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사회선교단체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시국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윤석열 정권의 실권에 초점을 맞추어 퇴진 요구의 당위성이 강조되었다. ⓒ홍인식

NCCK인권센터, 감리교시국대책연석회의, 감리회목회자모임 새물결,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기장생명선교연대, 일하는예수회, 예수살기, 정의평화기독인연대, 촛불교회, 향린교회 사회부 등이 공동으로 제안한 ‘기독교 비상시국 간담회’가 지난 4월 14일(금) 오후 7시 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종로5가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진행되었다.

왜 시국 간담회 개최했나

먼저 주최측은 이번 간담회에 대해 그간 진행된 교계의 윤석열 정권 퇴진을 촉구한 각종 시국기도회와 집회와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지난 3월20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전북 전주에서 ‘윤석렬 정권 퇴진 미사’를 시작으로, 3월24일에는 부산에서 열린 ‘윤석렬 대통령 퇴진 촉구 부산기독인 시국기도회’, 4월4일 지역NCC전국연합회가 충남아산에서 개최한 ‘윤석렬 친일정권 퇴진촉구 기독교시국기도회’, 이어 4월6일 기독교대한감리회 목사 343명이 ‘윤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잇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최측은 지금까지 이어진 교계 시국기도회는 교회만이 아닌 사회선교기관 등 신앙의 여러 목소리를 담아내는 기도회임을 재차 언급했다.

이어 간담회를 공동 제안한 단체들은 “윤석렬 정부 취임 1년을 한 달 앞둔 지금, 한국사회는 참담한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정부 주요 요직에 검찰 출신이 대거 진출하고 민주주의의 기본인 협치는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불의한 행태에 저항하는 모든 이들을 국가보안법으로 겁박하고,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일하겠다고 영업사원을 자처하던 대통령의 행보는 친일매국에 가까운 모습으로 국민들의 삶에 상처를 냈다.”고 분노했다.

이에 따라 ”윤대통령의 바른 직무를 바라며 1년 가까이 참아오던 교계는 더 이상 이 참담한 현실을 바라보고 있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권은 들어선 지 10개월 만에 대통령의 무지와 무능, 독선으로 나라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고 비판하며 “민생의 사라짐, 정치적 보복과 정적 제거의 칼날 난무, 외교 참사와 오락가락하는 정책의 거듭”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다른 한편 교회적으로는 “보수 교회의 현실 참여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가운데 전광훈 류의 목소리가 주류 교회에 만연하고 있고 급기야 삼일절 일장기를 게양하며 궤변을 일삼는 목사까지 등장”한 현실을 개탄했다.

“지금은 그리스도인의 기도와 각성이 필요한 때이며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한국 교회가 무도한 정권에 맞서 다시 일어나야 한다.”며 “그것만이 땅에 떨어진 교회의 신뢰와 진정한 권위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비록 검찰과 보수 언론을 앞세운 윤석열 정권의 민주주의 유린과 민족적 자존심의 훼손을 목도하고 있지만 이것이 결코 끝이 아니며. 우리가 모이고, 소리치고, 기도하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역사의 새날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시국간담회에 참여한 50여 명은 한 목소리로 윤석열 퇴진 요구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자명한 목표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간담회 현장에서는 또 다른 목소리도 등장했는데, 주로 청년층들을 중심으로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를 주장하는 요구였다. 이러한 목소리는 윤석열 퇴진이라는 강한 요구에 밀려 더 이상 논의가 확대되지는 못했다.

분석 없는 당위성만 강조

한편 이번 간담회는 사전 예고된 것에 의하면 “현 시국에 대한 분석” 이후에 “향후 대책”을 토론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간담회 초기부터 윤석열 정권의 실패와 이에 따른 정권퇴진 목소리에 묻혀 시국에 대한 평가가 거의 없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박근혜 정권 탄핵 이후 등장한 문재인 정권과 윤석열 정권의 탄생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평가 없이 윤석열 정권 퇴진에만 몰두하는 것은 자칫하면 또 다른 역사의 반복이라는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남기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향후 좀 더 탄탄한 조직을 형성하고 전국적으로 퇴진 운동을 확산해 나가는 데 기독교가 앞장서야 할 것을 다짐했다.

이번 간담회는 목회자뿐만 아니라 평신도들의 참여가 두드려졌는데 특히 향린교회와 광야에서 교회 교우들의 참여가 있었다.

참여자들은 내년 총선 때까지 즐겁게 모이고 기도하며 기존의 방식(시국기도회 성명서, 서명운동)과 더불어 새로운 방식의 투쟁들을 만들자는 의견들에 크게 공감하는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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