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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을 견딘 사람들의 모습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3.04.29 23:49
▲ 요한계시록이 언급하고 있는 숫자 보다 그들의 모습에 집중해야 한다. ⓒGetty Image
내가 도장 받은 사람들의 수를 들었다. 이스라엘 자손의 모든 지파들 중에서 도장받은 사람들은 십사만 사천이었다.(요한계시록 7,4)

요한계시록에 들어있는 수많은 내용들이 우리의 관심을 끌기도 하고 우리에게 새로운 통찰과 안목을 얻게 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낯선 표상들이 다수이기에 쉽게 읽혀질 만한 책이 아닙니다. 그 책의 목표는 분명한데 그 목표에 이르는 과정은 여러 재앙 시리즈들 때문에 결코 만만해 보이지 않습니다. 조금씩 익숙해지고 그 구성이 드러나면 좀더 쉬워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가운데 오늘의 본문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고 또 그만큼 자주 왜곡되기도 하는 본문입니다. 하나님의 도장을 받은 이들을 이야기할 때 다른 편에는 언어도 다르고 종족도 다른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흰옷을 입고 하나님과 어린 양을 노래합니다. 그들의 옷이 하얀 까닭은 어린 양의 피로 깨끗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또 한 종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나중에  짐승의 표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십사만사천의 사람들이 이스라엘 사람들이라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역대기 사가는 ‘온이스라엘’의 회복을 꿈꾸며 그 명단을 작성했던 적이 있습니다. 사도 바울도 이스라엘의 회복을 간절히 바라고 이방인에게 복음이 전파됨으로 이스라엘도 구원의 은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로마서에서 말했습니다. 그러한 꿈이 어기에도 이어져 있는 것일까요?

십사만사천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든 상징적인 숫자로 이해하든 이스라엘의 구원 참여는 배제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인내와 사랑이 잘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하나님이 그의 아들을 세상에 보낸 것도 저들의 잘못 때문이었고 그의 아들이 십자가에 달린 것도 저들의 완고함 때문이었습니다. 비록 그들의 그와같은 태도 때문에 하나님의 은총이 그들에게 멸시와 조롱을 당하던 이방인에게까지 열렸고 오늘 우리도 그 은총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러한 그들에게도 하나님은 은총의 문을 닫지 않으십니다.

그러한 분이 우리의 하나님이 되신 것에 우리는 감사드릴 뿐입니다. 십사만사천의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어떤 사람들인지는 모르지만, 흰옷 입은 수많은 이방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는 짐작할 수 있습니다. 환란을 겪고 눈물을 흘린 자들입니다. 환란 속에서도 하나님을 떠나지 않고 그의 사랑을 몸으로 살아낸 사람들입니다. 어린양 주님이 그들의 목자가 되고 그들을 생명샘으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십사만사천의 이스라엘 사람들과 흰옷 입은 무수한 이방사람들을 하나님은 그의 곁에 있게 하셨습니다. 이것은 먼 미래의 일일 뿐 아니라 현재의 일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그의 곁에 있게 하시고 우리 곁에서 우리의 길을 인도하십니다.

우리에게 닥쳐오는 시대의 어둠 속에서도 꿋꿋하게 생명과 평화의 길을 가는 오늘이기를. 하나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시며 우리를 사랑의 띠로  묶고 사랑으로 살게 하시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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