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mbrandt, 「Jeremiah Lamenting the Destruction of Jerusalem」 (1630) ⓒWikipedia

너희는 이스라엘 대중을 가리키므로, 인용된 말들은 이스라엘에 널리 퍼진 말들로 볼 수 있습니다. 그 말들은 그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 짐작케 합니다. 사람들이 보기에 악한 자들이 득세하고 그들의 권력 남용으로 다수가 고통을 겪는 시대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러한 일이 없었던 시대는 없었겠지만 극심해지는 시대는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이 계속 잘 나가고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면, 정의 부재의 그 시대는 절망의 절규들로 가득찰 것입니다. 더구나 하늘을 향한 호소에도 침묵이 계속된다면, 하늘을 향한 원망이 터져나올 것입니다.

그렇기에 위의 본문은 이스라엘의 잘못과 허물을 고발하는 말라기의 다른 본문들과 조금은 다르게 읽어보려고 합니다. 

악을 행하는 자들이 모두 야훼의 눈에는 좋게 보인다, 야훼는 그들을 기뻐하신다, 정의의 하나님이 어디 계시냐?

이렇게 탄식하는 사람들, 그 시대의 고통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사람들, 하나님을 생각하며 인내하지만 인내를 시험하는 불의와 억압에 지쳐가며 희망을 품고 있기도 버거운 사람들, 하나님의 정의를 기다리지만 하나님의 침묵을 더이상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 그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

그렇게 말하며 악을 행하는 자들 편에 서는 자들도 물론 있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탄식하면서 여전히 버티고 하나님께서 개입하시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이사야 43:24에서 하나님이 죄로 자신을 괴롭혔다고 말씀하시는 자들과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치 하나님이 엘리야 시대에 권력과 바알에게 굴복하지 않은 사람들을 칠천명이나 남겨놓으신 것처럼, 이 시대에도 그런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탄식하고 때론 실망해도 하나님 곁을 떠나지 않고 하나님을 부르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괴롭힐' 수 있습니다. 하나님으로 하여금 행동하게 하는 탄식이요 울부짖음입니다. 예레미야는 2:6-8에서 이스라엘을 해방시키신 야훼께서 어디 계시냐고 묻지 않는 이스라엘을 고발합니다. 그렇다면 정의의 하나님이 어디 계시냐는 말은 조롱과 체념이 아니라 절망 가운데 하늘을 향해 외치는 호소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바로 그 다음 절 이하에서 언약의 사자를 약속하시며 야곱 자손들의 보존을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을 괴롭게 하는 일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하나님은 그들의 탄식을 들으시고 새역사를 약속하셨습니다. 지금 당장 실현되는 것이 아니더라도 하나님의 응답은 희망 가운데 인내하며 엄혹한 현실을 이겨낼 희망의 싹을 키우게 할 것입니다. 하나님을 뒤흔드는 괴롭힘을 하나님은 마다하지 않으시고 기다리십니다.

하나님께 탄식하며 하나님을 '괴롭히고' 행동하게 함으로써 오늘의 고된 상황을 이겨내는 오늘이기를~

정의의 하나님이 어디 계시냐 하며 
하나님을 찾음으로 정의의 열매를 걷어 올리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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