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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도 아니요, 선교도 아니다”교회가 공유냉장고를 설치한 까닭
김진수 목사(옥천제일교회) | 승인 2022.11.16 15:47
▲ 공유냉장고를 설치한 이유는 음식물 소비를 줄여 이웃들과 나눠 먹는 운동을 지향하기 위해서이다. ⓒ김진수

공유냉장고는 2010년, 독일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독일의 영화 제작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발렌틴 투른이 ‘쓰레기를 맛보자(Taste The Waste)’라는 다큐멘터리에서 버려지는 농산물에 대해 다루며 대중들에게 음식물을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시켰고 그 결과 음식 공유 사이트인 ‘푸드셰어링(Foodsharing)’을 통해 음식 공유 및 절약 운동이 확산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공유 냉장고가 생겨난 것이다.

한국에도 본래 취지에 맞게 공유냉장고가 설치가 되어 좋은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수원 지역은 공유냉장고가 활성화 되어 많은 곳에 설치가 되어있다.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 민관협력기구랑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며 ‘시청이나 동사무소 자금 지원은 0원! 냉장고는 모두 기부 받은 물품!’ 운영하는 냉장고를 만들어 냈다.

교회가 공유냉장고를 운영하게 된 계기는 주민들과의 소통을 이루는 교회를 생각하며 시작하게 되었다. 냉장고를 준비하기 전 설치 장소로 컨테이너를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것을 위해 동수원교회 사랑야기 국내팀의 도움을 통해 컨테이너 도색작업, 에어컨, 전등교체, 탁자 구입 등 1박 2일 동안 진행하여 준비했다. 감사한 손길을 통해 공간 준비가 되었다. 이 지면을 통해 감사한 마음을 남긴다.

그리고 나서 공유냉장고가 활용될 공간 채우기에 필요한 물품 구입을 위해 모금활동을 전개했다. 공유 냉장고 공간 채워넣기에 함께한 손길은?

윤태현(제주), 김성태(대전), 이석길(군산), 김혜영(옥천), 정창영(옥천), 유경원(청주)
오세열(제주), 박병철(서울), 박연화(옥천), 하승우(옥천), 열분의 페이스북 지인들이 공간 채우기 모금에 동참해 주셔서 58만원을 모았다.

냉장고 구입에 47만원을 사용하고 남은 금액은 물품들을 구입해 진열했다.

주로 물을 구입해 저장을 해 놓기 시작했다. 공유냉장고 운영이 1주일을 지났을 때 한 아주머니에게 연락이 왔다. 공유냉장고에 콩나물을 놓고 가고 싶은데 놓고 가도 되냐는 연락이었다. 당연히 그렇게 하셨도 된다고 했다.

그 후로 아주머니는 나눔을 꾸준히 실천하고 계신다. 김치, 꿀물, 콩나물, 물을 등등 가져다 놓기도 하셨다. 아주머니는 자신의 형편도 넉넉하지 않지만 나누며 살아갈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 교회 앞 공터에 컨테이너에 공유냉장고를 설치했다. ⓒ김진수

공유냉장고 운영자로 관리를 해보니 때로는 냉장고가 텅텅비는 순간도 맞이했다. 한 사람이 다 가져가는 일도 있었다. 다른 지역들도 운영하며 겪는 어려움으로 공유없는 공유냉장고 양심 불량 음식 싹슬이 등에 문제점을 많이 토로한다고 한다.

자연스레 속상한 마음이 처음에는 들었다. 누가 가져가는지 관심을 두지 않으려고 무인으로 운영한다. 쉽게 가져 갈 수 있도록 봉투도 준비해 놓았다. 또한 방명록을 기록하지 않고 나눔 기부자가 누구인지 알려고 하는 마음을 조금 덜 쓰기로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채워지고 나누고가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운영이 되고 있다. 하루는 교회 주차장을 이용하시는 이웃분들이 샤인머스캣(포도)을 놓고 가시기도 했다. 또한 이용자 한분은 천원을 냉장고에 넣고 가셨다. 이러한 과정들을 보면서 즐겁게 운영해가자는 마음을 추스르기도 했다.

교회가 왜 공유냉장고를 운영할까? 그 물음에 답은 “구제도 아니요, 선교도 아니다”에 정답이 있다. 나눔을 기본을 하고 있지만 시혜적 나눔도 아니요 음식물 소비를 줄여 이웃들과 나눠 먹는 운동을 지향하고 있기에 실천을 담보하는 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냉장고는 저장을 우선시한다. 그러나 장기간 저장된 음식은 그리 건강하지 않다. 건강한 먹거리 운동은 지역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도 있지만 자신의 냉장고를 나누는 일도 작은 부분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각자가 맡은 자리에서 작은 나눔의 운동을 통해 나눔의 기쁨을 발견해 보기를 바래본다.

김진수 목사(옥천제일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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