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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변희수 하사 2주기 추모제, “멈추지 않을 꿈, 우리가 이어갈 용기”4대 종단 공동으로 당당하게 자신을 밝혔던 고인의 꿈과 고통 기억하는 자리 마련해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 승인 2023.02.28 15:28
▲ 고 변희수 하사 2주기 추모제에는 변 하사의 유가족 뿐만 아니라 군에서 억울한 죽임을 당한 유가족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홍인식

27일 오후 7시 종각역 보신각 앞에서 변희수 하사 2주기 추모제가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추300여명의 추모객이 운집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이번 추모제는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첵위원회’, ‘무지개예수’,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원불교인권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와 ‘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고 변희수 하사 추모객들은 “멈추지 않을 꿈, 우리가 이어갈 용기”라는 구호와 함께 2년 전에 세상을 떠난 고 변희수 하사를 추모하며 변 하사의 복직과 순직 인정, 명예회복을 요구했다.

국가가 지켜주지 못한 고인들

추모제 공동 주최자들은 “변희수 하사가 떠난 지 2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세상은 여전히 그가 꿈꾸었던 만큼 변화하지 못했다.”며 “당당하게 세상을 행해 자신의 이야기를 외쳤던 그 꿈과 용기를 이어가기를 다짐하면서 추모제를 연다.”라고 밝혔다. 추모제는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와 불교 4대 종단이 각각의 종교예식을 통해 고 변희수 하사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추모제는 장예정 님의 사회로 고 변희수 하사와 최근에 세상을 떠난 고 임보라 목사를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되었다. 뒤이어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추모제에 참여한, 고 이예람 중사 부모님을 비롯 군에서 억울한 죽임을 당한 분들의 부모님과 가족을 소개했다.

특히 임 소장은 “고 변희수 하사의 부모들이 이야기한 것처럼 자식이 국가를 잘 지키면 국가도 자식을 잘 지켜줄 거라고 생각했지만, 국가는 그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심정으로 오늘 연대 투쟁에 함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고인들의 부모님들이 자녀들의 못 다한 삶을 용기 있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응원해 주시고 연대해 주시면 고맙겠다.”고 강조했다.

▲ 4대 종단은 각 종단의 전통대로 추모 예식을 진행했다.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추모예식을 진행한 불교, 원불교, 천주교, 개신교 순이다. ⓒ홍인식

4대 종단의 추모예식 진행돼

4대 종단의 추모예식은 불교, 원불교, 천주교 개신교 순서로 진행되었다. 특히 개신교 예식에서 고상균 목사는 마태복음 25:14, 19-22절을 본문으로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고 목사는 “우리는 혐오와 차별의 편이 아니라 사랑과 다양성의 공존과 평화의 자리를 택해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사람들”이라며 “세상이라는 기차 위에서 이토록 소중한 가치의 편에 서서 함께 그 여정을 걸어가고 있으며 그리고 이 기차 위에서 우리보다 한발 앞서 걸어갔던 변희수 님을 다시 기억하자.”라고 촉구했다.

또한 “혐오와 차별에 맞서는 전차이고 싶었던 그녀의 소망을 다시 기억하면서 우리가 그편에 서서 함께 걸어가자.”며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으며 “사랑의 편에 서서 그리고 다양성의 편에 서서 이 공고한 벽을 밀어붙여 다양성이 공존하는 세상 평화가 공존하는 세상 그리하여 온 세상이 각자의 다양성을 가지고 신나게 살아갈 수 있는 바로 그 세상을 조금씩 만들어 가자”라고 강조했다.

▲ 고 변희수 하사의 학창 시절 친구는 추모글을 통해 생전에 변 하사가 겪었던 아픔을 이야기했다. ⓒ홍인식

“모두의 비난이 대상이 되었던 희수”

종교예식이 끝난 후에는 고 변희수 하사의 친구가 쓴 추모 편지를 비롯해 추모 글들이 소개되기도 했다. 특히 학창 시절 친구의 추모글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2년 전 학창 시절이 단짝 친구를 떠나보냈습니다. 아직도 일상에 남아있는 희수의 빈자리는 2월이 되니 유독 크게 느껴집니다. 성인이 된 이후로 자주 얼굴을 보며 만나지는 못했지만 함께 하던 단체 채팅방에서 지루할 정도로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하고 함께 게임을 하던 그 추억이 쉽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떠났다던 그 사실조차 거짓말 같은 느낌입니다.

얼마 전 희수의 마지막 접속일이 약 2년 전인 것을 보고 숨죽여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희수는 지인들 앞에서 항상 웃는 얼굴이었지만 마음은 아니었습니다. 강제 전역 후 수십 번 바뀌는 기분에는 방어 기제가 항상 발동해 있었습니다. 저는 희수의 웃는 얼굴에 그 누군가 모진 화살을 겨냥해도 희수는 단단한 사람이니 화살이 빗겨나가는 줄 알았습니다. 모두가 그렇듯이 희수 또한 사람이었고 이유 없이 비난하는 글과 말에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모두라고 단정을 지을 수는 없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희수는 비난 받아도 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의 비난을 받아야만 하는 사람은 없는데 말이죠. 그런 희수 앞에서 든든한 반태왕이 되지 못해 지금까지도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제 친구 희수는 누구보다도 애국심이 넘쳤던 군인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게 보이던 군인이었습니다.

성전환 수술 후 희수는 사랑하던 일터로 복귀할 날만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돌아와서 보니 기다리고 있던 것은 강제 전역이라는 급작스러운 명령과 사회의 차가운 비난뿐이었습니다. 만약 희수가 복귀했더라면 현재도 애국심을 갖고 열심히 나라를 지키는 데 이바지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벌써 2023년입니다. 현재 빠르고 변화하고 발전하는 이 세상에서 대한민국 군대는 보수적이고 차별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당장 우리 주변에 없다고 생각하는 성소수자들은 어디에나 있고 언제나 있었습니다. 단순히 본인이 그렇게 느끼지 못할 사람도 많겠죠. 사랑하는 내 나라를 지키고 싶은 마음과 함께 나 자신 다울 수는 없을까요. 희수가 꿈꾸던 그 변화가 이번 2023년에는 빛을 보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추모제에 참석한 300여명의 추모객들은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차가운 바람도 이들의 추모 마음을 얼어붙게 할 수는 없었다. 변희수 하사 2주기 추모제는 “왜 이렇게 아까운 생명들이 사라져 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 강요받지 않고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세상, 평등한 세상 곧 하나님 세상을 만들라.”라는 명령으로 다가왔다.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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