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riton Riviere, 「Daniel’s Answer to the King」 (1890) ⓒWikipedia

이 시간 우리 모두에게 주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한 주간 평안하셨나요? 우리 안에 주어진 평안,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평안을 어떠한 상황에서도 선택하고 누리시는 저와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2023년도 첫 주일입니다. 오늘은 다니엘서 말씀을 통해 우리 초도제일교회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 그리고 한 해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려고 하는지 이야기 나누고자 합니다. 먼저 성도님들이 신앙생활을 하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어떤 목적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고 계십니까? 기도를 드리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면 그 모습을 보시고 하나님이 세속적인 가치의 축복을 주실까봐 하시는 분들, 하나님의 뜻과는 전혀 상관없는 나의 이익이나 목적에 도움을 주실까봐 신앙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또는 나를 둘러싼 환경을 변화시키려고 한다거나, 나를 힘들게 하는 타인, 상대방을 변화시키고자 기도하기도 합니다. 이런 말도 있었습니다. ‘기도로 하나님을 움직여라.’. ‘기도로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여라.’

때로는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님의 뜻을 깨닫기를 바라기보다는 나의 개인적인 위로나 개인적인 삶에 도움을 받고자만 묵상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위로와 도움도 받아야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깨닫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신앙생활, 기도, 말씀 묵상의 태도는 잘못되었습니다. 나의 기도로 하나님을 조종하려는 교만한 태도,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깨닫는 것이 아니라 내 이익에 말씀을 이용하려는 태도는 우리가 지양해야 하는 신앙의 태도입니다.

저는 이런 이들도 보았습니다. 정의와 공의, 선과 의로움을 외치지만 결국 자기 의와 자신의 만족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입니다. 또는 마치 자신은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것만을 겸손하게 찾는다고 하지만 그 모든 탐구가 결국 자신의 경험과 인식의 틀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저도 이 틀 안에 갇혀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건 겸손해야 합니다. 삶으로 말씀이 드러나야 합니다. 그렇기에 신앙생활은 나 자신을 변화시키고, 나의 욕망과 목적을 꺾어 하나님의 말씀과 뜻 앞에 굴복시키기 위해 기도를 하고, 말씀을 묵상해야 합니다. 노력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닮는 삶,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는 삶을 살기 위해 기도하고 말씀을 묵상하고 신앙생활을 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은 이런 신앙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을까요? 먼저 본문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1 다리우스는 자기의 뜻대로 나라 안에 지방장관 백스무 명을 세워서, 나라를 다스리게 하였다. 2 또 그들 위에 정승 세 사람을 세웠는데, 다니엘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지방장관들이 정승들에게 업무를 보고하게 하여, 왕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였다. 3 그런데 다니엘이 다른 정승들이나 지방장관들보다 더 우수하였으므로, 왕이 그를 나라의 통치자로 임명하고자 하였다.”

다니엘은 포로입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자입니다. 그런 자가 자신들을 다스린다고 생각하니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다니엘의 적대자들은 다니엘의 잘못을 찾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흠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4 그러자 다른 정승들과 지방장관들이, 다니엘이 나라 일을 잘못 처리한 것을 찾아내려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그에게서 아무런 실책이나 허물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다니엘이 임무에 충실하여, 아무런 실책이나 허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5 그래서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다니엘이라는 자는 그가 믿는 신의 법을 문제 삼지 않고는, 고발할 근거를 찾을 수 없다.’”

고발할 근거를 찾을 수 없자, 다른 방법을 찾습니다. “6 그리하여 총리들과 방백들은 왕에게로 나아가서 아뢰었다. "다리우스 임금님, 만수무강 하시기를 빕니다. 7 이 나라 정승들과 대신들과 지방장관들과 고문관들과 총독들이 모두 의논한 바가 있습니다. 임금님이 법을 한 가지 만드셔서, 금령으로 내려 주시도록 요청하기로 하였습니다. 그 법은, 앞으로 삼십 일 동안에, 임금님 말고, 다른 신이나 사람에게 무엇을 간구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사자 굴에 집어 넣기로 한다는 것입니다. 8 바라옵기는, 임금님이 이제 금령을 세우시고, 그 문서에 임금님의 도장을 찍으셔서, 메대와 페르시아의 고치지 못하는 법을 따라서, 그것을 다시 고치지 못하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9 그리하여 다리우스 왕은 금령의 문서에 왕의 도장을 찍었다.”

그런데 다니엘은 어떻게 행동합니까? “10 다니엘은, 왕이 금령 문서에 도장을 찍은 것을 알고도, 자기의 집으로 돌아가서,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그 다락방은 예루살렘 쪽으로 창문이 나 있었다. 그는 늘 하듯이, 하루에 세 번씩 그의 하나님께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감사를 드렸다.”

이후에 다니엘은 적대자들에게 발견되었고, 고발당해 사자 굴에 던져집니다. “11 그 때에 다니엘을 모함하는 사람들이 들이닥쳐, 다니엘이 그의 하나님께 기도하며 간구하는 것을 목격하였다.”

다니엘의 세 친구와 관련된 일화도 있습니다. 다니엘서 6장보다 앞서 있는 3장의 본문입니다.

다니엘 3:4-7 “4 그 때에 전령이 큰소리로 외쳤다. ‘민족과 언어가 다른 뭇 백성들은 들으시오. 뭇 백성에게 하달되는 명령이오. 5 나팔과 피리와 거문고와 사현금과 칠현금과 풍수 등 갖가지 악기 소리가 나면, 느부갓네살 왕이 세운 금 신상 앞에 엎드려서 절을 하시오. 6 누구든지, 엎드려서 절을 하지 않는 사람은, 그 즉시 불타는 화덕 속에 던져 넣을 것이오.’ 7 그리하여 민족과 언어가 다른 뭇 백성들은, 나팔과 피리와 거문고와 사현금과 칠현금과 풍수 등 갖가지 악기 소리가 울려 퍼지자, 느부갓네살 왕이 세운 금 신상 앞에 엎드려서 절을 하였다.”

세 친구도 왕이 세운 금 신상 앞에 엎드려 절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느부갓네살에게 이렇게 고백합니다. “17 불 속에 던져져도, 임금님, 우리를 지키시는 우리 하나님이 우리를 활활 타는 화덕 속에서 구해 주시고, 임금님의 손에서도 구해 주실 것입니다. 18 비록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우리는 임금님의 신들은 섬기지도 않고, 임금님이 세우신 금 신상에게 절을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굽어살펴 주십시오.”

죽음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온 순간에도 세 친구는 굴복하지 않고,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다니엘도 마찬가지입니다. 굴복하지 않고,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30일 만 딱 눈감고 넘어가면 아무 문제가 없을 텐데도, 하루도 아니고 1시간도 1분도 타협하지 않았고,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이런 선택을 내릴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이런 태도로 살아갈 수 있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저는 오늘 본문 10절 하반절에서 그 답을 찾습니다. “10b 그는 늘 하듯이, 하루에 세 번씩 그의 하나님께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감사를 드렸다.”

선택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주저하지 않고 하나님을 택할 수 있는 이유 그것은 늘 기도하고, 늘 하나님의 뜻을 찾고, 늘 하나님께로 향한 선택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제 지인분은 농담으로 다니엘이 기도하는 습관이 있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렇게 기도해 버린 거 아니냐? 하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우리 초도제일교회 공동체가 이 세상의 가치와 타협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좇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신앙의 동기와 목적을 언제나 살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나의 이익과 만족을 먼저 추구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따르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도 다니엘처럼 ‘늘 하듯이’가 필요합니다. 늘 하듯이 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듣기를 갈망하고, 말씀을 통해 듣기를 갈망하며 끊임없이 하나님께로 향해야 합니다. 올 한 해는 기도, 말씀 묵상을 중심으로 두고 강의, 예배, 수련회를 진행하려 합니다.

여러 번 반복해서 말씀드렸지만, 신앙생활은 취미 생활이 아닙니다. 내 시간 날 때 짬 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온 삶과 온 마음을 다해야만 합니다. 올 한 해 기도와 말씀 묵상의 습관을 들일 수 있는 성도가 되실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어떠한 상황에도 하나님을 택할 수 있는,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갈 수 있는 저와 성도가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 여정 속에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덧입게 될 줄 믿습니다.

이상중 목사(초도제일교회)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