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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선교 공간『코로나19 문명 전환기의 생명망 목회와 돌봄 마을』 (나눔사, 2022) (20)
이원돈 목사(부천새롬교회) | 승인 2022.12.19 21:43
▲ John Bridges, 「Christ Healing the Mother of Simon Peter’s Wife」 (1839) ⓒWikipedia

예수님께서 최초로 하신 선교사역 현장을 살펴보면 좋겠다. 마가복음에는 회당에서 시몬의 집으로 들어가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예수님이 등장하자 선교의 무대가 회당에서 베드로 장모의 집 곧 마을로 바뀌고 있음을 우리는 보게 된다.

유대교 율법에 따르면 안식일에는 일해서는 안 되게 되어 있다. 그러한 일의 범주에는 병자를 고치는 치료행위도 들어간다. 거룩하고 복된 날로 축복받은 안식일이 오히려 사람들을 얽매는 날이 된 것이다. 주님은 두 팔을 벌리고 언제든지 사람들을 치유하시려 하였지만, 율법에 매인 바리새인관 서기관들은 그러한 예수님의 행위를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에 그들은 안식일이 끝나는 저녁에 주님이 계신 베드로의 집으로 몰려든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깊이 들여다보아야 할 것은 회당과 베드로의 집이 뚜렷이 대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님은 회당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곳은 항상 불신과 음모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회당은 귀신 들린 자들이 있고 손 마른 무기력한 사람이 있는 곳이었다. 그곳은 사람을 평가하고 안식일이라는 죄목으로 사람을 얽어매는 곳이었다. 그곳에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교만과 허영이 있고, 진리를 대적하려는 음모와 폭력이 있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주님은 사역을 제대로 하실 수 없으셨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공동체를 베드로의 집을 중심으로 만드셨다. 온 동네 사람들이 문 앞에 모였을 정도로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그 문턱은 낮아 많은 사람이 편안하게 오갈 수 있는 곳으로, 이곳에는 생명과 진리가 있었다. 

이처럼 유대교의 마을 신앙의 중심 공간인 회당이 아니라, 회당 밖 베드로의 장모의 집이 바로 예수님의 선교 사역의 베이스캠프가 되었다.

주님의 선교가 회당이라는 종교 공간에서가 아니라 베드로의 장모의 집이라는 근접 공간과 사이 공간에서 활발히 일어나고 있음을 암시한다. 그러므로 오늘의 선교는 교회 안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도서관이나 지역아동센터나 협동조합 카페와 같은 근접 공간, 제3의 공간에서 실천해야만 한다.

이미 2000년 전 예수님의 갈릴리 선교가 회당 중심이 아니라 베드로의 장모의 집인 근접 공간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우리는 보게 된다. 이는 유럽 최초의 선교가 당시 사회의 중심인 성문 안이나 제대로 된 회당 즉 시나고그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성문 밖 강가라는 소외와 차별의 장소, 여성들의 위기 공간 안에 있었던 이방인 두아디라 여인 루디아가 거주한 장소에서 있었다는 점이다.

백소영 교수는 우리 신앙인들과 선교자들은 지역 사회와 소통 능력의 함향을 위해 이중언어의 구사 능력을 함양해야 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성벽 뒤의 신앙 공동체의 언어(communal language)를 성벽 위에서 중재를 위한 ‘공적’ 언어(public language)로 번역하는 ‘이중언어’, 구사 능력의 함양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 신앙인들과 선교자들은 성안의 언어가 아니라 일상 사회생활 하는 사람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성 밖의 언어와 사회적 언어를 소통하기 위해 우리의 신앙 언어를 어떻게 사회화시킬 것인가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의미로 예수님은 선교 초기부터 끼리의 언어가 아니라 성 밖 사이의 언어를 쓰셨다. 그뿐만 아니라, 공간적으로도 회당을 넘어 마을과 베드로 장모의 집인 사이 공간 제3의 마을 공간으로 나가 이곳에서 의미있는 하나님 나라 선교를 실천하셨다.

이렇게 예수님의 신앙의 언어와 공간의 사이성과 사회성을 획득하자 갈릴리 일대에서 예수님과 그 일행의 치유역사가 활발해져 예수님은 두 가지 일을 실천하셨다.

첫째는 새벽 미명에 하나님 앞으로 나가 하나님과 소통하며 힘을 재충전하시고, 둘째로 새벽 기도로 영적 힘을 충전하신 예수님은 “내가 다른 동네에서도 하나님의 나라 복음을 전하여야 하리니” 하시며 갈릴리 일대에서 낮에는 복음 전도를 하시고 밤에서 각종 병을 고치셨다.

마치 새벽이 동트면서 빛이 도래하자 어둠이 몰려나가기 시작하는 것처럼 갈릴리 마을의 모든 악령이 추방되고 각색 병든 많은 사람들이 치유되고 새로운 하나님 나라의 새벽이 밝아오는 놀라운 역사가 임했다. 

오늘 우리 지역교회 선교 담당자들은 교회라는 공간을 넘어 마을의 도서관이나 지역아동센터나 지역 카페나 어르신 쉼터와 같은 마을의 근접 공간 사이 공간으로 나가, 이제 다른 동네에서도 하나님의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근접 공간에서 사이의 언어로 소통하기 시작할 때 하나님 나라의 놀라운 선교와 치유의 역사가 왕성해질 것이라 확신한다.

이원돈 목사(부천새롬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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