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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온라인시대의 마을목회

지금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고 있다. 경향 신문에는 메타버스에 대해 이렇게 보고 하고 있다. 예전에도 가상 생활은 존재했지만, 오늘의 발전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현실에서 열심히 일해 아이템을 사는 소비의 공간이던 가상이 이제 새로운 직업을 찾아 일고 돈을 버는 세계가 됐다.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 간 경계의 소멸”이다. 코로나19 이후의 문명 전환기의 의미는 산업혁명 당시 엔클로져 운동처럼,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농촌 사람들이 대거 도시로 이동했듯이 이제 온라인시대가 열리면서 대면 오프라인에 있는 사람들이 대거 온라인 가상 세계로 이동하고 그곳에서 집도 짓고 상점도 내고 사업도 하고 강의도 하고 학교도 만드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영상예배는 인정하지 않았다. 건물에 나와서 예배드려야만 하는 주일 성수 교회당만이 강조되었는데 이제 온라인예배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지난번 메타 버스를 주제로 공부하는 모임에 한 목사님이 코로나19 이전에 온라인예배가 가능하며, 온라인 교회가 가능하냐 하는 말이 많았지만, 지금은 아무도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확신컨대 조만간 메타버스 교회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하나님이 특정 건물에 거하는 것일까? 화려한 교회 건축을 하나님이 기뻐할까? 성서를 통해서 볼 때, 하나님은 건물 안에 갇혀 있는 존재가 전혀 아니다. 코로나19는 장소적 교회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종교 건물에서 벗어난 종교적 경험의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건물 중심의 신앙이 무너지고 있다”라며 건물의 규모가 주던 안정감과 소속감이 아니라 관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관계 맺기는 ‘온라인’으로도 가능하다. “온라인예배라는 새로운 접근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도 했다.(1)

21세기의 코로나19는 오늘날 신자들의 신앙에도 큰 변화를 주었다. 맹목적인 신념과 통속적인 관행에 기초한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신앙에 대한 신자들의 회의가 확산하며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는 교회 안팎으로부터 사랑과 봉사, 배려와 존중, 연대와 공감의 실천을 강력히 요구받아 이후 한국교회는 새로운 신앙의 길을 가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의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영적 예배

코로나19 이후 요한복음이 말하는 영적 예배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요한복음은 초대교회 시대를 반영하고 예루살렘 중심주의와 같은 장소 중심주의를 극복하면서 교회의 의미를 중시하고 있다. 그 이후 초대교회는 예루살렘이라는 장소를 넘어서서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요한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사마리아 여인에게 이제 사마리아에서도 아니고 예루살렘에서도 아닌 곳에서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려야 한다고 말한다. 장소를 넘어서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를 드리는 때가 바로 지금 이때라고 말씀하신 요한복음 4장 30절에서 사마리아 여인은 그 말씀을 듣고 물동이도 잊은 채 마을로 들어가 사마리아 사람들에 와서 보라고 말하였다 한다.

우리는 여기서 이 팬데믹 시기에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가 무엇인가를 세 가지 차원에서 다시 살펴보려고 한다.

첫째는 예루살렘이 아닌 곳에서도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릴 수 있다는 의미이다. 즉 건물과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장소를 넘어서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를 드리는 때가 바로 지금 이때라는 것이다. 장소와 공간과 건물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말씀은 이제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신앙생활이 교회당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일상생활 자체를 살아 있는 예배로 드리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실천신학대학교의 정재영 교수는 “모이는 교회와 흩어지는 교회로서의 균형 잡힌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교회 사역을 전환하는 것이 한국교회가 코로나19 위기를 잘 극복할 뿐만 아니라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는 일이 될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두 번째로 이 코로나19 재난으로 인한 떠돌이 현상은 성서의 바벨론 포로기나 예루살렘 성전 붕괴 후의 상황처럼 우리 신앙의 성장에 큰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스라엘에 있어서 바벨론 포로기란 모일 성전이 붕괴된 기간을 의미한다. 성전에서 모일 수 없자 그들은 말씀을 기록하고 그 기록을 읽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그때까지 구전되거나 문서로 보존되어 온 역사서와 제의법들을 수집하고, 편찬하고, 확정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성서의 절반 가량이 바벨론 포로기에 생겨났거나 기본적인 꼴을 갖추게 되었던 것이다. 바벨론 포로 기간 동안 유대인들은 성서의 구약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인 이른바 ‘모세 5경’을 편찬한 것이다. 유대인은 ‘제의 공동체’에서 ‘책의 백성’이 되었던 것이다.

그들은 유다가 망한 것도 자신들이 바벨론 제국의 포로가 된 것도 야훼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으면서,(2) 70년의 바벨론 포로 생활 동안 그리고 그들이 포로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뒤에 유대인들이 뛰어난 방식으로 엮어낸 히브리 성서의 하나님 야웨는 더 이상 지역적인 신이 아니었다.

포로기에 쓰인 창세기에는 야웨 하나님이 전능하신 우주의 창조주라고 선포되기 시작한다. 야웨는 창조주일 뿐만 아니라, 역사의 주님이라고 고백하기 시작한 것이다. 근동의 한 작은 국가의 부족신이라고만 생각되었던 야웨 하나님은 애굽과 바벨론의 강제노동에서 백성을 출애굽 시키시고 빚을 탕감해주는 진정으로 세계사의 주재자이자 우주의 창조주로 고백 되기 시작하고,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됨으로써 제의가 아닌 성서라는 ‘책의 백성’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가진 ‘유대교’(Judaism)가 탄생된 것도 역설적이게도 포로기가 준 하나의 선물이었던 것이다.

오늘 우리는 코로나19 재난기에 이스라엘의 바벨로 포로기와 같은 떠돌이 신자들을 많이 본다, 과거에는 신자들이 이사, 결혼, 취업, 교회에 대한 실망 등으로 교회를 떠돌았는데, 지금은 코로나19로 ‘떠돌이성’이 더 강화됐다.

우리는 바벨로 포로기처럼 코로나19 재난기 중에 가나안 성도처럼 떠도는 신앙인들이 그 과정에서 굉장히 ‘성숙’해진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재난기에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라 교회 생활이 대부분 중지되고 교회의 전통적 기능과 역할도 상당 부분 중단된 그 기간을 바로 바벨로 포로시기처럼 평신도가 스스로 말씀을 읽고 자립적이고 주체적으로 각자의 신앙과 삶을 영위해야 하는 신앙의 성숙기와 장소와 공간을 넘어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리는 새로운 영적 신앙의 탄생기로 해석할 필요도 있다.(3) 

오늘 우리의 코로나19 재난 상황은 예루살렘 성전 붕괴 후에 성전중심에서 책의 종교로 넘어갔듯이 교회 건물 안에 갇힌 신앙을 넘어 지역과 마을로 나가는 자립적이고 주체적인 신앙을 정립하는 새로운 영적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온오프가 통합되는 온라인시대 이제 교회당 중심의 신앙생활과 함께 성숙한 신앙으로 일상에서의 생활신앙을 더욱 확고히 하는 요한복음이 이야기하는 건물과 공간을 넘어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 때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 코로나19 상황은 공간과 건물과 교회 중심을 넘어 신령과 진정으로 교회와 지역 사회를 영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온라인 성령의 교회가 등장을 예고하고 있으며, 오늘 코로나19 재난으로 인한 떠돌이 현상은 바벨론 포로기나 예루살렘 성전 붕괴 후의 상황처럼 우리의 건물과 공간을 넘어서는 새로운 마을교회의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코로나19 이후의 상황은 교회라는 공간을 마을로 확대해 나가는 마을의 목회와 마을 선교 현장과 그동안 교회당 안에 갇혀 있는 예배 공간을 온라인 마을의 마당으로 통합해 나가야 하는 새로운 예배 공동체와 선교 공동체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세 번째 오늘날 시대 상황 속에서 다시 읽어보는 요한복음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사마리아 여인이 물동이를 놓고 마을에 들어가 내가 메시아를 만났다 “와서 보라!”고 전하는 장면이다. 요한복음의 첫 장면에서 나다나엘이 갈릴리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오냐고 할 때 빌립과 안드레가 “와서 보라”고 한 것과 같이 사마리아 여인은 마을로 들어가서 내가 메시아를 만났다. “와서 보라”고 전하는 장면이다.

그리고 그때 마침 음식을 구하러 마을로 갔던 제자들이 음식을 가지고 돌아왔을 때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추수 때가 이미 왔다는 사실을 말한다. 지금 이 코로나19 상황은 이미 희어져 메시아의 추수 때가 온 것이고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사마리아 여인처럼 우리가 메시아를 만났다! 와서 보아라! 하며 물동이를 놓고 마을로 뛰어들어야 할 때인 것이다.

이원돈 목사(부천새롬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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