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회 칼럼
최소 한 달 치의 양식을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긴급구호와 사랑의 쌀로 행복하다 ⑷
이이소 | 승인 2022.09.17 15:42
▲ 아무리 작아 보이더라도 고통을 당하는 이들에게 식량은 그 무엇보다 귀중하다. ⓒGetty Image

나는 긴급구호 핵심을 양식 나눔, 밥 나눔에 두고 있다. 다친 사람, 병든 사람도 먹어야 되고, 재산을 다 잃은 사람, 집을 잃은 사람, 직장을 잃은 사람, 고향을 잃은 사람, 온 가족을 잃은 사람도, 부모를 잃은 아이도, 자녀를 잃은 부모도 먹어서 힘이 나야 재난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먹이는 것, 밥과 양식, 생명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 공급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쌀 구호 패키지에 그다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구호 패키지가 너무 작아 모든 것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너무 미미한 것이기 때문이다. 만 개를 잃은 사람에게 한 개가 과연 위로가 되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나는 구호 패키지 한 개가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에게 천하보다 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고 누군가가 그들의 고난을 생각하며 사랑과 관심을 쏟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요, 생명이 잃어버린 물건들보다 더 귀하다는 사실을 절절하게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구호 패키지를 만드는 일에 정성을 기울인다. 쌀과 달, 설탕과 티, 식용유와 밀가루, 향신료를 중심으로 해서 상황에 따라 수건과 담요 등을 넣기도 한다. 아무리 어려워도 긴급구호 패키지를 나눌 때 최소한 한 달 분의 것을 나눈다. 위기의 상황에서 한 달 분의 양식이 확보되면 조금은 고통이 진정이 되기 때문이고 누군가 재난에 빠져 있는 자신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세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만한 곳이라는 희망을 가지게도 되고, 그러면서 하나님 앞에 서게 되는 기회를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아픔을 추스르고 있는 사이에 나는 다시 용기를 내어 체면을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에 호소문을 보내어 긴급구호비를 모금한다.

모금을 하면서 매번 느끼는 것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령이 앞서 행한다는 것이다. 성령의 감동 감화로 전혀 모르는 분들과 관계가 전혀 없었던 교회들에게서 후원금이 답지할 때 마다 전율하였다. 내가 내 힘과 노력으로 모금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님이 성도들과 함께 당신의 자녀들을 살리고자 친히 앞서서 일하신다는 것이다. 내가 주체가 아니라 성령님께서 주관하시며 교우들이 감동하여 움직이는 것이고 나는 오로지 그 일의 목격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목격자인 나는 하나님의 일하심과 성도들의 사랑을 증언해야 할 책임이 있다.

구호 패키지는 물건이 아니라 재난을 당한 이웃들이 당하는 고통에 동참하는 우리의 사랑이다. 어찌 보면 나대신, 우리를 대신해서 고난을 당하는 그들에게 보내는 뼈아픈 감사의 표시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마음의 중심을 모아서, 부족하고 어려운 중에 옥합을 깨뜨려서 드리는 것이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준 특별한 축복이고 사명이므로 무조건 받는다. 그렇다고 세상을 다 책임지는 것이 아니다. 오직 주어진 시간과 공간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에 반응할 수 있을 뿐이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만큼 사랑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급구호 모금은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 때로는 위축되고 때로는 모금을 위해서 저자세를 유지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마음이 상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를 위해서 십자가를 진 예수님 앞에서 무슨 불평을 할 수 있겠는가! 일꾼으로 써주시며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며 계속할 수 있는 힘을 주시는 하나님 앞에서 무엇을 자랑할 수 있겠는가!

어느덧 인도 미조람 국경지역에 피난 나와 있는 미얀마 친족 난민들과 23번의 사랑의 쌀을 나누었다. 앞으로 몇 번 더 나누게 될지 모르지만 그들이 내전이 끝나 평화로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날까지 계속하고 싶다.

지난 25년 동안 하나님께서 긴급구호에 불러주신 믿음의 친구들이 있어서 오늘까지 구호 활동이 가능하였다. 그들은 일차적으로는 나와 혈연, 지연, 학연, 직장과 일터, 기관과 단체에 소속된 관계로 맺어진 나의 부모형제자매들이며 목회자들, 친구들, 선배들, 후배들 그리고 교우들이며 제자들이다. 이차적으로는 친구의 친구들이며 친구들의 아들딸, 사위와 며느리들이다. 교우들의 아들딸들이며 사위와 며느리들이며 이웃이며 친구들이다. 삼차적으로는 친구의 친구의 친구들이며 선배와 후배들이며 이웃들이며 교우들이다. 실상 이차적인 그룹과 삼차적인 그룹들이 마음을 모아주아 후원해주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피스 메이커, 하나님의 아들로 생각한다. 하나님의 하나님에 의한, 하나님을 위한 사람들로 믿는다. 그들은 하나님 나라에서 기꺼이 자가를 나누는 겨자씨들이다.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아픔으로 신음하고 있는 척박한 땅의 작은 자들을 맡기시며 내 주변의 모든 믿음의 사람들을 총 동원하여 아픈 땅의 회복과 치유할 수 있는 은혜를 베풀어 주었다. 모금 스트레스로 입술이 불어 터지고 손가락 끝이 아리고 어깨와 목이 굳어지고 생활의 리듬이 깨졌지만 하나님께서 허락해주시는 그날까지 하나님의 자녀들과 함께 고통과 재난, 긴급구호 현장을 외면하지 않고 사랑의 쌀을 불행에 빠진 이웃들과 함께 나누며 사람다운 사람으로 행복한 사람으로 살 것이다.

그 길이 급변하는 시대를 크리스천으로 살며 다양성을 인정하며 교류하며 자유롭고 평화로운 세상, 함께 생육하고 번성하며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세상을 이루어야할 DNA를 주님께로 받은 나의 길이다. 고난이 주는 평화와 빈손이 주는 자유를 맛보리라!

이이소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이소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김상옥로 30, 402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홍인식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인식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3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