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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확장억제 정책 강화, 한반도 군사적 긴장과 북한의 반작용만 불어온다”NCCK화통위, 워싱턴 선언에 대해 부정적 평가
이정훈 | 승인 2023.04.29 15:18
▲ 방미 일정 가운데 정점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워싱턴 선언’이 발표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에 시작된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의 정점은 이른바 ‘워싱턴 선언’이다. 이번 선언의 핵심은 몇 가지로 추려 볼 수 있다. ‘한국형 (핵) 확장억제’ 방안 마련과 북핵 위협 고도화에 대응해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구체화 및 제도화, 이 과정에서 한국의 관여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 외교가의 워싱턴 선언의 엇갈린 해석

이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미간 1년 가까이 협의해온 결과물로 평가된다. 취임 직후부터 연일 자체 핵무장을 강조해온 윤 대통령의 발언이 무색해지는 선언이기도 하다.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기로 해, 사실상 ‘자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문화한 것이다.

워싱턴 선언문에는 핵협의그룹(NCG·Nuclear Consultative Group) 신설을 비롯 전략핵잠수함(SSBN) 등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인 한반도 전개 확대, 핵 위기 상황에 대비한 도상 시뮬레이션 등 확장억제의 구체적인 작동 방식이 포함되었다. 신설되는 핵협의그룹은 1년에 4차례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회의 결과는 양국 대통령에게 보고된다. 미국의 한반도 관련 핵대응 의사결정 과정에 한국의 관여도를 높이고 한미 간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갈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됐다고 평가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현지 브리핑에서 “한미 양국이 미국 핵 운용에 대한 정보 공유와 공동계획 메커니즘을 마련했다.”며 “한국 국민이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으로 느껴지게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양국 간의 온도차가 드러났다. 지난 28일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에드 케이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동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은 워싱턴선언을 ‘사실상 핵공유’라고 설명한 한국 정부 발언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핵공유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것다.

이어 케이건 국장은 “미국은 이 워싱턴선언을 ‘사실상 핵공유’로 보지 않는다.”며, 미국 입장에서 “‘핵공유’라고 말할 땐 중대한 의미를 내포한다.”며 김 차장의 평가를 무색하게 했다. 하지만 “미국에 있어 '핵공유'의 정의는 핵무기 통제와 관련돼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즉 “핵을 사용하느냐 마느냐를 누가 결정하느냐의 문제”인데 한미 정상이 발표한 “‘워싱턴선언’에는 그런 부분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핵 사용 결정과 통제 권한은 미국 대통령만 갖고 있다고 규정해 핵을 공유한다는 표현에 민감한 미국 정부의 시각을 담은 발언이다. 한국과 확장억제에 대한 논의는 강화하겠지만, 핵은 공유될 수 없고 결정 권한은 오직 미국에만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워싱턴선언’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다시 들여가려는 게 아니라고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부정적 평가가 다수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의 평가도 부정적이다. 특히 윤 대통령의 지지세력으로 알려져 있는 극우 매체들의 평가가 흥미롭다. 조선일보는 “한국에 대한 족쇄가 강화됐다.”고 비판하며 “한국민의 불안을 근원적으로 해소할 조치는 이번에도 없었으며, 미국이 워싱턴과 뉴욕이 핵 공격을 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서울을 보호해줄 것이냐는 물음에 대한 답이 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과거와 무엇이 다른지 눈에 보이지 않는다.”며 실망을 표시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한미 간에 협의 횟수가 조금 더 늘어나고 전략자산이 조금 더 오는 것 말고 달라지는 게 없다.”며 “양적 변화는 있지만 질적 변화는 없는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최종건 전 외교부 제1차관 역시 “워싱턴 선언은 한국에 자체 핵무장을 그만 언급하라.”는 것이며, EDSCG는 차관급인데, NCG은 차관보급임을 상기시키며 “기존에 한미 간 확장억제를 논의해왔던 확장억제협의체(EDSCG)보다 NCG의 급이 더 낮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치가에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줄을 이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교수는 워싱턴 선언이 상징적이라며 미국이 여전히 한국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 “한국 대중들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동시에 “이러한 ‘약속’이 군사적 가치는 없다”(don’t have any military value)며 회의적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수석연구원 역시 미국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한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미국의 공허한 승리”라고 평가하고, “미국의 대북정책을 무력(핵무기)에 의한 것이 아닌, 협상에 의한 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교계 반응은 싸늘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위원장 한기양 목사)도 워싱턴 선언에 대해 반대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NCCK화통위는 “워싱턴 선언에서 밝힌 미국의 확장억제의 정책 강화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과 북한의 반작용만 불어온다는 점에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군사위협과 전쟁연습으로 인한 위협이 첫 번째 선택이 된다면 핵전쟁위기와 전쟁위기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으며, 오직 끊임없이 시도하고, 도전하는 외교적 노력과 서로를 인정한 평화의 대화가 첫 번째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70년이 지난 분단된 한반도에 평화의 순풍이 불었던 시도와 해결책들은, 강대강으로 이어지는 군사위협, 군비경쟁, 전쟁연습이 아니었다.”며 워싱턴 선언 말미에 언급한 “양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와 외교를 확고히 추구하는 것이 첫 번째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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