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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들의 헤게모니 싸움으로 에큐메니칼 운동 위기 초래했다”이홍정 총무 사임서 제출로 드러난 에큐메니칼 운동의 위기와 대안 마련 위한 긴급토론회 열려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 승인 2023.04.01 15:40
▲ 현 NCCK 각 위원회 10인의 위원장의 초정 형식으로 이루어진 토론회에서 이홍정 총무 사임서 제출로 촉발된 에큐메니안 운동의 위기의 본질을 캐묻고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제안들이 있었다. ⓒ홍인식

이홍정 현 NCCK 총무의 사임장 제출로 에큐메니칼 운동의 위기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30일(목) 오후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위기의 에큐메니칼 운동: 대안을 위한 긴급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이번 긴급토론회는 이광섭 교회일치위원장, 박원빈 국제위원장, 인영남 생명문화원장, 오세조 신학위원장, 권혁률 언론위원장, 이진 재정위원장, 원용철 정의평화위원장, 민숙희 종교간대화위원장, 김정현 청년위원장, 한기양 화해통일위원장 등 현 NCCK 위원장 10명이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초청인들은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보면서, 일치와 갱신의 비전은 쇠퇴하고 인적 물적 토대가 와해되고 있는 상황”을 직시하고 더욱이 “최근 교회협 총무가 사퇴 의사를 표명하는 등 안타까운 현실 앞에서 이러한 위기를 에큐메니칼 운동의 본질을 성찰하고 쇄신하는 계기로 삼기 위하여 긴급 토론회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민숙희 위원장의 사회로 시작된 토론회는 인영남 목사의 개회 기도와 감리교 신경하 감독과 이진 위원장의 인사로 이어졌다. 먼저 신경하 감독은 “지난 100년 가까이 민족 역사의 중심에서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해 온 NCCK가 내부 혼란으로 흔들려서는 안 될 것이며, 눈앞에 보이는 크고 작은 위기들은 사실 NCCK 정체성의 문제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정의와 평화 그리고 생명을 향한 순례는 더욱 더 강화되어야 하며 교단의 차이와 기득권을 넘어 여기서부터 다양성 속에 일하는 에큐메니칼 정신을 잘 실현해 나아가기를 기대해 본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또한 초청인 10인 위원장을 대표해 이진 위원장은 “NCCK의 방향은 분명한데 시스템이 그렇게 가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이 구조를 어떻게 정리하고 가야 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야 하며 에큐메니칼 정신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를 성찰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에큐메니안 운동의 본질, 화해와 소통 그리고 일치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3명의 발제자의 발표가 있었다. 최형묵 목사(천안 살림교회)가 “위기의 에큐메니칼 운동, 그 대안을 모색한다: 일치와 갱신을 지향하는 신학과 실천”에 대해 발표하며 토론회는 시작되었다. 최 목사는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이 위기에 처했지만, 최근 NCCK 총무 사임표명으로 위기 사태가 촉발된 것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위기의 한 징후일 뿐”이라며 “위기는 정체성의 위기와 사회적 영향력의 위축으로 집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이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에큐메니칼 정신을 온전히 구현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뜻한다.”며 “NCCK 내부 역학에서 힘의 우위에 의한 파당 정치의 영향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으며, 이에 따라 한국교회에서 공교회 전통을 대변해온 NCCK는 매우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지경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최 목사는 무엇보다도 “차별금지법 제정 문제를 둘러싼 현재의 국면 또한 그 위기가 심화된 것을 보여주는 뚜렷한 징후이다.”고 보았다. 정체성 위기는 교회의 사회적 공신력과 영향력의 위축으로 나타난다고 주장하며 “보수교회의 헤게모니가 강화되는 동안 NCCK는 그와 상대적으로 구별되는 교회의 위상을 확보하기보다는 오히려 발목 잡힌 형국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지난 역사에서 축적되어 왔던 신뢰와 권위마저도 손상을 입었다.”고 비판했다.

신뢰와 권위의 위기에 대해 “1970-80년대 NCCK가 지녔던 신뢰와 권위는 교회의 양적 규모의 우위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며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한 신실성과 예언자적 통찰력에 힘입은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에큐메니칼 전통과 정신을 되살리는 일은 개인적 회심과 헌신을 넘어서 그러한 전통과 정신이 발현되도록 조건을 구조화하는 노력을 통해 가능한 것인데, 과연 NCCK는 그 조건을 구조화하려는 노력을 얼마나 기울였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에큐메니칼 운동을 구현하는 방식으로서 협의체의 성격”을 상기시키며 “협의체의 정신은 하나의 목소리로 총의를 모으는 것을 뜻하기보다 다양한 목소리가 화합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 에큐메니칼 운동을 지향하는 바닥교회 운동의 활성화와 새로운 형태로 형성되어 있는 바닥교회 운동과의 접점 찾기, ▲ 에큐메니칼 운동에서 신앙과 직제, 삶과 봉사의 두 축이 건강한 균형 찾기, ▲ NCCK 회원교단들의 에큐메니칼 정신 구현 노력, ▲ NCCK 지도력의 에큐메니칼 정신에 대한 이해와 수행 능력과 소통의 능력 갖추기, ▲ 에큐메니칼 정신의 훼손을 가져오지 않도록 하는 전제하에서 재정적 문제 해결, ▲ 현 총무의 사임의사 표명에 대한 에큐메니칼 정신에 충실하면서도 지혜로운 대처와 이를 위한 적법한 절차와 더불어 여러 에큐메니칼 영역과 소통을 통한 의견을 수렴. 소통과 의견수렴을 위한 비상한 기구의 한시적 운용의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최 목사는 “이러한 의견들은 NCCK의 구성과 협의 절차 등을 충분히 존중하는 것을 바탕으로 제시한 것이며 결코 급진적 재편을 겨냥하며 내놓는 의견은 아니”라며 일각에서 일고 이번 토론회의 목적이 특정 후보자 추대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의식한 말을 이었다. 그럼에도 “만일 이마저도 고려될 여지가 없는 조건이라면, 급진적인 재구성을 생각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현재의 상황처럼 한교총 곁에 NCCK가 덧붙여 있는 모양으로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지 않은가?”라며 뼈 아픈 말을 던지며 발제를 마쳤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정금교 목사(대구 누가교회)는 “풀뿌리 에큐메니즘의 활성화”를 통해 먼저 “에큐메니칼 운동은 일치운동이며 그 작동방식은 화해와 연대와 소통”임을 강조하고 “오늘 이 토론회에 대해 긴장하고 있을 분들에게 미리 말하지만 우리는 소통해야 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발제를 시작했다.

그는 “NCCK의 약화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약화에 기반하고 있다.”며 “이러한 약화는 서로의 연대가 느슨해지고, 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치열하지 못한 서로를 보며 실망하여 얼굴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오늘 NCCK도 약화 되었다고 여기고 있다면 우리는 기꺼이 자신을 낮추고 손을 내밀어 기쁘게 연대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목사는 또한 지역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하여 언급하며 “풀뿌리 에큐메니칼 운동이 지속되기 위해서 우선 지역 에큐메니칼 운동가들의 경제적 어려움에 관한 관심과 방안, 즉 지역 에큐메니칼 펀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지역 에큐메니칼 아카데미를 통한 지역 지도력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교육의 필요와 에큐메니즘의 본질인 진정한 일치(communion)를 향한 교단 간의 소통과 배움, 나눔의 자리를 계속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NCCK 총무 사퇴로 어수선하지만 에큐메니칼 운동의 주체는 우리인 줄 알고, 깊고 멀리 보며, 중심을 잘 잡아가며 하나님을 사랑하고 교회와 사람을 사랑하는 것으로 이 위기를 이겨나가면 오늘의 긴급토론회가 긴급 회복의 자리가 될 것”이라며 발제를 마쳤다.

▲ 정금교 목사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본질을 화해와 소통, 일치라고 규정하고 이에서 멀어져 버린 현 에큐메니칼 운동을 강하게 비판했다. ⓒ홍인식

이어 청년을 대표해 발제에 나선 하성웅 총무(EYCK)는 “밑으로부터의 개혁, 청년들의 귀환”에서 “민주화 이후 전반적으로 에큐메니칼 운동이 침체를 겪게 된 것과 더불어 기독청년운동도 침체기를 맞이하게 되었다.”며, 특히 “2000년대 들어서 생명평화운동이라는 슬로건 아래서 다양한 현안에 집중하여 기독청년운동을 전개되었지만 이슈의 분산은 오히려 청년운동의 역량을 모으는 데 어려움을 주게 되었고, 이미 시민사회가 사회운동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에큐메니칼 기독청년운동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강화된 한국교회의 보수화로 인해 교회 안에 개인주의적 신앙, 기복신앙이 대중적인 신앙으로 강하게 자리 잡았으며, 사회참여신앙과 일치와 연합을 강조하는 에큐메니칼 운동은 교회 안에서 점차 모습을 감추게 되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에큐메니칼 운동에 참여하는 기독청년들의 숫자는 더욱 감소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 기독청년운동 단체들은 한해 한해를 버티는 조직이 되어버렸으며, 최저 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재정적인 구조, 신학생들의 헌신에만 의존하는 구조로는 기독청년운동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고민과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독청년운동의 과제에 대해 하 총무는 ▲ 먼저 무기력함에서 벗어나는 일, ▲ 바닥 현장을 놓치지 않는 일, ▲ 기독청년운동의 문턱을 낮추는 일, ▲ 처한 상황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그 상황 속에 들어가는 일, ▲ 교회현장이 함께 할 수 있는 아젠다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 내용을 에큐메니칼 신앙의 언어로 번역하는 일, ▲ 에큐메니칼 신앙과 운동의 문턱을 낮추고, 기독청년들을 접근성을 높이는 일, ▲ 기독청년운동은 세상과 교회 ‘사이’를 항상 고민하며 지속적으로 의제를 발굴하고 담론을 구성할 공간 마련 등을 제시했다.

하 총무는 계속해서 청년 에큐메니칼 운동의 회복을 위해 에큐메니칼 진영과 NCCK의 역할을 주문했다. ▲ 에큐메니칼 운동의 선명한 비전제시와 교육 강화, ▲ 기독청년운동을 위한 공간적, 물질적 지원, ▲ 선순환적인 생태계 마련, ▲ 에큐메니칼 기독청년활동가들의 우산이 되어 줄 것, ▲ 단순한 물적 토대 제공을 넘어 에큐메니칼 운동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는 것 등을 제안하며 “기독청년들이 이 자부심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에큐메니칼 진영이, NCCK가 정치집단, 형식적인 협의체기구가 아닌 운동단체로서의 정체성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NCCK의 급진적 구조 변동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발제에 이어 질문과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토론에 나선 참석자들은 NCCK 위기 상황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한 참석자는 “현 NCCK 구조가 50년 된 낡은 옷과 같은 구조”라고 혹평하고 “형식적으로는 교회 연합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교단연합체가 되어서 마치 교단 총회 같을 뿐만 아니라 대형 교회와 대형 교단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현 모습을 지적했다. 교단 합의에 의해 운영되는 구조가 과연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또 다른 토론 참가자는 “NCCK가 한국 사회에서의 존재 역할을 되찾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서 정의와 민중의 편에서 나가면 NCCK는 계속 전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 청년은 “한국의 에큐메니칼 운동은 한국 중년 남성의 한국 교회와 세계 교회와의 연대”라며 “중년 남성 중심의 현 구조에서 교회 안의 청년들은 교회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음”을 지적했다. 이어 “현 구조 내에서 청년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없는 것을 잘 아니까 교회를 이탈하거나 스스로 구조를 만들어서 활동한다.”고 밝혔다. “NCCK가 맞이한 위기 앞에서 청년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NCCK가 청년들한테 그만큼 의미가 있기는 한 집단은 맞는가?”라는 답변을 대신하기도 했다. “어른들의 NCCK에 대한 걱정을 청년들은 하고 있지 않다.”며 “NCCK는 어차피 그들만의 리그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청년 토론자는 “지금이라도 NCCK 대안을 찾고 싶다면 구조 다 해체하고 마이크랑 명패, 지위 다 내려놓고 밑바닥 주목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청년들 포함시킨다고 할당제로 한두 명 넣어놓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NCCK가 공적인 기구이므로 어떤 조치를 결정하려면 적법한 절차가 필요하지만, 오늘의 상황에서 그러한 방법으로 문제를 충분히 해결될 가능성이 없다고 보기 때문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공적인 의결 과정에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현재 구조가 50대 이상의 남성으로만 구성된 대표들에 의해서 의사가 결정되는 구조임을 볼 때 이것을 파격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의사 수렴 기구를 비상한 시기에 운영하는 것”을 주장하며 “이런 의견을 실행위원회 요청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이 총무의 사임서 제출에서 드러난 감리교의 탈퇴 문제가 토론회 현장에서도 지적되었다. 감리교측 한 참석자가 전한 감리교측의 공식 입장은 “총무 사임이 감리교의 탈퇴압박으로 언론에 보도된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차기 총무 선출과 관련해 감리교회는 일체의 후보를 내지 않을 것이며 교회연합정신에 근거한 순리를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감리교회는 현재의 NCCK의 위기를 새로운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에큐메니안이 감리교측 인사들과 접촉을 통해 취재한 결과, 지난해 총회에서 결정된 “연구위원회 구성도 논의 중”에 있으며 “NCCK 탈퇴에 대한 어떤 논의도 이루어진 바가 없다.”고 했다. 한 감리교측 인사는 “이 총무가 어떤 이야기를 들었지는 알 수 없지만 소위 가짜 뉴스에 휘둘린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몇몇 감리교 내 유령 단체에서 쏟아내는 말들에 충격을 받았다면 그게 더 큰 문제”라고 일침을 놓았다.

토론회를 마친 후에도 참석자들은 NCCK 실행위원회가 오늘과 같은 공론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하여 새 지도부가 회원교단과 기관, 현장교회와 풀뿌리 에큐메니칼 단위들과 보다 넓고 깊은 소통을 보여주기를 이를 통해 NCCK의 비전과 전략을 새롭게 마련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한국 에큐메니칼 운동의 위기상황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반영하는 듯이 200여명을 수용하는 조에홀이 참가자로 가득 차는 요즘 보기 드문 진풍경을 보여 주었고 토론회 진행 내내 열띤 분위기로 가득찼다.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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