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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주택 요구, 생떼가 아니라 사람의 당연한 권리” ‘2022년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 참석자들 한 목소리로 요구
류순권 | 승인 2022.12.26 00:54
▲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서도 서울역 광장에는 ‘2022년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를 드리기 위해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운집했다. ⓒ류순권

“가난하지만 차별과 멸시는 거부한다. 시혜와 동정이 아닌 투쟁과 연대로 빈곤 철폐!”

2022년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가 25일(일) 오후 3시30분 서울역 광장에서 “들어갈 방은 없지만 with 쪽방촌블루스”를 주제로 쪽방촌 주민들(동자동·창신동·돈의동)과 함께 드려졌다.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연합예배’는, 2002년부터 매년 부활절과 성탄절, 가난하고 고통당하는 이의 모습으로 오시는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많은 기독교인들이 광장에 모여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예배를 드려왔다.

정부와 서울시가 앞장서서 삭감했다

송기훈 목사(영등포산업선교회)의 사회로 시작된 성탄절 연합예배는 동자동 주민 김정길 씨가 “이제 우리는 어떤 절망 안에서도 소망의 그 노래를 부를 수 있고 어떤 슬픔 안에서도 기쁨의 노래를 부를 수 있다.”며 그것이 “우리의 투쟁이고 연대”라고 주장했다. “세상의 가난 속에서 떳떳한 그 노래를 부를 수 있고 브루스를 부르며 뜨거운 성탄절을 밝힌다”며 촛불점화로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세상의 멸시와 조롱 앞에서 느끼는 부끄러움, 친구의 생명보다 돈을 선택할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 빼앗긴 권리를 소리치지 못하는 망설임, 절망이 소망을 이길 것 같은 불안입니다. 우리를 이것들로부터 해방시키시고, 이제는 쫓겨남 안에서도 떳떳하게 일어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현장의 증언으로 참석한 김호태 전 대표(동자동 사랑방)는 “쪽방촌에는 한 평도 안 되는 그런 좁은 방에서 한 사람씩 한 세대가 살고 있는데 동자동에만 1천 세대가 살고 있다”며 “아주 열악한 곳이며 바퀴벌레는 물론 모기들도 있고 사람 하나 들어가서 누울 자리도 불편한 이런 조그만 곳에서 거주하고 있다”고 실상을 알렸다.

또한 “공공임대주택을 지어달라고 약 70일 동안 농성을 했지만 돌아온 답은 5조 6천억의 예산을 삭감이라는 절망적인 소식뿐”이라고 했다. 서울시와 정부가 나서서 “우리 어려운 사람들이 두 다리 쭉 뻗고 잠도 잘 수 있는 집을 마련해 주고, 공공주택을 빨리 좀 지어서 많은 이들이 그곳에 들어가서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해 주기”를 호소했다.

▲ 동자동에 거주하는 한 시민이 쪽방의 현실을 알리고 있다. ⓒ류순권

올해 들어 사망자만 430여명

이원호 집행위원장(빈곤사회연대)은 “서부역 뒤편에 홈리스 텐트들이 10여 개가 있다”며 “올해 들어 가장 추웠던 금요일 거기 계신 분 중에 한 분이 쓰러지셔서 심정지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고 장례를 치르기 위해 서부역 쪽 7017 고가도로 아래에 장례식장을 마련하고 있다”며 “그곳을 지키다 왔다”고 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올해 홈리스 관련된 단체들이 파악한 것만으로도 430여 명이 돌아가셨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집이 없어 혹은 안전한 삶의 자리가 없어 거리에서 쪽방에서 고시원에서 한 해 수백 명이 죽어가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우리가 살아야 할 안정적인 집을 없애는 5조 7천억 원의 예산을 삭감하고 다른 곳으로 가면 이사비 40만원 줄게 하는 30억 예산을 신규로 편성했다고 자랑하고 있는 모습에 우리는 국회 앞에 농성장을 차리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집이 당연한 우리의 권리라는 인식을 갖지 못하고 그저 부동산으로만 호명되는 세상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집을 달라고 하는 그 정당한 요구를 지긋지긋한 요구들로 치부했다”며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지긋지긋한 떼쓰기가 아니라 우리의 당당한 권리”라고 외치면서 “‘내놔라 공공임대’를 69일 동안 외치고 그 천막을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농성장 해단식을 했다”며 “우리가 우리 스스로 우리의 영원한 집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왔기 때문에 저희는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게 69일간의 농성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제가 알기로 예수님께서 바로 홈리스로 이 땅에 오셨고 집이 아닌 마굿간 말구유에서 태어나셨다”라며 “그 의미를 다시 한번 새겨봤으면 좋겠다”며 현장 발언을 마쳤다.

▲ ‘2022년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 참석자들이 추운 겨울 쪽방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야 하는 이들과 함께 성찬례를 진행했다. ⓒ류순권

고귀한 인간의 당연한 권리

예배 기도를 맡은 이소정 청년(새민족교회)은 주님이 태어나던 그 밤도 이렇게 추웠는지 물으며 “가난한 이들에게 불어오는 겨울바람은 유독 더 차가운 것 같다”며 “창문에 뽁뽁이를 달아도 작은 방에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고 바닥은 마냥 그렇게 따뜻하지 않고 그렇게 우리의 마음은 얼어붙어 간다”고 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따뜻한 성탄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오늘이 되게 하시고 모든 이들이 따뜻하고 포근한 자신만의 방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하게 기도했다.

설교를 맡은 이민희 목사(옥바라지선교센터)는 누가복음 2장 7-8절의 말씀으로 “들어갈 방은 없지만”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 목사는 “2천년 성탄을 다룬 간략한 이야기가 지금 이곳에서도 강한 힘을 지니는 이유는 세상을 뚫고 들어온 하늘의 영광이 이 땅 위에 다양한 삶과 모든 움직임의 평화를 선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먼저 놓인 이 인간됨을 근거 삼아 가진 게 없어도 인간이므로 우리는 주거하고 노동할 공간 그 안에서 다채롭게 맺어갈 관계들을 요구한다”며 “인간은 고귀하다는 믿음에서 몸과 영혼이 쉴 수 있고 삶을 꾸릴 기반이 될 방을 요구”할 것이며 “이 요구를 위해 함께 노래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설교 후 참석자들은 박세론 간사(한국기독청년협의회)와 김희석 사무국장(평화누리)과 함께 ‘2022년 성탄절,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신앙고백’을 드린 후 우성구 목사(기독교도시빈민선교협의회)의 집례로 성찬식을 진행한 후 공동 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전남병 목사(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상임대표)는 알림과 사귐의 시간에 예배에 참석한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드려진 헌금은 쪽방 주민분들의 겨울나기에 사용될 것이라고 했다.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연합예배 준비위원회는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가족들과도 함께 하겠다고 약속하며 내년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부활절 연합예배에도 함께 해 주시길 부탁하며 모든 행사를 마쳤다.

류순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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