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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기감, NCCK인권센터 인권활동 압박차별금지법 빌미삼아 마지막 비상구마저 무너뜨리려나
이정훈 | 승인 2023.01.17 03:33
▲ 예장통합과 기감이 감독회장과 총회장 명의로 NCCK 총무와 회장에게 공문을 보내고 차별금지법이나 인권활동에 의문을 제기하고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에큐메니안

차별금지법과 성소수자에 대한 교회의 배타적 시각이 강해지고 있는 와중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이하 예장통합)과 기독교대한감리회(이하 기감)가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에게 입장을 밝히라는 압박성 공문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에큐메니안이 단독으로 입수한 공문은 기감과 예장통합의 이철 감독회장과 이순창 총회장 명의로 NCCK 회장·총무에게 발송된 것이었으며 차별금지법과 성소수자에 대한 시각 문제, NCCK인권센터의 입장 발표에 대한 견해를 표명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각각 10일과 13일에 발송된 것이었다.

예장통합·기감, 차별금지법 몰이해는 여전

먼저 기감 측은 현재 국회에서 추진 중인 차별금지법에는 독소조항들로 인해 교회 선교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역차별 요소가 있다고 설명하며,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NCCK 및 산하 기관들이 동성애를 찬성하는 듯한 입장을 견지한 적이 있는지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NCCK가 교단과 지역협의체들로 구성된 교회연합기구임을 강조하며 차별금지법과 성소수자에 대한 공식적인 성명서 및 입장문에 대해 교인들이 예민할 수 있는 사항이라 경고하고, 입장 발표 전 회원 간 협의 과정을 거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요청했다.

통합 역시 공문을 통해 차별금지법은 사회적 부작용 및 갈등·역차별을 초래할 수 있기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백히 밝히며, 차별금지법 제정 및 성소수자에 대한 NCCK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질의했다.

NCCK의 명칭을 사용하는 기구(위원회·기관 등)들의 입장이 NCCK의 공식 입장으로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유관기관의 명칭 변경에 대해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예시로 NCCK인권센터를 지목했다.

이는 기감이 지난 2022년 10월 정기총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과 성소수자에 대한 문제에 대해 ‘KNCC 탈퇴에 대한 건의안’이 제출되어 갑론을박을 벌인 것과, 예장통합이 지난 2021년 9월 정기총회에서 ‘NCCK·WCC(세계교회협의회)의 정체성에 관한 확실한 입장정리와 도움이 되지 않을 시 탈퇴해 달라는 건’이 상정된 것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WCC중앙위원 배출하려 안간힘 쓰면서

이에 에큐메니안은 특히 예장통합 측이 공문에서 명시한 NCCK인권센터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황인근 소장과 통화를 시도했다. 황 소장은 먼저 “공문을 어떻게 입수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문제로 이 총무(NCCK)님과 면담을 가지긴 했”지만 “면담 내용과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에는 조심스럽다”고 했다. 홍인식 이사장 역시 “가볍지 않은 상황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번 주에 실행위원회가 진행되니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NCCK 각 위원회와 NCCK인권센터는 그간 한국 사회에서 발생한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기독교적 인권 측면에서 교계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고, ‘보수를 넘어 극우’로 치닫고 있는 “한국교회의 유일한 희망”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에 대한 몰이해와 왜곡에서 출발해 이전부터 지속해 오던 보편적 인권 활동마저 막아서려는 시도는 우려스럽다. 또한 WCC 총회만 열리면 중앙위원을 배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과도 상충되는 부분이다.

한국사회에서 이미 “꼴통집단”으로 전락해 버린 한국교회가 마지막 비상구마저 무너뜨리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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