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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가 해결해 주지 않는 수업체육 수업의 어려움
홍경종 교사 | 승인 2023.05.25 02:43
▲ 모든 수업은 아이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돕는 것이 목표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수업에는 여러 가지 ‘자료’가 필요하다. 그래서 많은 수의 교사들이 [인디스쿨]이라는 커뮤니티에서 교사 셀럽들이 올린 다양한 자료들을 내려받아 수업에 활용한다. 내 경우에는 그 많은 자료들 중에 나에게 맞는 것을 찾는 것이 귀찮고, 필요한 것은 그냥 만들어서 쓰기 때문에 해당 사이트를 이용하지 않지만, 어쨌든 수업자료가 좋은 수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은 분명하다.

수업자료는 이를테면 탄창 안에 들어있는 총알과 같다. 총알을 넉넉하게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일단 안도감과 자신감을 준다. 정밀한 사격을 하지 못한다고 해도 조정간을 연발로 놓고 드르륵 갈겨대면 어지간한 목표는 맞출 수 있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일단 수업자료가 많이 있으면 자료만 가지고도 어느 정도 수업이 굴러가니까. 그래서 수업자료를 검색하고 수집하는 데 열중하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인디스쿨은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체육수업의 경우에는 조금 다른 양상이 펼쳐진다. 체육수업에서의 자료는 바로 총 그 자체. 자료를 총탄 삼아 드르륵 갈기는게 아니라 자료라는 총을 준비한 뒤, 현장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탄약을 조달하여 정밀사격으로 전투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체육수업에서의 총탄은 자료가 아닌 체육 수업에 대한 열의, 평소 갈고 닦은 경험과 노하우, 현장의 분위기를 읽고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교사의 역량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바로 여기서 체육수업의 어려움이 시작된다. 다른 과목의 수업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과목의 수업은 각각의 목표가 있고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쉬운 수업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사가 유독 [체육]이라는 과목에서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은, 그리고 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조차 해 볼 생각을 못한다는 것은 깊이 고민해 볼 문제다. 얼마 전 교사의 전문성을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몇몇 교원단체의 연수희망조사에서도 그림책, 감정코칭, 상담 등에 많은 사람이 응답했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일단 이 분야에는 많은 셀럽들이 책을 냈고, 또 실천 사례 등 다양한 자료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참고로, 체육에 관해서는 1명도 응답하지 않았다. 이것이 현실이다.

자료가 많은 수업은 어떤 의미에서는 수업의 어려움을 많이 해결해주고, 교사에게 자신감을 준다. 하지만 이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연발로 놓고 총을 쏘는 것은 매우 쉽기 때문에 굳이 정밀한 사격술을 익힐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 여기에 익숙해지면 나중에 자동소총이 없을 때, 혹은 원거리의 적을 한 발로 저격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사격이 불가능해질지도 모른다.

자료만 있으면 오토매틱으로 굴러갈 가능성이 있는 수업과, 자료를 챙겨놓은 순간부터 고민하고 힘겨운 시작을 해야 하는 체육수업의 차이, 그리고 결국 체육수업은 자신 없는 시간, 그래서 아이들이 떠들거나 말을 듣지 않으면 벌로 박탈해버리는 시간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체육수업이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일단 아이들이 좋아하는 수업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학습 동기가 충만하다. 이런 열광적인 아이들과 함께 조금만 수고하고, 고민하면 말 그대로 재미와 의미를 모두 찾는 이상적인 수업이 나오지 않을까. 이를 위해 조금은 힘들지만 조정간을 단발로 놓고, 정조준해서 사격하는 연습을 하는 일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 아닐까. 결국 우리의 목표는 교과라는 매개체를 통해 아이들이 전인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니까 말이다.

홍경종 교사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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