강압하지는 않았지만, 로마 황제에 대한 숭상을 소극적으로 요구하긴 했습니다. 그래서 로마의 세 번째 황제인 칼리굴라라고 보통 불리는, 가이우스는 자신의 조각상을 예루살렘 성전에 두려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로마라는 나라는 일부러 불화를 일으키는 나라는 아닙니다. 굳이 유대인들의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면서까지 황제의 조각상을 예루살렘 성전에 세울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유대인들은 로마보다는 그들 주변에 있던 그리스인들과의 관계가 더 나빴던 것으로 보입니다.

가이우스는 주후 37년부터 41년까지 짧은 기간 황제의 자리에 있었는데, 황제가 된 직후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시달렸습니다. 그가 병상에서 일어나고 황제가 된 지 1년이 된 주후 38년 유대 지역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유대인들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던 그리스인들이 황제의 초상화를 들고 유대인 회당에 난입한 것입니다. 그들은 유대인들의 회당에는 어떤 신상도 둘 수 없다는 점을 비판하며 이런 시위행위를 벌였습니다.

이때 로마의 군인들은 이 사태를 상당히 미온적으로 대처합니다. 황제의 초상화가 관련된 일이었기 때문에 일을 크게 벌리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이 정치적인 사건이 될까봐 염려한 까닭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유대인들은 로마가 그리스인들의 편을 든다고 생각했고 이때부터 반로마 분위기가 유대인들 사이에서 커지기 시작합니다.

소위 말하는 열심당, 젤롯당의 기세가 커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과거에는 젤롯당이 유대교의 한 종파라고 여겼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바리새인 중에도 젤롯당에 속한 사람들이 있었고, 당시 유대인의 절반은 젤롯당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로마에 무력으로 맞서야 한다는 사상이 유대인들 사이에 크게 번져갔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앞서 말한 유대-로마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타난 예수님의 말씀은 초대 교회가 경험한 기억일 가능성이 높긴 하겠지만, 예수님의 경고 말씀일 수도 있습니다. 성전에 로마 황제 조각상이 세워지는 순간, 유대인들이 무력으로 로마에 맞서는 순간이 그들이 파멸을 겪는 순간이 될 것이라는 경고의 말씀입니다.

지금 우리의 문제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서 시대를 분간할 줄 모르는 이들에게 경고하신 적도 있습니다. 하늘을 보며 날씨는 분간할 줄 알면서 왜 이 시대의 표적은 분간하지 못하냐고 꾸짖으셨습니다.

예수님 시대에 가장 큰 문제는 로마와의 관계였을 것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로마와 적대하는 길을 걸었지만, 예수님께서 보셨을 때 로마에 무력으로 대응하는 길은 그들을 고통으로 이끄는 길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예수님께서는 이를 피해야 한다고 경고의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지금 시대에 우리는 어떤 경고를 듣고 있습니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입니까? 경제적인 문제들도 수없이 많이 산적해 있기는 합니다만, 지금 시대에 가장 큰 문제는 기후 문제입니다.

추석 직전에 한반도를 직격한 태풍 힌남노로 인해서 많은 이들이 고통받으며 추석 같지 않은 추석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포항에서는 많은 사상자가 나왔고, 재산 피해는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에 관해서는 모두 뉴스를 통해서 보셨을 것이기 때문에 자세히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런 초대형 태풍이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바다의 수온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태풍은 보통 적도 위아래에서 발생해서, 적도 위에서 발생한 태풍은 북으로 향하고, 아래에서 발생한 태풍은 남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런데 수온이 올라감에 따라 태풍이 본래 발생하던 위치에서 더 북쪽과 남쪽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본래는 우리나라에 도달하기 전에 태풍이 소멸되어야 하는데, 이제는 우리나라 아래에서 더 거대해진 태풍이 우리나라를 직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20년 뒤에 우리나라에는 지금보다 9배 많은 태풍이 올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 4월 기후 관련 과학자들로 구성된 단체 ‘과학자 반란(Scientist Rebellion)’의 시위가 있었습니다. 보통 과학자들은 100%를 믿지 않고 언제나 새로운 가능성을 두기 때문에 확신에 찬 행동을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시위는 확신을 가진 행동이었습니다. 기후 문제로 인해서 곧 인류에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이들은 말합니다.

▲ 과학자 반란(Scientist Rebellion) 시위 사진 ⓒScientist Rebellion

이들은 또 이렇게 말합니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계속 경고해왔지만, 사람들은 이를 듣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번 UN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제6차 보고서를 냈는데, 이 보고서는 전 지구적인 위기에 대응하려는 노력이라기보다 각 정부, 특히 힘을 가진 국가의 정치적 목적이 들어간 보고서라고 비판했습니다.

기후 문제에 관해서는 정부가 친환경 정책을 펼쳐가야 하는게 맞습니다만, 우리도 일상에서 충분히 기후 위기에 대응하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종종 말씀드립니다만, 코로나 이후 배달 문화가 빠르게 정착한 이런 시기에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말자고 말씀드리긴 어려울겁니다. 저희도 상당히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버립니다. 하지만 적어도, 재활용이 가능하게 정리해서 분리 배출할 수는 있습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일상 속에서 환경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적어놓은 내용들을 보면, 결국 불필요한 낭비를 줄여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불필요하게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과도하게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전기를 절약하는 일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지금은 기술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여전히 친환경 전력 수급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여전히 화석 연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화석 연료는 환경을 파괴하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원자력 발전이 친환경 정책의 해답이 될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일이건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실천해 가는 것이 지구를 보호하고 우리의 삶을 지켜나가는 일이 될 것입니다. 특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셨다고 믿고 고백합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계를 보전하는 일은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입니다.

심각한 기후 위기 앞에서 우리가 잘 살아남기 위한 환경 보호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만드신 아름다운 세상을 지켜가기 위해 이 땅을 아끼고 가꿔가시는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작은 실천들로 이 땅을 가꿔가시길 바랍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시 시대를 바라보시며, 그들에게 경고의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무력으로 로마에 대항할 경우 이스라엘은 파멸의 길을 걷게 되리라고 경고하셨습니다. 지금 우리 앞에는 심각한 재앙이 예고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수많은 과학자의 입을 통해 우리에게 경고하고 계십니다.

이런 경고의 음성을 듣고 삶에서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실천하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분명 기후 환경이 쉽게 나아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실천을 통해 지금의 모든 상황이 조금씩 개선되어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함께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이성훈 목사(명일한움교회)  joey8100@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김상옥로 30, 402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홍인식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인식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2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