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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극복해야 할 것은 내부에 있다“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마태복음 23:23-30)
이상중 목사(초도제일교회) | 승인 2023.04.02 23:13
▲ 제주4.3을 다룬 영화 <지슬>의 한 장면

이 시간 우리 모두에게 주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한 주간 평안하셨나요? 평안은 성도가 누릴 수 있는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 중 하나입니다. 나의 바깥에서 이루어지는 일들, 외적 상황들을 통제함으로 누리는 불완전한 평안이 아니라 이미 우리 안에 주어진 완전한 평안을 선택하고 누리시는 저와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지난 주일 예배 시간 말씀을 통해 전 성도의 성경 필사를 시작하며 왜 말씀을 가까이하며 읽고, 묵상하고, 실천해야 하는지 나누었습니다. 거룩한 백성, 하나님의 자녀, 성도라는 새로운 신분을 가지게 되었으나 아직 새로운 신분에 맞는 삶을 알지 못하기에 반드시 먼저 말씀을 알아야 합니다. 게다가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보다 압도적으로 더 많은 시간을 말씀과는 다른 가치의 이야기들을 듣고 살아갑니다. 

그렇기에 말씀대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온 힘을 다하지 않으면 언제라도 다시 옛 삶의 습관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나의 삶을 말씀이라는 거울에 매 순간 비춤으로 다시 하나님께로, 다시 하나님께로 향할 수 있는 저와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오늘은 종려주일입니다. 예수님이 죽음의 길, 십자가의 길, 고난의 길을 가시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실 때 예수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들은 많은 이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고, 자신들의 옷을 깔며 환영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을 로마부터도 구해 줄 이 세상의 통치자인 왕으로, 자신들의 욕망을 실현해줄 메시아로서 환영하며 기쁨, 승리, 번영의 의미가 담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어긋난 목적과는 다르게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을 온전하게 이룰 진정한 기쁨, 승리, 번영으로서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만한 입성을 하셨습니다. 이런 다중적인 의미를 담아 오늘날 종려주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이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신 후에 하신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예루살렘으로 들어오신 후에 반복적으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유대 종교 지도자들, 장로들의 위선 폭로’ 그리고 ‘말씀대로 살아 합당한 열매를 맺는 깨어있는 삶’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이 오늘날 성도들에게 주는 교훈 중 하나는 바로 ‘위선’입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예수님을 환영했던 군중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예수를 못 박으라!”고 소리치는 자들이 되었습니다. 마태복음 27장 본문의 말씀입니다. 15-18 “명절 때마다 총독이 무리가 원하는 죄수 하나를 놓아주는 관례가 있었다. 그런데 그 때에 [예수] 바라바라고 하는 소문난 죄수가 있었다. 무리가 모였을 때에, 빌라도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은, 내가 누구를 놓아주기를 바라오? 바라바 [예수]요? 그리스도라고 하는 예수요?’ 빌라도는, 그들이 시기하여 예수를 넘겨주었음을 알았던 것이다.”

20-25 “그러나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은 무리를 구슬러서, 바라바를 놓아달라고 하고, 예수를 죽이라고 요청하게 하였다. 총독이 그들에게 물었다. ‘이 두 사람 가운데서, 누구를 놓아주기를 바라오?’ 그들이 말하였다. ‘바라바요.’ 그 때에 빌라도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그러면 그리스도라고 하는 예수는,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 거요?’ 그들이 모두 말하였다. ‘그를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빌라도가 말하였다. ‘정말 이 사람이 무슨 나쁜 일을 하였소?’ 사람들이 더욱 큰 소리로 외쳤다.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빌라도는, 자기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것과 또 민란이 일어나려는 것을 보고, 물을 가져다가 무리 앞에서 손을 씻고 말하였다. ‘나는 이 사람의 피에 대하여 책임이 없으니, 여러분이 알아서 하시오.’ 그러자 온 백성이 대답하였다. ‘그 사람의 피를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돌리시오.’”

자신들의 욕망을 이루어줄 메시아가 아님을 알게 되자 못 박으라는 소리를 지르게 되었습니다.

제자들의 위선도 폭로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대적자들에게 돈을 받고 팔았습니다. 마태복음 26:14-16 “그 때에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인 가룟 사람 유다라는 자가, 대제사장들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예수를 여러분에게 넘겨주면, 여러분은 내게 무엇을 주실 작정입니까?’ 그들은 유다에게 은돈 서른 닢을 셈하여 주었다. 그 때부터 유다는 예수를 넘겨주려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제자들도 예수님의 뜻과는 다른 뜻을 가지고 저마다의 목적을 갖고 동행했음이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에 나오는 종교 지도자들, 장로들의 위선이 폭로되었습니다. 거룩한 척, 하나님에 대해 다 아는 척을 했고, 자신들이 알고 있는 진리를 수호한다고 했지만 결국 이들의 목적이란 자신의 이익과 사람들의 인정뿐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과 같이 선포하셨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율법학자들, 바리새파 대신에 우리의 이름을 넣어 읽어도 될 것 같습니다.

“23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아!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 너희는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는 드리면서, 정의와 자비와 신의와 같은 율법의 더 중요한 요소들은 버렸다. 그것들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했지만, 이것들도 마땅히 행해야 했다. 24 눈 먼 인도자들아! 너희는 하루살이는 걸러내면서, 낙타는 삼키는구나! 25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아!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 너희는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그 안은 탐욕과 방종으로 가득 채우기 때문이다. 26 눈 먼 바리새파 사람들아! 먼저 잔 안을 깨끗이 하여라. 그리하면 그 겉도 깨끗하게 될 것이다. 27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아!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 너희는 회칠한 무덤과 같기 때문이다. 그것은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지만,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이 가득하다. 28 이와 같이, 너희도 겉으로는 사람에게 의롭게 보이지만, 속에는 위선과 불법이 가득하다. 29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아!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 너희는 예언자들의 무덤을 만들고, 의인들의 기념비를 꾸민다. 30 그러면서, ‘우리가 조상의 시대에 살았더라면, 예언자들을 피 흘리게 하는 일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고 말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향한 길, 십자가를 향한 압력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의 ‘위선’이 폭로되었습니다. “겉으로는 사람에게 의롭게 보이지만, 속에는 위선과 불법이 가득하다.”는 종교 지도자들을 향한 선포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해당하는 말씀입니다.

종려주일로부터 시작되는 고난주간에 우리는 예수님의 고통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위선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이 세상의 방식으로는 예수님이 무가치한 분이셨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예수님 또한 한없이 연약한 이셨을 뿐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은 우리의 위선과 불법을 드러내기 위한 발걸음이 되십니다. 도대체 우리가 어떤 희망을 걸었던가, 우리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했는지가 드러나야 합니다.

오늘은 종려주일이기도 하지만, 교단이 제정한 제주4.3항쟁 기념주일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1948년에서 1949년까지 일어났던 이 항쟁을 기억하며 기념하는 이유는 당시 무자비한 폭력 속에 돌아가신 3만 명의 희생자와 현재 남아 있는 유가족들을 위해서 그리고 당시 우리 기독교가 저질렀던 만행을 기억하며 다시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즉, 기독교의 복음과는 전혀 다른 모습인 위선을 기억하며 다시는 그런 위선적인 삶을 살지 않기 위해 제주4.3항쟁을 기념하며 오늘 예배드립니다.

기독교 매체인 에큐메니안 기사의 한 본문입니다.

“제주4.3사건과 기독교인은 상호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아마 한경직 목사의 이 말이 공개되면서부터일 것이다.

그때 공산당이 많아서 지방도 혼란하지 않았갔시오. 그때 ‘서북청년회’라고 우리 영락교회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조직했시오. 그 청년들이 그 청년들이 제주도 반란 사건을 평정하기도 하고 그랬시오. 그러니까 우리 영락교회 청년들이 미움도 많이 사게 되었지요.

한경직 목사는 서북청년회가 영락교회 청년들을 중심으로 조직되었다는 점, 이 청년들이 제주도 4.3사건을 진압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는 점을 주장하였다. 그의 주장은 과장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직접적이었다. 그런데 서북청년회 회원들이 영락교회에서 모임을 가졌다는 증언이 있었다.”

- <서북청년단과 기독교제주4.3과 기독교인이 돌아봐야 할 것 ①>

한경직 목사는 자신의 입으로 제주도민 3만 명이 희생된 제주4.3항쟁에서 제주도민을 핍박하고 살인했던 ‘서북청년단’이 자신의 영락교회 청년들이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사랑, 섬김, 희생, 용서가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가 보여주신 삶의 모습임에도 당당히 살인, 폭력, 정치적인 극우세력들에 공조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처참한 사실입니까? 이런 위선적인 모습이 일제로부터 해방된 이후 기독교가 보여준 모습입니다. 기득권을 잡기 위해 극우세력과 결탁해서 폭력을 저지른 기독교의 위선을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도 얼마든지 이런 위선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선포하신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는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 장로들에게만 해당되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선포되는 살아있는 말씀입니다. 말씀을 거울로 삼아 오늘 나의 삶을 비추어야 하겠습니다. 내 삶에서 악취가 나고 있는지 아니면 그리스도의 사랑의 향기가 나고 있는지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제주4.3항쟁 당시 이른바 초토화 작전으로 모든 삶이 위협받자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은 제주 곳곳에 있는 자연 동굴에 숨어들었습니다. 그중에 한 동굴인 ‘큰 넓궤’(영화 지슬의 배경이 되기도 한)에서는 2살부터 80살의 노인까지 130여 명이, 내 손바닥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무려 2달을 한 명도 죽지 않고 버텼습니다. 이들이 버틸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보이지 않지만 느껴지는 옆 사람의 ‘숨결과 온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는 바로 이 숨을 전하며 살아야 합니다. 이 온기를 전하며 살아야 합니다. 태초에 창조될 때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전하신 숨이 바로 이것입니다. 이 숨결이 모여 바람이 되고 그 바람은 성령을 힘입어 이 땅에 참 평화와 위로를 전하게 될 것입니다. 올해 4월, 봄이 가장 먼저 오는 제주에서 그리고 남쪽에서 가장 북쪽인 고성에서 이 바람이 살랑이기를 소망합니다.

이상중 목사(초도제일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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