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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막을 수 없었나역사적 교훈을 버린 비극
임석규 소장(성림역사문화문제연구소) | 승인 2022.11.02 15:18
▲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News1

이번 칼럼은 우선 2022년도 핼러윈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에게 조의(弔儀)를 표하며 시작한다.

이번 참사는 지난 10월 29일 밤 10시 15분쯤 이태원 해밀톤 관광호텔 서쪽의 좁은 골목으로 시민들이 몰려 (작성일 기준) 156명이 압사당하고 15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희생자 중 135명(전체 인원 중 86.5%)가 미래세대라고 불리는 2·30대였고,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대전·충청·경상·전라·제주·외국 등 국내외 시민들이 사망한 대참사였다.

수많은 언론에서도 참사를 긴급히 다룰 정도로 이번 참사는 심각했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 참사에서 안전의 부재를 대대적으로 지적했다. 행정안전부의 ‘지역축제 안전관리 매뉴얼’ 등 지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현장 배치된 경찰 인원도 태부족이었다.

참사의 모습을 살펴보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다시 떠오른다. 당시도 보수-극우 성향의 정치권들의 정부였고 참사가 일어나기 전 사고의 징조가 있었으나 어느 정부 부처도 제대로 된 책임·대응하지 않았으며,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는 점에서 두 참사는 전후가 너무나도 닮았다.

노동계에도 마찬가지의 비극들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사람답게 안전히 일하게 해달라는 노동자들의 외침을 무시하고 자본과 이익만 좇다가 노동자들이 죽고 다치는 일들이 매년 끊이지 않았다. 전태일 열사가 분신하면서 구호를 외쳤던 당대 노동자들의 비극이 최근 SPC 산하 SPL 평택공장에서 여성 노동자의 죽음에까지 이어졌다.

이러한 비극의 반복이 더욱 안타까운 것은 사회적 참사를 겪고도 그 비극의 반복을 막아낼 수 있는 교훈이 너무도 가볍게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8년이 지나도록 현 정부는 아직도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하지 못했다. 또 재벌 등 경제계는 다치거나 죽은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하기는커녕 매해 수많은 해고 등 부당노동행위 및 정·경 유착 통해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 등 사익을 탐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참사가 일어나면 피해자 및 국민에게 사과하며 해당 참사의 원인과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고, 직무태만 등 요인으로 참사를 일으킨 책임자들을 엄중히 처벌하고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과 법을 강화한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다시는 잘못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고 우리 이웃들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백암 박은식은 한국통사를 통해 ‘나라는 멸할 수 있으나, 역사는 멸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우리가 살아온 역사의 궤적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세상을 그려나간다. 그 역사 속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또다시 비극들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어쩌면 너무도 쉽게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임석규 소장(성림역사문화문제연구소)  rase21c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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