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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은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고 임보라 목사가 희망랬던 차별없는 세상을 생각하며
최정의팔 대표 | 승인 2023.02.24 00:51
▲ 다큐멘터리 영화 “너에게 가는 길”

나는 오랫 동안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는 운동을 했다. 지금도 이주노동자들이 이주의 악순환고리를 끊기 위해 공정무역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고교 동창회장이 나에게 동창들이 나를 “좌빨 목사”라고 한다고 귀띔해줬다. 나는 단 한 번도 북한공산주의 체제로 한반도가 통일되는 것을 원한 적이 없는데도…

나는 단지 학벌로 차별받는 사회가 변화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동문회 모임을 멀리했을 뿐이다. 나는 이성애자이지만 성적 정체성으로 차별하는 것은 하느님 뜻에 어긋난다고 본다. 성소수자가 기독교 교리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는 분들의 생각은 존중하지만, 그것이 성경에 쓰여 있다며 성소수자를 탄압하는 것은 비성서적이라고 본다.

오늘 나는 성소수자를 도와주다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보지 못하고 너무 힘들어서 생을 마감한 분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죄책감을 느껴 이 글을 쓴다. 그 분이 진 십자가가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분이 진 십자가로 인해 이 땅에 그분의 활동을 이어가는 수많은 후계자들이 나와서 성소수자를 비롯하여 이 땅에서 차별받는 분들이 없어지기를 소망한다. 성소수자를 주제로  다룬 영화 “너에게 가는 길”을 보면서 성소수자의 인권을 위해 싸우는 분들에게 감동하며 고인을 추모하고자 한다.

영화 “너에게 가는 길”은 변규리 감독이 제작한, 성소수자 자녀를 둔 ‘나비’와 ‘비비안’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한국사회에서 성소수자의 부모로 살아간다는 것은 성소수자 당사자들이 겪는 차별과 혐오를 비슷하게 겪거나 원치 않는 질문을 많이 받아야 한다.

임보라 목사도 성소수자를 지지했다고 해서 원치 않는 질문이 아니라 보수교회에서 이단이라고 정죄받기까지 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에서는 고인이 이단이라고 정죄하면서 고인이 소속한 한국기독교장로회에 고인이 이단인지 여부를 알려달라는 공개적인 질문을 하였고, 한국기독교장로회에서도 동성애 지지자라는 이유로 고인을 소극적으로 비난하는 목회자들이 있었다.

이 영화는 성소수자 자녀를 가진 부모들이 자신의 자녀에게 펼치는 사랑 이야기이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안아주기까지 필요한 사랑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지지하고 존중하는 노력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태어날 때 성소수자로 태어난 자녀를 둔 부모들은 대개 그들이 이성애자가 되도록 온갖 노력을 다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자녀를 불행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러한 시도를 포기하고 자녀가 갖고 있는 성정체성을 지지하고 존중하게 된다. 그분들에게는 자녀가 행복하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것이 바로 진정한 자녀 사랑이라는 것을 체험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보면 동성애자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묘사되어 있다. 또한 동성애자로 태어난 이들이 이성애자 중심 사회에서 얼마나 어렵고 힘들게 살아야 하는지를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로 인해 자살하는 분들이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안다면 그들을 사랑하고 보듬어주는 것은 사랑이 핵심교리인 기독교에서 해야 할 과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 기독교인들은 그러한 동성애가 성경의 근간을 흔든다는 위협을 느끼면서 극렬하게 동성애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고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동성애자가 교단의 총회장까지 하는데도 전혀 교회가 흔들리지 않고 있는데,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세뇌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이번 임보라 목사의 죽음을 계기로 성소수자가 마음놓고 살 수 있는 한국사회가 되고 더 나아가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되어 이 땅에서 차별받고 있는 이주노동자, 난민, 장애인, 저학력자, 여성, 성소수자 등에게 가해지는 모든 차별이 없어질 수 있기를 기도한다.

최정의팔 대표  smc@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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