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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사회적 현실과 교회의 현실해명과 포섭을 넘어선 장애신학 (1)
황용연(사회적 소수자 선교센터 무지개센터 대표) | 승인 2023.06.04 00:40
▲ 장애인에 대한 시각은 성서의 전통이라고 알려진 것에 따라 교회에서도 여전히 부정적일 뿐만 아니라 동정과 배려라는 한계에 머물러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에큐메니안/이 이미지는 Sd-Webui로 작성한 것입니다. 어색한 부분이 많은 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황용연 사회적 성소수자 선교센터 무지개센터 대표님의 “해명과 포섭을 넘어선 장애신학”은 「신학사상」 2023년 봄호에 게재된 논문입니다. 게재를 흔쾌히 허락해 주신 황용연 대표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직 신학에서 미개척 분야에 가까운 장애과 장애신학에 새로운 관점을 제공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깊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편집자 주

장애인의 사회적 현실과 그 문제제기

어떤 농인 환자가 병원에 수어통역사와 함께 왔다. 의사가 환자에게 저 분은 누구시냐고 묻자 환자는 자신의 수어통역사라고 답했다. 의사가 환자에게 환자가 듣지도 못하고 말하기도 어려우니까 수어통역사와 함께 온 것이냐고 묻자 환자는 의사가 수어를 모르기 때문에 수어통역사와 함께 왔다고 답했다.(1)

‘청인(듣는 사람)의 수어통역사에 대한 인식’이라는 수어 동영상의 번역(2)이라는 이 에피소드는 장애에 대한 일반적 인식을 뒤집어 장애인을 주체로 놓을 경우 세상이 어떻게 다르게 보일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이 논문의 목적은 장애인을 주체로 놓을 경우 세상이 어떻게 다르게 보이는가에 대한 신학적 응답이다.

이 논문에서는 먼저 장애인에 대한 기존의 신학적 논의의 양상을 추적한다. 기존의 신학적 논의가 장애인에 관한 그리스도교적 전통 내의 부정적 요소에 대응하여 그리스도교적인 긍정적 전통을 세우려는 데에 초점이 있음을 밝힌다. 그리고 장애 이슈에 대한 대안적인 신학적 논의가 참조할 사회이론으로 장애의 사회적 모델에 근거한 장애학 이론을 탐색하며 이러한 논의가 장애인이라는 특수 집단에 대한 논의이기보다는 장애 이슈에 의해 제기되는 문제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살핀다. 그리고 장애학 이론을 받아들일 때 가능해지는 존재론적 논의를 살피고 이 논의에 대한 민중신학적 응답을 시도한다.

성서와 그리스도교 전통 내의 장애에 대한 부정적 취급

장애에 관한 기존의 신학적 논의의 출발점은 성서와 그리스도교 전통 안에서의 장애인의 미묘한 위상에 있다. 성서에는 장애인 자체를 배제의 대상으로 보거나 혹은 배제의 대상이 될 만한 행위를 장애에 빗대어 서술하는 구절들이 적지 않게 존재한다. 또한 그리스도교 전통 내에는 장애를 죄와 연관지어 보려는 현상들이 끊임없이 존재해 왔다.

먼저 성서구절에 대해서 살펴보면, 구약성서에서는 이스라엘의 각종 제의규정들에서 장애와 피부병 등이 그 규정들의 금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서술하는 경우들이 꽤 많으며, 그러한 금기 규정들은 제사장에 대해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제사장이 장애를 가졌을 경우 제의 수행이 불가능하다.(3) 또한 예언서에서는 하느님에 대한 무능과 무지, 부패한 지도자, 반역하는 백성 등 예언서가 상정한 대상에 대한 비판이나 혹은 그에 대한 응답으로서의 하느님의 심판을 서술하는 데에 장애은유가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이 점을 지적하는 채은하의 견해로는 이 장애은유들이 장애인 그 자체에 대한 폄하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나 장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조장하는 효과를 갖는 것은 분명하며.(4) 그 외에도 이런 본문을 문자적으로 수용한다면 하느님이 계획하시는 미래에서는 장애가 제거 대상이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5)

한편, 낸시 아이슬랜드(Nancy Eiesland)는 레위기 21장 17-23절의 각종 장애를 가진 사람의 제의 수행을 막는 구절과 누가복음서 5장 18-26절의 중풍병 걸린 사람을 고치는 문제를 놓고 죄 용서와 치유의 논쟁이 벌어지는 구절을 예로 들어, 구약-신약성서 전반적으로 장애를 죄와 연결짓는 경향이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한다.(6) 그 외에도 아이슬랜드의 견해에 따르면, 고린도후서에 등장하는 바울의 “육체의 가시” 비유처럼 장애와 고귀한 고난(virtuous suffering)의 이미지를 연결하는 경우 장애인에게 사회적 장벽을 하느님에 대한 복종의 예로 받아들이게 할 수 있다.(7) 또한 성서가 강조하는 자선도 자선의 주체와 대상이 분리되는 분리주의적 자선으로 빠질 위험을 언제나 내포하고 있어 장애인을 자선의 대상으로 분리시켜 버릴 위험을 내장한다.(8)

한편, 그리스도교 내에서의 장애의 위상에 대한 연구들은 장애를 죄의 결과로 연결짓는 경향이 그리스도교 내의 일반적 경향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9) 이런 경향이 정당화되는 한 가지 구실은 성서의 장애 관련 구절에 대한 편협한 해석에 있다.(10) 또한 장애를 의료적 치료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선입견이 의료적 치료가 소위 신유능력으로 가능하다는 그리스도교 내의 선입견과 결합하게 되면, 장애가 있고 그 장애가 치유되지 않은 것은 하느님의 은혜를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그렇게 된 이유는 장애인 당사자에게 있다는 논리가 성립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들이 겹치면서 그리스도교 전통 내에는 장애를 정죄를 받은 것, 믿음을 시험하는 것, 조상의 죄가 전가된 것, 하느님이 하시는 일, 혹은 이 모든 것의 결합 등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깊이 자리를 잡았다.(11) 이런 경향이 깊이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그리스도교의 목회자들조차도 장애인에 대해서 약간의 관심에 그치는 경우가 많으며 그 관심의 이유도 불쌍하다는 감정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한 조사결과가 보여 주듯이 그리스도교 내부에는 장애인에 대한 동정과 구제, 시혜의 시선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12) 이런 점들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때 “현대 장애인복지의 관점에서 본다면 기독교의 장애 우호적인 전통을 찾기가 쉽지 않다”(13)는 평가는 적절하다 할 것이다.

미주

(1) 정지우 외, 『세상의 모든 청년』(부산: 호밀밭, 2022), 198.
(2) Ibid.
(3) 한승진, “한국 교회의 장애와 장애인관에 대한 비판적 고찰: 성서윤리적 관점”, 『신학연구』 58, (2011), 한신대학교 한신신학연구소, 164-166.
(4) 채은하, “장애(인)와 치유 - 온(Ohn) 신학으로서의 장애인 신학 시도”, 『장신논단』 48(4), (2016),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 사상과 문화 연구원 , 149-152.
(5) Ibid., 155.
(6) Nancy Eiesland, The Disabled God: Toward a Liberational Theology of Disablity (Nashville: Abingdon, 1994), 71.
(7) Ibid., 72-73.
(8) Ibid., 73-74.
(9) 김홍덕, 『장애신학』(대전: 대장간, 2010), 290-291.
(10) 이은미, “장애인에 대한 기독교적 접근의 문제점과 대안 모색”, 『신학과 선교』 42호(2013), 서울신학대학교 기독교신학연구소, 220.
(11) 김병현, “기독교의 시혜적 장애 패러다임 제고를 위한 신학적 성찰”, 『장애의 재해석』(한국장애인재단 2019 논문지원사업), 107.
(12) 이은미, “장애인에 대한 기독교적 접근의 문제점과 대안 모색”, 222.
(13) 최대열, 『장애조직신학을 향하여』(서울: 나눔사, 2018), 27.

황용연(사회적 소수자 선교센터 무지개센터 대표)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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