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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코로나19 문명 전환기의 생명망 목회와 돌봄 마을』 (나눔사, 2022) ⒀
이원돈 목사(부천새롬교회) | 승인 2022.10.11 23:03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의 복지선교가 나아갈 길: 지역과 교회의 복지 동맹과 연대

그동안 사회복지학에서는 실업 극복, 복지국가, 보편복지, 기본임금 등 복지에 관한 여러 주제의 논쟁들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코로나19 시기에 정작 한국교회에 필요한 담론은 바로 ‘복지 동맹’이라는 주제이다.

2013년에 열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의 기획토론회에서 김진호 목사(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는 “경제 민주화와 복지를 위한 작은 교회의 사회적 동맹”이라는 주제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을 발표했다.

“…1990년대 이후 교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급속하게 매우 부정적으로 바뀌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 정부 시기인 1990년대 말 이후 이러한 복지의 민간 위탁 제도가 크게 활성화되었다. 이때 교회는 가장 대표적인 민간 위탁 기관에 속한다. … 이때 많은 작은 교회들은 전도 프로그램이나 교인 훈련 프로그램 대신 약한 이웃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들을 기획하곤 했다. …작은 교회는 사회적 기업과 친화적이다. …작은 교회가 실질적인 경제 민주화․복지 동맹의 일원이 되게 하는 것, 바로 그것이 오늘 우리가 할 수 있는 신앙적 과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1)

▲ 2013년 열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의 기획토론회 ⓒ뉴스앤조이 이용필

김진호 목사가 지적한 대로 작은 교회는 홀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그래서 작은 교회의 지역적 연대는 국가 복지의 민간 위탁 기관이 되거나 사회적 기업과 활동을 함께하면서 시작된다. 이는 작은 교회 교인들에게 교회를 이웃에 개방하고 사회와 연대하는 신앙을 갖게 하는데, 교회․지역․마을과 연대․동맹하는 신앙이야말로 팬데믹 이후를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복지 선교적 자산이 될 것이다.

팬데믹 이후 통합돌봄 마을로 가는 길

팬데믹 이후 우리 스스로가 마을 단위에서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를 만들지 못한다면 우리는 모두 재난의 여파로 붕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팬데믹 이후 우리는 돌봄 마을로 서로 도우며 살 수밖에 없다. 이처럼 극심한 경제적 위기와 심리적으로 고립된 불안한 상황에서 사람들을 돌보는 문제가 더 이상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팬데믹 이후 돌봄 문제는 개인이나 가족 윤리에 속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적이며 국가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2)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에서도 고령화의 심화와 가족기능의 약화에 대비하고 사회적 약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2025년까지 지역 사회 통합돌봄 실행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3)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는 교인 수와 재정이 약 20%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교회의 생존 자체가 관건인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때에 지역과의 새로운 상호 돌봄적 연대와 상생의 네트워크를 어떻게 형성하는지가 교회의 생존과 관련된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지역과 마을 돌봄의 실천이 교회의 가장 중요한 복지 실천의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 복지선교의 새로운 출구는 교회와 지역 사회와 마을이 서로 돌보는 돌봄의 연대와 동맹체가 되는 길이 될 것이다.

지난 1월 9일에 KBS에서 방영한 프로그램 〈감염병 시대, 사회적 의료를 말하다〉에서는 팬데믹 이후 고령화된 어르신들을 병원으로 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이 사는 마을과 가정을 왕진하며 치유하는 방문 치료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팬데믹 이후 우리 자신이 사는 집과 마을에서 치료를 받는 일이 불가능한가를 질문하면서 팬데믹 이후에는 병원이라는 시설 중심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마을이 서로를 돌보고 치유하는 ‘커뮤니티 케어,’ 즉 마을공동체 돌봄 치유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커뮤니티 케어라는 통합돌봄 복지의 내용을 보면 어르신들이 시설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살던 집에서 돌봄을 받고, 마을공동체 단위로 질병 예방과 치료를 준비하는 돌봄 마을공동체를 부각시킨다. 이는 이제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가 건물 중심으로 모이는 교회를 넘어 마을 곳곳으로 움직이고 이동하는 마을의 돌봄 캠프가 되어, 마을의 생태적․건강적․문화적․영적 돌봄 공동체(커뮤니티 센터)로 변화할 때임을 알려주고 있다.

통합돌봄복지와 돌봄마을의 구체적인 내용은 어떠한 것이 될 것인가에 대해, 최근 마을 중심으로 토론하고 전개되는 몇 개의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최근 부천시 약대동에서는 새롬가정지원센터의 은빛날개와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공동으로 지난 6월 25일에 총 9회의 ‘약대동 마을 건강 리더 교회 교육’을 시작했다. 이는 통합돌봄 시대 커뮤니티 케어의 찾아가는 방문 치료 개념을 마을 간호사와 마을 건강 리더의 활동을 통해 구현할 뿐 아니라, 의사의 왕진 개념과 교회의 마을 심방을 영적․육적 돌봄망의 개념으로 통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의료와 복지, 돌봄, 주거, 환경의 모든 분야를 통합하는 통합돌봄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인 지금 마을 곳곳에서 마을 도시농부들이 푸르른 생명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하고 있다. 마을 평화 학교에서는 청소년들이 기후 위기에 대해 동네 햇빛발전소를 세우는 일을 의논하고 마을의 건강 문화 생태 리더들은 돌봄 마을과 마을 공유 부엌, 마을 부뚜막을 의논하며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고, 돌보고, 공유ᄋ공감하는 새로운 통합 복지와 통합 돌봄마을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면 최근 지역의 ‘마을 부뚜막’과 같은 통합돌봄 마을 준비모임에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① 코로나19 이전의 낡은 산업문명에서 탈출하여 우리는 다르게 살기로 하자! 우울, 불안, 고립, 분노, 중독의 낡은 물질문명에서 탈출하여 생태 문명으로 다르게 살기로 하자!

② 지역과 마을에서 더불어 사는 생태 문명과 문화를 창조하기 위해 스스로 마을의 미디어가 되자!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이라는 가짜뉴스를 퇴치하고 협동, 소통, 돌봄, 공감, 공유의 새 문명의 복된 소식을 전하는 새로운 마을 미디어들이 되자!

③ 산업문명에서 생태 문명으로의 전환기에 스스로 새로운 생태계가 되고 작은 마을이 되어 일주일에 4일, 하루 6시간의 일을 꿈꾸자. 나머지 시간은 마을의 평생학습 생태계에서 함께 공부하고, 마을기업과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며, 유기농 생태 마을 축제를 기획하는 신나고 아름다운 꿈을 함께 키워나가자!

한국교회의 마을 복지 활동은 복지와 건강, 생태, 문화를 지역과 마을 단위의 통합적 관계망과 생명망으로 엮는 통합돌봄과 복지의 생태계로 나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 복지선교가 나아갈 길이다.

▲ Illustration by Mallory Rentsch / Source Images: Luis Alvarez ⓒGetty Images

덧붙일 점이 있다. 아래로부터의 건강한 복지적 연대와 동맹의 생태계를 짜려는 한국교회의 흐름이 어떤 지역이나 마을에만 국한되지 않으려면, 마을 복지가 복지 동맹, 복지국가, 양극화 해소, 기본임금 등 좀 더 보편적인 복지와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지역과 마을 단위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통합돌봄적 가치에 기초를 둔 연대체인 ‘희년상생사회적경제네트워크’(이사장 임종한)가 지난 6월 18일 출범했다. 이 기구는 사회적 경제를 기반으로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 사회적 약자에 대한 통합돌봄, 평화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2030년까지 햇빛발전소 협동조합과 돌봄협동조합, 의료복지협동조합을 설립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조합원과 자원봉사자로 100만 명이 참여하게 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기구가 지역과 마을을 기반으로 한 통합돌봄과 사회적 경제, 그리고 지역 기반의 녹색생태마을을 표방하여서 한국 사회복지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반갑다.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는 교회 건물 중심으로 모이는 시대를 넘어 복지 선교적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 한국교회는 지역과 마을로 흩어져 우리 삶에 구체적으로 다가오는 건강과 생명, 문화, 생태에 맞춰 돌봄의 복지공동체로 새롭게 재구성되는 때를 맞이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 한국교회의 사회복지가 나가야 할 새로운 방향은 산업 물질문명을 넘어서는 생태 문명을 지향하는 복지이다. 필자는 한국교회가 이 새로운 문명의 길을 돌봄 복지와 통합돌봄 마을이라는 새로운 생태계로 열어나갈 것이라 기대하고 믿고 있다.

미주

(1) “경제 민주화와 복지를 위한 사회적 동맹과 교회”, 「뉴스앤조이」, 2013년 3월 15일.
(2) 심성보, 『코로나19 시대, 마을교육공동체운동과 생태적 교육학』(살림터, 2021).
(3) “[항동에서] 지역사회통합돌봄, 이제부터 시작이다.”, 「인천일보」, 2021년 4월 1일.

이원돈 목사(부천새롬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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