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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다, 그러니 어서 가라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2.11.19 23:22
▲ Charles Foster, 「Moses and the Burning Bush」 (1897) ⓒWikimediaCommons
보라, 지금 이스라엘 자손의 부르짖음이 내게 들려오고 애굽 사람들이 그들을 잔혹하게 압제하는 것도 내가 보았다. 그러니 이제 가라. 내가 너를 바로에게 보내겠으니 너는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이끌어내라.(출 3,9-10)

하나님께서 모세를 만나는 장면은 조금은 혼란스럽습니다. 그 장면에 대한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하나로 결합된 탓일 겁니다. 이러한 차이는 이스라엘의 해방과 관련해서도 나타납니다.

앞에서는 하나님이 직접 행동하시는데, 여기서는 모세가 하나님의 명령을 수행합니다. 동일한 사건을 바라보는 두 시선이 공존한다는 것은 흥미롭고 또 그대로 받아들이는게 좋습니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하나님의 태도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부르짖음을 들으셨고 그의 언약을 기억하셨고 그들의 처지를 보시고 아셨습니다(출 2,24-25). 하나님이 이제 어떻게 하실까 기대하게 되는데, 모세가 언급되면서 약간 지연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런데 그가 하나님의 산에 이르렀습니다. 우연일 수도 있겠으나 하나님은 불이 붙었지만 불에 타지 않고 있는 떨기나무로 모세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하나님은 모세를 자기 앞에 세우기 위해 그렇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거룩성을 침범하지 않도록 공간적으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하나님과 모세가 마주 섰습니다. 하나님이 자기를 이스라엘의 조상들의 하나님으로 소개하고 이스라엘이 압제당하는 것을 보셨다고 말씀하시며 구원계획을 알려주십니다.

하나님을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  말을 듣는 모세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바로를 피해 동족을 떠나온 지 40년이 지났습니다. 다 잊고 살았는데 그 말씀에 마음이 설렜을까요? 내가 뭐라고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건가 했을까요?

하나님은 곧이어 모세에게 가서 내 백성을 이끌어내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은 아주 ‘급한’ 마음입니다. 모세와 몇마디 이야기하시고 모세의 생각을 듣지도 않으셨는데 불쑥 가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상태가 어떤지 보시고 들으셨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고통에 공감하시고 ‘급히’ 이스라엘을 위해 행동하십니다. 하나님에게는 급한데 모세에게는 난데 없는 소리일 수 있습니다. 급한 하나님에게 모세는 내가 뭐라고 그리 하겠습니까 하고 거부의사를 밝힙니다.

모세로서는 40년의 간격을 넘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제부터 마침내 모세가 마지 못해서라도 동의하기까지 하나님의 설득 작업이 길게 진행됩니다. 급한 마음을 눌러가며 이렇게  노력하는 하나님에게서 ‘인간적인’ 면모를 보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그리 하실 것입니다. 죽은 자들과 생존자들의 절규에 하나님이 어떤 마음으로 일하실 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들을 기억하며 더이상 그런 부르짖음이 들리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위해 일하도록 우리를 부르십니다.

보고 듣고 공감하고 행동하며 사는 오늘이기를. 주춤거리고 싶을 때 급한 마음으로 서두는 사람을 보고 그 옆에 서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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