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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의에 대해 바울은 정말 그렇게 말했을까바울의 “믿음으로 얻는 의로움” 사상의 재검토 ⑵
박종현(전 관동대 교수) | 승인 2022.10.02 15:18
▲ Fra Angelico, 「The Harrowing of Hell」 (1441-1442) ⓒWikipedia

바울의 편지 로마서는 바울의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문서이다. 이 편지에서 바울은 믿음으로 의롭게 되는 것을 세 곳에서 언급한다. 먼저 바울은 구약 하박국서를 인용하여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라는 것을 선언한다. 이 선언은 서론적이고 총론적인 것으로 어떻게 그것이 이루어지는 것인지 그 설명이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

두 번째 선언은 아브라함의 역사적 실례를 인용한다. 아브라함이 하느님을 믿으매 그것이 하느님께 의롭게 여겨졌다는 구약성경을 인용한다. 하느님의 하느님 되심을 믿는 것은 아브라함을 하느님이 의롭게 여기는 계기가 된다. 여기에서 그 유명한 ‘피동적’ 의라는 것이 등장한다. 아브라함은 의롭게 된 것이 아니라 의롭게 여겨진 것이다.

구약성경의 두 인용구는 상징적인 문구이다. 바울에게 의롭게 되는 법적이고 실질적인 사건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그의 부활을 통해 이루어진다. 로마서 6장은 신자와 예수 그리스도의 연합의 사건을 다룬다. 여기서 바울은 믿음으로 의롭게 되는 것이 단지 하느님이 의롭게 여긴 사람이 다시 죄의 세계로 돌아가지 않는 이유를 알리기 위해 그리스도와 연합을 강조한다.

신자는 그의 죽음과 연합하였다. 그의 죽음과 합하고 함께 묻히고 그와 함께 다시 살아났다. 그것은 인간의 믿음의 작용은 아니다. 즉 믿음은 인간 구원의 실제적 능력은 아니다.

그것은 성령의 능력이다. 하느님의 영은 창조의 영으로 그 영으로 생명이 그 능력을 얻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성령의 능력 곧 창조의 능력의 재현이다. 그래서 아담과 예수 그리스도는 모형과 원형의 관계이다.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서 죽은 자만이 죄에서 벗어난다. 이때 믿음은 구원을 수용하는 능력이 된다. 죽은 자가 죄에서 벗어나는 것은 법적인 효력을 지닌다.

세상의 모든 법정은 죽은 자가 죄에서 벗어남을 구체적으로 명시한다. 바울은 그리스도와 연합 그의 죽음과 연합에서 신자가 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법정적 가능성을 가져온다. 신자는 십자가의 죽음과 연합하여 삼중적 죽음을 겪는다. 첫째 죄에 대하여 죽고 의에 대하여 사는 것이다. 둘째 세상에 대하여 죽고 하느님을 향하여 산다. 그리고 법에 대하여 죽고 은혜에 대하여 산다.

많은 교회 설교자들이 이것을 오해하고 반대로 설교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은혜를 믿음으로 율법이 죽는다고 여긴다. 그러나 바울은 율법도 복음도 하느님이 세우신 두 가지 정의라고 여긴다. 그러므로 율법도 영원하고 복음도 영원하다. 율법이 그 기능을 상실하여 신자가 정의롭게 되는 것이 아니라 신자가 죽음으로써 율법의 지배에서 벗어나고 복음 곧 부활의 능력으로 살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오해는 신자가 하느님의 능력을 통해 세상에서 승리한다고 믿는 것이다. 그것은 바울에게 없는 것이고 세상에서 승리란 있을 수 없고 세상에 대해 죽고 하느님을 향하여 사는 것으로 서술한다. 마지막 오해는 신자가 죄를 극복한 것으로 인간의 주체적 신앙을 강조하는 것이다. 바울에게는 죄가 소멸하는 것이 없다. 죄는 늘 과거의 사건으로 살아 있다. 그것은 율법처럼 견고하게 살아 있고 그것에서 벗어나는 것은 죄가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죄인은 신자가 죽음으로써 의를 얻는 것이다.

바울에게 세계를 조성하고 심판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 아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그것을 심판할 수 있는데 그만이 창조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울은 구원을 새 창조의 맥락에서만 설명하였다. 로마서 5장은 아담과 예수 그리스도를 병치하여 그 두 인물의 의미를 알려주었다. 한 사람은 인간에게 죄가 들어 온 통로로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인간에게 정의가 들어오는 통로로 소개된다.

아담으로부터 죄가 시작되었는데 그처럼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정의가 수립된다. 역사적으로 아담은 그리스도에게 선행하지만, 바울은 아담이 원형이고 그리스도가 모형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인류의 조상이 아담이기 때문에 그리스도도 아담의 후손이 되어야 함에도 바울은 아담이 오실 자의 모형이라고 말함으로써 역사적 상식을 전복시켰다. 아담의 창조는 그리스도를 통한 새로운 창조의 모형일 뿐이라고 말하였다.

그 이유를 바울은 이렇게 말한다. 아담으로부터 모세 때까지 즉 법률이 제정되기 전까지 아담과 같은 죄를 짓지 않은 이들도 아담과 같은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 일반적 법리에 따르면 아담과 같은 죄를 지은 자들이 아담과 같이 죽음에 처하는 것이 정당하다. 그런데 아담과 같은 죄를 지은 이들 뿐 아니라 같은 죄를 짓지 않은 이들도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고 말한다.

여기서 바울은 인간의 죄가 발생한 행위뿐 아니라 존재적 속성을 지니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아담 즉 에덴에서 발생한 인간에게는 그 존재의 일부 의식, 의지 그리고 행위에 죄의 속성이 내재하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는 것은 법적 조치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바울은 법이 사람을 정의롭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법은 죄를 처벌하는 기능만 있을 뿐 그가 선한 사람이 되는 것은 다른 차원을 요구한다고 보았다.

그것은 존재의 근본적 전환 즉 다시 창조되는 것이다. 아담을 모형으로 하는 인간이 아닌 선한 인간을 모형으로 다시 창조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바울은 그것이 그리스도와 연합으로 죽고 부활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십자가의 죽음으로 연합하여 죄에서 벗어나 의롭게 되고 부활의 영으로 연합하여 다시 살아나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선한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다. 이 구원에서 가장 근본적인 영으로 다시 살아남은 사건이 우선하고 남아있는 육체의 관성으로 그리스도인 안에서 그리스도의 영적인 인간과 아담의 육적인 인간이 사투를 벌이겠으나(롬 7장) 한번 구원을 이루실 분이 그 구원을 완성하실 것이다. 이러한 하느님의 사랑은 땅 위에 어느 것도 하늘의 것도 땅 아랫것도 이기지 못할 것이다.(롬 8장)

박종현(전 관동대 교수)  cuch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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