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는 동안 많은 이들의 도움의 손길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 손길들을 보내주신 하나님의 역사이다. ⓒ한국디아코니아협동조합 제공

145차 케밥을 나누니 케밥 나눔이 3년을 앞두고 있다. 난민의 일자리를 위해 세워진 ‘YD케밥하우스’(한국디아코니아협동조합)에서 ‘난민’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난민과 노숙인의 만남이 케밥으로 시작되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이 우리의 힘이 아니니 놀라운 일이다. 처음이나 지금이나 작은 것은 여전히 변함없다.

그런데 지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다. 돕는 분들이 많고 그 분들 가운데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그분들을 보면, ‘이처럼 너희 빛이 사람들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이 너희의 선한 일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는 말씀의 의미가 바로 이런 것이었음을 새삼 깨닫는다(마 5,16).

아버지께서 이러한 사람들을 곳곳에 준비하셨으니 저들의 선한 뜻과 의지가 이 일을 이루었습니다. 아버지께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드립니다. 우리는 그들의 빛이 비치고 모아진 곳에서 일할 뿐입니다.

봄이 오면서 겨우내 중단되었던 이야기마당이 재개되고 여러가지 새로운 일들이 시작될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는 돕는 분들을 위해 강의를 개설하는 것이다. 우리가 드릴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강의실에서의 만남이 새로운 비전을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빈다.

람지, 지형, 재용 그리고 이환진 교수님에게 감사를 드린다. 함께 하는 즐거움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가는 희망이 동행 가운데 있다. 사업 시작을 모색하는 람지에게는 언어가 가장 어려운 문제다. 1%도 안 되는 난민인정률을 뚫고 난민인정을 받은 그에게 한국어 과정을 제공하기는 그보다 더 어려운 같아 안타깝다. 그는 수출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만만치 않다. 시간이 상당히 흘렀는데 아직 첫발도 아직 떼지 못했다. 이 두가지 문제가 빠른 시간 안에 해결되기를 빈다.

지형과 재용은 한편으로는 든든한 지원권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장기적 과제다. 사회에 적응하기 쉽지 않은 특성을 가진 아이들이다. 사회는 그 특성을 핸디캡으로 간주한다. 사회가 그들의 특성을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와 같은 아이들에게 오히려 ‘적응하면’ 안 될까? 우리  사회가 그렇게 다른 아이들도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의 사회로 진전되게 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리라.

신체·인종·종교·성적취향 등 그 어떤 이유로든 차별을 금하고 그 누구도 이익의 도구로 삼지 않는 디아코니아가 이 땅의 교회에 뿌리내리기를 바란다. 교회성장의 망령에 휩싸인 교회는 그에 별도움이 안 되는 것으로 보이는 디아코니아에 관심이 없다. 그러나 디아코니아는 교회가 왜 교회인가를 확인해주는 지표이고 교회 밖 사람들이 교회에서 하나님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사건이다. 지형과 재용, 그 누구도 소외되거나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꿈꾸며 살자꾸나.

이 박사님, 새로운 앎의 샘이며 우리의 길을 계속 가게 하는 힘이다. 옆에 계셔서 고맙고 함께 가셔서 발이 가벼워진다. 디아코니아의 내일이 그 때문에 궁금해지고 기대가 된다. 그러나 우리가 빙산의 일각임을 잊지 않는다. 물 밑의 거대한 뿌리를 이루는 분들이 있어 오늘 우리가 움직일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더 마음에 새긴다.

역 뒤편의 텐트들이 다 철거되었지만, 끝까지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분이 있다. 그러나 그분도 낮에는 텐트를 접어야 한다. 매일 그렇게 하는 것이 번거로울 텐데도 그렇게 그 자리를 고수하신다. 노숙인들의 텐트나 가방 같은 것들이 그곳을 지나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눈쌀 찌뿌리게 하는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눈쌀 펴기 위해 민원을 내고 노숙인들을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어내면 마음의 눈쌀은 더 깊이 찌뿌리게 되지 않을까? 사람들이 삶의 자리와 사람들과의 관계를 모두 잃고 복귀 능력과 의지마저 상실한 이들에게 조금은 더 따뜻한, 그래서 자신에게도 조금은 더 따뜻한 사람들이 되면 좋을 것이다. 그렇게 되는데 보탬이 되는 교회가 필요한 때다.

일찍 오셔서 모든 야채를 다 썰어주신 광교산울교회의 집사님과 권사님들, 고맙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 도와주신다. 일이 한결 여유로와진다. 이분들께 감사드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YD케밥하우스라는 작은 공간에서 하나님의 역사가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를 이분들에게서 볼 수 있어서이다. 믿음이 실천을 낳고 실천으로 믿음이 더 자라는 순환의 역사가 이 일에 참여하는 모든 분들에게서 경험되기를 빈다.

김상기 목사(YD케밥하우스)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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