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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야 할 예수”를 그리다허호익 교수의 《예수는 달랐다》를 읽고서
정종훈 교수(연세대학교) | 승인 2022.12.29 14:40

젊은 시절 학문과 신앙, 삶에 적지 않은 영향과 도전을 주었던 선배 허호익 교수께서 따끈따끈한 저서 《예수는 달랐다》(동연, 2022)를 출판하였다. 그는 모처럼 1년 4개월만에 나들이한 아내에게 이 책을 선물했고, 학기 종강을 하고 별 일정이 없었던 나는 뒹굴뒹굴하다가 아내보다 먼저 이 책에 손을 대었지요.

허 교수께서는 《예수는 달랐다》에서 신앙의 그리스도로 치장된 예수를 맨얼굴의 역사적 예수로 접근함으로써 ‘믿어야 할 그리스도’가 아니라 ‘따라야 할 예수’를 독자들에게 도전적으로 제시하고 있어요. 예수께서는 유대인 남성과 정치 권력자, 종교 특권층 중심의 세상에서 지극히 작은 자들(가난한 자, 병든 자, 이방인과 사마리아인, 여성들, 죄인으로 취급받던 세리와 창기 등)에게 우선적인 관심을 주시며 그들의 친구가 되셨음을 강조하고 있지요. 뿐만 아니라 예수께서는 여기에서 이미 시작된 하나님의 나라, 세상이 추구하는 것과는 다른 하나님의 복을 주요 메시지로 전했으며, 저자는 이를 부각시킴으로 독자들에게 삶의 자세의 전환을 촉구하고 있지요.

고맙게도 허호익 교수는 신학 고유의 어려운 용어들을 일상적인 언어로 전환해서 기독교 평신도든, 비기독교인이든, 이웃 종교인이든 누구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글을 서술함으로 신학의 보편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어요.

허호익 교수, 그는 조직신학자로서 서구 신학의 안테나 역할에 머물기보다는 토착화 신학을 향해서 오랫동안 노력해왔고, 그의 통찰력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이미 20권이 넘는 저서를 출판했지요. [예수는 달랐다]는 신간 서적을 보니 그의 그동안의 연구결과가 농축되어 곳곳에 스며들어 있네요. 독자들은 그의 다른 저서들, 《한국 문화와 천지인 조화론》, 《천지인 신학》, 《단군신화와 기독교》, 《그리스도의 삼직무론》, 《예수 그리스도 1, 2《》 등으로 나아가면 더 깊은 이해를 하며 더 큰 재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 여겨져요.

우리는 신간 《예수는 달랐다》에서 예수께서는 율법과 구약의 핵심 전승을 계승했을 뿐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하나님 이해를 전개했다는 것, 특히 하나님의 왕적 권위보다 ‘아빠 아버지’로서의 사랑을 새롭게 강조했음을 알 수가 있어요. 허 교수는 서구 신학의 두 축, 하나님과의 관계와 이웃과의 관계에 머물지 않고, 자연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동양적 이해 속에서 소위 천지인(天地人) 삼중 관계의 신학을 견지하고 있어요. 때문에 구원의 세 가지 요소인 하나님과의 화해 개인구원과 이웃과의 화해 사회구원 그리고 자연과의 화해 생태구원이라는 삼중적 화해로서의 구원을 강조하고 있기도 해요.

또한 허 교수는 “예수는 유대교의 4대 종파와 달랐다”는 5장에서 살아 있는 권력을 지향하기에 정치적 현상 유지를 강조하는 사두개파와 공동체의 이상을 추구하지만 정치적으로 무관심한 금욕적 은둔 공동체 에세네파, 종교적 권위와 형식을 강요하며 정교 분리를 견지하는 배타적 율법주의자 바리새파와 정치적 변혁을 지향하며 무력 항쟁을 불사하는 열심당 등 유대교의 4대 종파의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며, 예수가 그들과 다른 것이 무엇인지를 성서의 사례들을 통해서 명확히 제시하고 있어요.

나는 예수 당시 유대교의 4대 종파가 오늘 한국교회 내에 그대로 이식되어 있음을 보며 놀랄 수밖에 없었어요. 더러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는 대형 교회 담임목사들과 사두개파가, 정교 분리를 운운하며 세속 정치에 침묵하는 다수 교회의 목사들과 바리새파가, 친미든 반미든, 친북이든 반북이든 진영 논리에 빠져 상대 진영의 진정성을 배제하는 전투적인 목사들과 열심당이, 자신만의 경건을 강조하며 고고한 양 처신하는 신비주의적인 목사들과 에세네파가 곧바로 연결되었기 때문이지요.

허호익 교수는 《예수는 달랐다》는 신간 저서를 기독교 평신도들에게 부담 없이 읽히기를 원해서 각주와 참고문헌을 일부러 생략했는데, 많은 독자가 이 책을 구입하여 빨리 품절되기를 간절히 기대해요. 한국교회의 수준이 이 책과 함께 질적으로 더욱 성숙하게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다음 개정판에서는 각주를 생략하더라도, 더 깊은 연구와 계속된 독서를 위해서 장별로 참고할만한 책들을 참고문헌으로 추가로 제시해준다면, 목회자와 신학도들에게도 보다 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나는 쉽게 읽을 수 있고, 동시에 많은 신앙적 통찰을 주고 있는 허호익 교수의 《예수는 달랐다》는 저서의 일독을 지인들을 비롯한 모든 이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어요. 한 번 읽어 보세요. 읽고 나면 뿌듯함이 클 것이에요.

정종훈 교수(연세대학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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