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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모든 장애물을 극복하는 동력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2.11.12 20:13
▲ 10.29참사를 대하는 우리의 마음을 돌아보자. ⓒ연합뉴스
예수께서 율법교사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에게 물으셨다. “안식일에 병을 고치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되냐? 아니냐?”(누가복음 14,3)

예수께서 어떤 바리새파 지도자의 집에 들어가서 식사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바리새파 사람들에게 예수는 큰 관심사였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그들이 그토록 중요시하는 말씀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예수의 행적이 그들에겐 사뭇 도전적이었을 것이기에 예수가 그들에게 득이 될지 아니면 실이 될지를 놓고 끊임없이 저울질하며 판단해야 했을 것입니다.

안식일에 예수를 어떤 이유로 초청했는지는 알기 어려우나 여러 사람들이 모인 자리임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예수 앞에 수종병에 걸린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어떻게 거기 있게 되었는지도 의문입니다. 혹시 예수를 시험하기 위해 일부러 데려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예수께서 먼저 ‘도발’을 하십니다. 예수로서는 그 상황이 불편했을지도 모릅니다. 여러 사람들이 작은 축제를 즐기고 있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을 병자를 예수께서는 다른 경우들과 마찬가지로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바라보셨을 것입니다. 그 마음이 행동을 낳고 도발하게 하셨습니다.

모인 율법교사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에게 위의 말씀처럼 질문하십니다. 안식일에 병을 고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한지 않은지 유권해석을 해달라는 것처럼 들립니다.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안식일이 어떤 날인지를 따져보고 그 날의 의미를 되살리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안식일에 ‘주인들에게’ 일을 하지 못하게 한 것은 일에 지친 그 아랫 사람들과 가축들을 일로부터 해방시켜 몸과 맘을 추스리고 생의 기쁨을 누리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일이란 생업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후대 유대교가 생업 이외의 어떤 것이 일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부득이한 측면이 있을 수 있으나 잘못된 규제를 낳을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일에서 자유로워진 그 날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췄어야 했다고 봅니다. 병자를 병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은 안식일의 정신에 부합하는 행위입니다. 더구나 그것이 예수에게는 돈을 버는 직업활동도 아닙니다.

모인 사람들은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혹시라도 법과 불쌍한 마음 사이에서 선택하기가 난처했던 것일까요? 그랬다면 차라리 나을 것입니다. 법이란 최소 규정 문자보다 그 정신이 지켜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법은 죽이는 법이 되고 맙니다.

예수께서는 불쌍한 마음이 시키는 대로 그를 고쳐주셨습니다. 예수의 그 다음 질문이 우리에게 또 충격을 줍니다. 조금 바꿔 말하면 이렇습니다. 너희들도 자기 자식이나 소가 구덩이에 빠진 걸 보면 안식일이어도 건져내지 않겠냐? 누구도 아니라고 답할 수 없습니다. 자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질문 속에는 병자를 마치 자기 자식처럼 보는 예수의 관점이 들어 있습니다. 불쌍한 마음은 상대를 대상화하지 않습니다. 그 마음 속에서 예수와 병자는 하나가 되어 있습니다. 그 마음은 구덩이에 들어가는 것이 위험한 일이어도 뛰어들 수 있게 합니다. 병자를 고치는 것이 법의 함정에 빠지는 일이어도 그 속에 뛰어들어 병자를 건져내는 것이 불쌍한 마음의 명령이었습니다.

10.29참사에서도 우리는 그와 같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희생자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아픔 그리고 그렇게 행동한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이 교차되고 바로 그때문에 권력자들의 온갖 추태에 분노하게 됩니다.

생명에 대한 외경이 모든 법적 사회적 장애물들을 극복하게 하는 오늘이기를. 불쌍한 마음을 키우고 그 마음으로 사람과 자연을 대하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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