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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을 순교자로 만든 폭군들의 전성시대승산 없는 싸움을 시작한 윤석열과 오세훈 그리고 국민의힘
이정훈 | 승인 2023.01.12 16:39
▲ 김어준이 개설한 유튜브 채널 ⓒ화면 갈무리

지난 9일 유튜브에 한 채널이 개설되었다. 그간 TBS 교통방송에서 김어준이 진행하던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라는 시사 프로그램이 폐지되며 12월30일로 하차하고 유튜브 채널에 사실상 뉴스공장 시즌 2를 시작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이 폐지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낭설이 있지만 서울시의 예산삭감에 따른 운영비 절감 차원이라는 것이 가장 크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폐지와 유튜브 채널 신설이 가져온 광풍

특히 2022년에 진행된 제8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서울시의회에 다수당을 차지하고 TBS 폐지 조례안을 의결, 통과시키며 TBS의 운영이 2024년부터 중단될 위기에 놓이는 등 기류가 심상치 않게 흘러간 것이다. 이에 김어준 씨는 향후 거취를 놓고 제작진과 고심에 들어갔고 하차를 결정한 것이다. 서울시의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주장은 김어준의 편파적인 방송 내용 때문이라고 알려졌고 이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불만이기도 했다.

이렇게 공영방송에서 하차하고 개설하게 된 김어준의 유튜브 채널은 방송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인 2023년 1월 6일, 채널 공개 일주일 만에 약 35만 명의 구독자를 끌어들였다. 2022년 12월 30일과 2023년 1월 4일에 올라온 대략 1분 가량의 광고와 예고편 영상은 특별한 내용이 없음에도 조회수 60만 회를 넘어서는 진기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또한 2023년 1월 9일, 첫 방송과 동시에 구독자 5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유튜브 채널 공개 약 열흘 만인데, 첫 방송 실시간 최대 접속자 또한 약 18만 5천 명을 기록, 과거 김어준의 뉴스공장 시절의 최대 접속자 기록을 갈아엎었다. 첫 방송 영상의 조회수도 만 하루만에 200만을 넘어섰다.

여기에 방송 이틀째인 1월 10일 방송에서는 실시간 최대 접속자 약 19만 6천 명을 기록했고 사흘째인 1월 11일 방송에서는 약 20만 2천 명에 이르렀다. 이는 최대 접속자 기준, 전세계 유튜브 채널 중 4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흘째인 1월 12일 방송에서 약 21만 5천 명을 기록하며 4일 연속 기록을 경신했다.

또 하나의 기록으로, 이른바 유튜브 채널의 후원금에 해당하는 슈퍼챗 수익으로도 여러 언론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첫 방송 영상에서 약 9,300만 원의 수익을 내 당일 전세계 유튜브 슈퍼챗 1위를 달성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방송 시작 3일 만에 슈퍼챗으로만 총 약 1억 4천여만원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고 알려졌다.

순교, 순교자 그리고 순교의 시대

그리스도교의 역사는 순교의 역사로 알려졌다. 순교는 자기가 믿는 종교의 가르침을 지키기 위해 죽는 것이고, 이러한 사람을 일컬어 순교자(殉敎者)라고 부른다. 라틴어로 순교는 그리스어 ‘마르투리온’(marturion)에서 유래된 ‘마르티리움’(martyrium)이다. 본래는 ‘증언’ 또는 ‘증거’를 의미한다.

그러나 교회 역사 안에서 목숨을 바쳐 그리스도를 위해 복음의 가치를 증거하고 복음의 가르침을 실천하다가 피를 흘려 목숨을 바친 신앙인들을 뜻한다. 따라서 그리스도교적인 의미에서 순교는 그리스도를 위해 생명까지 포함하는 전인적인 자기 봉헌을 통한 증거라고 정의할 수 있다. 순교는 그리스도를 위해 목숨까지 아까지 않는 증거이며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동참하는 행위라고 평가된다.

사실 구약성서에 ‘마르투리온’이란 용어는 없지만, 신약성서인 사도행전(22,30)에는 스데반의 죽음를 전하며 ‘마르튀로스’(증거자)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등장한다. 스데반 집사를 최초의 그리스도인 순교자로 언급하는 것이다. 이를 미루어보아 이미 성서에서도 순교란 단순히 복음의 진리를 따른 일상적인 삶의 증거가 아니고 피로써 증거하는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사도 바울은 고린도후서 4,7-10에서 “우리는 이 보물을 질그릇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엄청난 능력은 하나님에게서 나는 것이지, 우리에게서 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사방으로 죄어들어도 움츠러들지 않으며, 답답한 일을 당해도 낙심하지 않으며, 박해를 당해도 버림받지 않으며, 거꾸러뜨림을 당해도 망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예수의 죽임 당하심을 우리 몸에 짊어지고 다닙니다. 그것은 예수의 생명도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기 위함입니다.”라고 기록하며 순교에 대한 상을 이미 보여주기도 했다.

신약성서 시대가 막을 내리고 이후 교회의 시대에는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을 증거하다가 순교했다. 그 가운데 공적으로 순교 사실을 인정해 신분이 밝혀진 순교자들도 있고 그보다 훨씬 숫자가 많은 무명의 순교자들도 존재한다. 그리스도교 신학을 처음으로 집대성한 것으로 알려진 어거스틴은 “(죽음)이라는 벌이 (사람을) 순교자가 되게 하지 않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그 이유가 순교자 되게 한다.”(시편 34편 해설)고 일갈하기도 했다.

또한 초대 교회 ‘안디옥의 이그나티우스’는 그리스도교적 순교에 대해 “믿음을 위한 피 흘림의 증언”이라 정의하며 “고통과 죽음으로 그리스도를 완전하게 모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150?-215년) 역시 “순교자의 고통 속에 그리스도께서 함께 계시기 때문에 하느님의 영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장된다”고 했다다. 또한 그는 “순교자의 생명이 완전함을 향한 그리스도인의 충만함이기 때문에 자기 욕구들에 대한 포기는 실제의 피 흘림과 똑같은 것”이라고까지 생각했다.

이렇게 초대교회부터 순교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최고의 영광으로 인식되었다. 특히 로마제국의 그리스도교 박해의 역사로부터 수많은 순교자를 양산했을 뿐만 아니라 복음의 전파가 시작된 지구상 어느 곳에서든지 순교는 이와 발을 맞추기도 했다. 그리스도교의 역사는 박해와 순교의 역사로 다시 정의할 수 있겠다.

기울어진 한국 언론 현실에서 탄수음료가 되어주었는데

Danmark–Norge(덴마크-노르웨이) 왕국 København(코펜하겐)에서 출생한 철학자 ‘Søren Kierkegaard(쇠렌 키르케고르, 국립국어원의 덴마크어 표기 세칙에 따름)’는 이런 말을 남긴적이 있다.

“The tyrant dies and his rule is over; the martyr dies and his rule begins.(폭군이 죽으면 그의 지배는 끝나지만, 순교자가 죽으면 그의 지배가 시작된다)”(1)

김어준이 개설한 유튜브 채널이 몰고 온 광풍 현상을 지켜보며 떠오른 것이 바로 “순교”라는 말과 키르케고르의 문구였다. 필자의 눈에는 윤석열과 오세훈으로 대표되는 국민의힘 류의 정치인들이 김어준을 순교자로 만든 것 같았다. 긍정적 의미에서든 부정적 의미에서든 김어준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순교자 신앙을 가진 것으로 보였다.

그렇다면 이렇게 물을 수 있겠다. 누가, 왜 이렇게 김어준을 순교자로 만들고 그를 순교자로 추앙하게 만들었는가 하고 말이다. 누가에 대한 의문은 이미 해소되었다. 기존의 기득권 세력이고 비판받고 있는 정치인들이다. 이제 왜라는 물음에만 답을 하면 되겠다.

필자에게 보기에, 우스갯소리로 한국 언론의 기울어진 운동장 ‘덕분’이었다. 이는 진·보수를 떠나 거의 99%의 한국 언론의 현실 때문이다. 현재 한국 언론의 현실은 기득권 세력에 대해 비판적 논조를 펴는 언론이 없다. 얼마전 한국의 대표적 진보 언론에 속한 언론인도 기득권 세력과 연결된 한 범죄인으로부터 상당한 액수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었다.

이는 작은 예에 불과하지만 현재 한국 언론은 유수의 건설사에 속해져 있는 인사가 대표를 맡으며 한국 건설업을 떠받치고 있다. 이들 언론들은 건설업계의 불황이라는 미명하에 자신들의 대표가 속해져 있는 건설사를 위해 미분양 아파트를 국가가 나서서 매입해야 한다는 사설을 유포하고 있는 참담한 현실이다. 자본과 언론, 권력이 꿍짝을 맞춰 국가를 말아먹고 있다.

권력 비판은 기대할 수도 없다. 기울어져도 너무 기울어져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그나마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기울기를 맞추려고 노력했다. 노력했다는 의미이지 정확했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보도 상당했고 사실에 부합하지 않은 것도 많았다. 재차 언급하지만 기울어져 있는 추를 맞추려고 꿈틀거렸을 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민들은 이에 열광했고, 결과는 청취율 1위로 나타났다. 답답한 현실에서 청량감 높은 탄산 음료수가 같았다는 뜻이다. 그렇게 몇 년을 달려온 김어준의 뉴스공장 폐지는 시민들에게 분노를 자아냈고, 결국 김어준은 순교자로 보이게 만들었다. 유튜브 채널의 개설은 곧바로 순교자 신앙으로 발현되었다.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다시 한번 키르케고르의 지적을 언급하며 긴 사설을 마치도록 하자. 윤석열과 오세훈으로 대표되는 폭군의 지배는 임기와 함께 끝이 나지만, 김어준으로 대표되는 순교자의 시대는 이제 시작되었다. 이미 승산 없는 싸움을 기득권이 시작한 것이다.

미주

(1) S. Kierkegaard,  The Soul of Kierkegaard: Selections from His Journals. Alexander Dru (ed.), New York, United States of America: Dover Publications, 2003, 151.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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