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에메람 수도원에 있는 9세기 원형도표. 하루 24시간과 일주일 7일을 표현하고 있다. ⓒWikimediaCommons

숫자 7은 처음 성경이 기록되기 훨씬 이전에 존재했던, 광범위한 고대 문서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남부 메소포타미아의 통치자 구데아(Gudea)가 신전을 지었을 때, 그는 7일간 신전을 봉헌했다(이 기록은 연례 축제의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

길가메쉬 서사시의 니느웨 판에 나온 홍수 기록에서 숫자 7은 특별한 역할을 한다. 엔키두가 죽었을 때, 길가메쉬는 6박 7일간 애도한다. 비슷하게 신 바벨론(Neo-Babylonia)의 통치자 나보니두스(Nabonidus)의 어머니가 죽었을 때, 그녀는 7일 밤낮으로 애도 되었는데, 이는 우르의 왕 술기의 죽음 때나, 구티인들(Guteans)이 니푸르(Nippur)를 침공한 이후 7일간 애도했다고 알려진 바와 유사하다.

우가릿 시리아 왕국의 서사 문학에서 많은 종교 제의는, 애도 뿐만 아니라 축제도 7일간 유지된다. 남부 아나톨리아와 북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마르와 마리와 같은), 물론 남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도 많은 축제와 종교 제의와 상징적인 행사들이 7일간 열렸다. 우가릿 전설에 나오는 영웅 기르타는 군사 작전의 일환으로 7일간 지속된 항해에 착수했다.

마찬가지로 이집트에서도 숫자 7은, 아마도 이방 지역의 영향으로 인해 상징적 의미를 띄었다. 이집트에서 7은 종종 창조와 재생에 연결되었다. 더 넓은 지중해 문화에 속하는 호메로스 문학에서도 축제는 종종 7일간 행해졌다.

성서에서의 7

성서에서 우리는 7일, 7개월, 또는 7년간 지속되는 광범위한 활동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중 상당수는 우리가 성서 외적인 증거에서 발견할 수 있듯이, 사실상 의식적이거나 기념적이다. 여기에는 애도(쉬바), 축제, 결혼, 성전봉헌, 여정들이 포함된다.

이 비교 증거를 바탕으로 우리는 이스라엘과 유다 사회가 그들의 역사 초기에서부터 숫자 7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그럼 어떻게 이 상징적인 숫자가 안식일과 같아졌는지, 언제 주 7일이 시간 배열의 가장 기본적인 방식 중 하나가 되었는지 질문하게 된다.

일곱 번째 날의 휴식에 대한 가장 오래된 조항

이웃 문화들에서 7일간 지속된 많은 활동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일곱 번째 날 노동을 삼가거나 어떤 면에서 이 날을 신성하게 여기는, 정기적인 1주일 주기를 발견하지 못한다. 우리가 이 개념에 가장 근접할 수 있는 것은 이집트 주간이다. 그러나 그것은 7일이 아니라 10일간 지속되었다.

출애굽기에 나타난 두 가지 조항은 6일간의 노동 이후 쉴 것을 요구하지만, 그것은 본래 안식일과 전혀 관련이 없다. 대부분의 학자들이 책의 오래된 부분으로 여기는 첫 번째 조항은, 소위 계약법전(Covenant Code) 또는 계약 모음집(Covenant Collection)이라 불리는 본문에서 발견된다.

23장 12절 본문은 농경 활동과 관련되어 있으며, 그 진술들은 일하는 동물들, 집에서 태어난 하인들, 원주민이 아닌 거주민들이 가장 고된 작업을 수행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지주(地主)에게는 그들의 동물들이 조금의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그들의 노동자들이 ‘재충전’할 수 있도록, 궁극적으로는 그들 자신의 이익에도 부합되는, 매 7일 마다의 휴식을 허락하도록 요구되었다. 이 지침은 쉐미타(shemitta) 또는 토지 해방에 관한 다른 법령에 직접적으로 선행된다.

두 법은 사회적 약자와 동물들 모두에 대해 유사한 도덕적 관심을 공유한다. 또한 이 법들은 6일/6년 + 7일/7년로 유사하게 구성되어 있다.

위에서 인용한 두 번째 법령(34:21)은 첫 번째 법령(23:12)을 전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그것은 더 후대에 구성되었을 것이다. 그것은 일에 대한 좀 더 일반적인 동사를 사용하고, 밭을 갈거나 작물을 수확하는 중요한 기간일지라도 휴식의 날을 허가하도록 요구하면서, 오래된 법의 영역을 확장한다. 이 해석은 토라 법의 역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의미심장하게도 출애굽기 23장과 34장에 나타난 두 법이 일곱 번째 날을 ‘안식일’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는 점은, 안식일이 본래 음력 주기에 따라 지정되었고, 1주일 주기와 아무 관련이 없어야만 말이 된다.(동사 tishbot은 명사 Shabbat과 관련이 없다. 본 논문의 제2부를 참조하라.)

또 다른 해석 역시도 중요하다. 이 법들은 똑같은 일곱째 날, 특별한 활동들을 중단하도록 공동체에게 요구하지 않는다. 바꿔 말해서, 모든 사회 구성원이 집단적으로 똑같은 일곱째 날을 셈하는, 공동의 고정 시간대에 동의할 필요가 없다. 요구되는 것은 이스라엘의 지주가 그에게 고용된 동물들과 사람들이, 그들의 고역으로부터 정기적으로 한숨 돌릴 수 있도록 매 일곱째 날에 그 일들을 멈추어야 한다는 점이다.(그가 그 주기의 시작을 언제로 선택할지는 상관없다.) 이 법에 대한 분명한 동기를 고려할 때,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그들의 다양한 활동을 같은 날에 중단해야 할 이유는 없다.

요약-두 개의 분리된 제도

위에서 분석된 본문들은 이스라엘과 유다 왕국의 백성들이 휴월(虧月, 삭)과 만월(滿月, 보름)의 대척점에 따라 순환하는 한 달 주기의 초하루와 안식일을 기념했음을 암시한다. 지주들에게 그들의 일꾼들과 동물들이 매 일곱 번째 날의 휴식을 가질 수 있도록 요구하는 조항은 이와 관련이 없다.

전자의 제도는 백성들이 같은 날 공동으로 기념함으로 집단적이며 종교적이었다. 후자의 제도는 각각의 지주가 독립적으로 착수하기에 개인적이고 윤리적이다. 이 의무적인 휴일은 아직 안식일이라고 불리지 않았다. 달력이 발달 되던 초기 단계에는 표준적인 7일 주간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안식일은 만월 축제를 의미했다.

어떻게 본래 분리되어 있던 규정들이, 만월로부터 주간 제의로 바뀌면서 하나로 합쳐지게 되었을까? 그것이 우리가 본 논문의 제2부에서 다룰 문제이다.

제이콥 라이트 교수/이성훈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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