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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잘못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꿈 간직하며 굴하지 않겠다”박미희 씨 대책위와 한신대 신학대학 학생들, 현대·기아차 본사 앞 복직 촉구 집회 개최
이상훈(한신대 신학대학) | 승인 2023.05.26 02:50
▲ 불합리한 회사 구조를 내부고발한 이유로 해고된 기아차 부산 판매대리점 박미희 씨는 10년 가까이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이상훈

‘박미희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5월 24일 오후 6시 서초구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 사거리 안전지대에서 기아차 부당해고 노동자 박미희 씨의 명예회복·원직복직·교섭촉구를 위한 집회를 개최했다.

박미희 씨는 2002년부터 기아차 부산 판매대리점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며 업무현장에서 판매노동자들이 정당하게 수당을 받지 못하는 구조를 발견했다. 지점장들이 외부인들에게 영업사원과 똑같은 수당을 주며 자동차를 과다 할인하여 판매하게 한 것이다. 그 대가로 지점장들은 인센티브와 승진 혜택을 누리는 대신 판매노동자들의 수당은 삭감됐다.

결국 박 씨는 2013년 4월 말 기아자동차 국내영업본부 대리점 지원시스템 이사에게 내부고발을 했다. 2014년 5월 30일 이사는 해당 대리점 지점장에게 박 씨의 내부고발 사실을 알렸고 다음날 박 씨는 해고 통보를 받았다. 또한, 다른 대리점에서도 박 씨는 배제를 받았다.

박 씨는 대리점 지원시스템 부장에게 해고에 항의하며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부장은 내부고발에 대한 보복성 해고를 인정했으며 문제 해결을 약속했지만 이후 기아자동차는 아무 응답이 없었다. 박 씨는 2013년 10월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고 올해 2023년 투쟁 10년을 앞두고 있다.

박미희 씨 집회 맞은편에는 “국가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건전한 집회 문화 촉구”라는 기아자동차 측의 현수막이 있었고 주변 철탑에는 박 씨의 농성을 막기 위한 철조망이 설치돼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기아의 대응이 “경영방식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출하는 집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거나 방해하기 위한 목적의 알박기 집회”라고 권고했으나 관할인 서초경찰서는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25일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MZ세대 청년 30여명과 점심식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하지만 진짜 청년들은 회사 앞에서 박미희 씨와 함께 있다. 청년들은 “정의선은 들어라! 이것이 청년들의 목소리다!”는 구호를 함께 외쳤다.

▲ 박미희 대책위와 함께 집회를 개최한 한신대 신학대학 학생들이 연대를 다짐했다. ⓒ이상훈

허영구 대책위 공동대표는 “MZ세대와 대화해야 하는 사람은 정의선 회장이 아닌 다수의 국민연금 대주주이어야 한다”며 “진정한 MZ세대라면 박 씨를 언제 복직시키고 왜 해고시켰는가를 물어야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계도 파탄나는 과정에서 자본과 결탁한 국가권력이 나약한 노동자 한 명을 10년 동안 옥죄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발언에 나선 박미희 씨는 “그동안 기아차와 자신이 겪어온 일들을 나열하며 부당해고로 가족들을 건사할 능력을 잃었다”고 회고했다. 그녀는 집회에 참석한 한신대 청년들을 바라보며 자신보다 자식들이 받았을 상처를 더 걱정했다. 이어 동지들에게 앞으로의 투쟁에 연대를 부탁했고 노동자가 회사의 잘못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회사에 다니는 꿈을 간직하며 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이날 한신대학교 신학대학 ‘필레오’ 학생회도 집회에 참여했다. ‘필레오’ 학생회 옥성문 사회부장은 연대발언에서 “세계 어느 곳이든 부당해고는 존재해서는 안 되는데 기아차의 경우 내부고발로 인한 부당해고라는 점에서 크게 분노했으며 신학대학 학우들과 학생회는 박미희 씨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박 씨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집회 연대발언 사이 한신대 신학대학 패들과 한신대 민중가요노래패 ‘보라성’의 공연도 함께 진행되었다. 집회의 마지막으로 참석자들은 신학대학 풍물패 ‘얼’의 길놀이를 따라 피켓을 들고 안전지대를 돌며 기아자동차와의 싸움에서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상훈(한신대 신학대학)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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