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교계·교회 칼럼
풍류신학과 예술신학을 가르쳐주신 선생님유동식 교수 소천 부음을 듣고
김경재 명예교수(한신대) | 승인 2022.10.19 14:56
▲ 풍류신학자 소금 유동식 전 연세대 교수가 18일 향년 100세 별세했다. ⓒ고 유동식 가족 제공

2022년 10월18일, 소금 유동식 선생님이 100세를 일기로 소천하셨다는 부음을 듣고 사랑받았던 제자의 한사람으로서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듯 합니다. 선생님의 학처럼 고고한 학자로서 풍모와 자세, 따뜻하신 마음과 제자사랑, 한국 문화신학계에 공헌하신 독창적인 공헌을 기리며 선생님을 추모합니다.

선생님은, 서구신학을 수입하여 반복 복송하는 한국 기독교의 주체성 없는 신앙과 학문태도에 경종을 울리면서 일찍 토착화신학으로서 풍류신학을 개척하여 저희들을 깨우쳐 주셨습니다. 신라시대 대학자 고운 최치원 선생의 ‘낭랑비서문’에 나타난 글 중에 우리 한민족은 유불선 삼교를 능히 아우르는 ‘풍류도’가 있음을 착안하시고 풍류도의 본질을 해명해 주셨습니다. 풍류도심의 알짬은 “하늘처럼 넓고 큰 한 마음 안에서, 삶을 긍정하고 실천하는 윤리적 삶, 그리고 초월하고 승화하는 자유정신”이라고 해명해 주셨지요.

소위 풍류신학의 구체적 내용 못지않게 선생님이 저희에게 가르치신 큰 교훈은 기독교의 한국전래로써 복음의 새순을 접목 받았지만, 그 새순을 자라게 하고 꽃피우고 열매맺게 하는 힘과 책임은 한민족의 주체적 얼이어야 한다고 강조하신 점이었습니다. 서양문화와 역사 속에서 이미 크게 자란 나무를 그대로 이식시키는 것이 아니라, 새순이나 종자씨를 받아 우리토양과 기후풍토에 맞게 복음농사를 감당해야 한다고 가르치셨지요. 이른바 토착화신학이 지향해야 할 주체적 신앙자세 였습니다.

소금 선생님, 선생님이 저희에게 남겨주신 또 하나의 큰 선물은 예술신학이었습니다. 몸소 화구를 등에 짊어지시고 강토를 방방곡곡 탐방하시면서,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화폭에 담으셨지요. 선생님은 예술을 사랑하셨을 뿐 아니라, 종교의 최고 경지를 예술혼과 관련시켜 저희를 종교독에 중독되지 않도록 가르쳐주셨습니다. 시, 문학, 음악, 조각, 미술, 춤 등등, 하늘이 한민족에게 주신 천부적 재능은 예술성이라고 강조하셨고, 그것이 곧 종교적 영성과 통한다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예술을 이해 못하거나 무시하는 종교는 기껏해야 경직된 바리새주의의 차거운 율법종교가 되든지, 사이비 종교가의 선동적 술수에 휩쓸리고 흥분하는 광신적 종교로 변질된다고 경고하셨습니다. 오늘날, 부끄럽게도 한국의 기독교가 우리 사회의 조롱거리가 되고, 심지어 혐오와 배타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된 이유를 선생님의 가르침을 깊이 되새김하여 고쳐가야 할터인데 선생님이 이렇게 먼저가시니 어찌해야 할런지 황망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소금 선생님! 그러나 저희는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선생님이 개척하시고 씨뿌려 놓으신 신앙과 학문을 살려내 가면서 교회를 개혁하고, 선생님이 평생 놓지 않으신 ‘십자가의 도’를 살려 나가겠습니다. 선생님께서 강조하신 ‘시공우주’가 아닌 ‘영성우주’에 다시 뵐 때까지 평안히 안식하소서.

김경재 명예교수(한신대)  soombat1940@gmail.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김상옥로 30, 402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홍인식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인식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3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