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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고흐와 산책하기 (31)
최광열 목사(아리랑인문지식연구소 연구원) | 승인 2024.03.30 02:45
▲ <뒤쪽에서 본 집들> (1885. 12. 안트베르펜, 44×33.5cm, 반고흐 미술관, 암스테르담)

빈센트는 1885년 11월 24일 벨기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안트베르펜의 물감 가게 2층을 얻어 도시 생활을 시작했다. 안트베르펜은 일본과도 교역하는 항구였기에 빈센트는 일본판화를 구해 벽에 붙여 두었다. 강한 색감과 단순미의 일본 미술은 빈센트를 전율하게 하였다. 게다가 이 도시는 바로크의 대표적 화가 루벤스(1577~1640)와 반 다이크(1599~1641)의 숨결이 스며있었다.

그 무렵 영국 작가 위다(마리 루이즈 드 라 라메, 1839~1908)의 《플랜더스의 개》(1872)가 안트베르펜과 루벤스의 그림을 배경으로 씌어졌다. 화가를 꿈꾸는 고아 소년 네로가 할아버지와 우유 배달하며 살았고 곁에는 주인으로부터 버림받은 개 파트라슈가 그림자처럼 따랐다. 네로는 성당의 제단화 루벤스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1611~1614)를 보고 싶었다. 하지만 당시 이문에 밝은 플랑드르 사람들은 성당에 있는 그림을 보는데 입장료를 징수했는데 돈이 없는 네로는 단념해야 했다. 도시의 각박함을 느낀다.

빈센트가 이 무렵 그린 작품 <뒤쪽에서 본 집들>(1885)은 눈 온 뒤의 도시 풍경이다. 이웃한 건물들이 선으로 이어져 있다. 오른쪽 집의 창문을 통해 보이는 불빛조차 없었다면 유령의 도시처럼 보였을 것이다. 직선을 혐오한 오스트리아의 건축가 훈데르트바서(1928~2000)는 ‘무신론적이고 비도덕이어서 인간성의 상실로 이어진다’고 직선을 비판하여, 에스파냐의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1852~1926)의 ‘직선은 인간의 선이고, 곡선은 하나님의 선’을 확증한 바 있다. 영국 낭만파 시인 윌리엄 쿠퍼(1731~1800)가 산업혁명으로 인간성을 상실한 도시 문명을 비판하느라 한 말 ‘하나님은 자연을 만들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와도 잇닿는다.

빈센트가 도시를 처음 사는 것은 아니지만 잘 살아낼지 그의 도시 생활이 걱정이다. 과연 얼마나 견딜 수 있을는지….

최광열 목사(아리랑인문지식연구소 연구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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