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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가? 오리게네스, 《원리론》채수일의 ‘기고만장’(基古萬張)(기독교 고전 만장 읽기) 8
채수일(전 한신대 총장) | 승인 2024.04.01 02:21

이 원고와 영상은 ‘사이너머’ 연구소에 진행하고 있는 채수일 교수의 ‘기고만장: 기독교 고전 만장 읽기’입니다. 기독교 고전을 독자들과 함께 읽고 우리 시대의 문제와 씨름하는 것입니다. 영상과 원고의 게재를 허락해 주신 채수일 교수님과 사이너머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편집자 주

안녕하세요,

채수일의 ‘기고만장’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오리게네스(185년경-254년경)의 삶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오늘은 그의 ‘원리론’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오리게네스는 ‘사도 시대 이후 교회의 가장 위대한 스승’으로 불렸습니다.(1) 325년에 있었던 니케아 공의회 이전 시대는 물론, 아우구스티누스(354년-430년)와 더불어 끝나는 기독교 고대 시대에 가장 뛰어난 신학자였습니다. 게다가 오리게네스는 자신을 ‘교회의 사람’으로 단언했고(2), 교회에 복종하였고, 교회의 결정과 교의를 존경했으며, 우상숭배자와 이단자, 이교 사상가들과 학문적으로 대결하면서 교회의 일치에 전념했습니다.(3)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리게네스는 그의 철저한 금욕적 삶과 수많은 저술 때문에 살아 있을 때부터 이미 논쟁에 휘말렸고, 그래서 기독교 역사상 가장 쟁점이 되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당시에 이미 기독교와 신학을 위해 ‘철 또는 다이아몬드 같은 사람’으로 평가되었는데, 그것은 결코 과대평가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고대 기독교의 성경 주석에 대한 체계적 학설의 기초를 놓았고, 수도제도의 선구자였습니다.(4)

오리게네스는 주로 성경 주해서와 강해를 저술했지만, 이단 시비에 몰리는 바람에 많은 원본들이 소실되었습니다. 특히 543년 자신이 ‘교회의 교사’라는 경건한 망상에 사로잡혔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482년-565년)가 오리게네스를 단죄한 뒤, 그의 저서들을 몰수하여 없애버렸고, 발행을 금지했기 때문에 그의 저서 대부분이 사라졌습니다.(5) 그러나 최근 카이로 근처 투라(Toura)의 옛 채석장에서 파피루스에 쓰인 오리게네스의 저서들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파피루스들은 성 아르세니우스 수도원의 수도승들이 당시 제국 경찰의 단속을 예상하여 숨겨둔 것으로 추정됩니다.(6)

우리 글로 번역된 오리게네스의 저작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여 출판된 ‘원리론’(7)과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사상과문화연구원에서 편찬한 ‘기도론’(8), 두란노아카데미가 편집하여 ‘기도’, ‘순교에 대한 권면’, ‘헬라클리데스와의 대화’ 등, 세 편의 글을 번역한 책, ‘알렉산드리아 기독교: 클레멘스와 오리게네스’(9)가 있습니다.

그런데, 오리게네스가 죽은 후, 4세기 말, 그에 대한 신학적 논쟁의 주요 표적이 된 책은 그의 ‘원리론’이었습니다. 이 책 때문에 오리게네스는 한편으로는 ‘모든 정통신학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얻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모든 이단의 아버지’라는 상반된 칭호를 동시에 얻었습니다.(10)

도대체 ‘원리론’이 어떤 책이기에 이렇게 극단적으로 상반된 평가를 받는 것일까요? ‘원리론’은 대략 220년과 231년 사이에 저술된 것으로 평가받는데(11), 오리게네스는 이 책에서 그리스도교 신앙고백과 관련된 핵심적인 문제에 관해 여러 가지 답변을 시도하면서 저자 자신의 견해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12) 저자가 염두에 둔 독자들은 교양 있는 기독교인, 기독교 신앙의 철학적 관점에 관심 있는 비기독교인, 그리고 영지주의자, 이교도 철학자들,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의 관계를 논쟁하는 기독교인이었습니다.(13)

기독교 신앙의 모든 문제를 다루지 않기 때문에, 일종의 ‘신학대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오리게네스는 ‘원리론’에서 ‘성부, 성자, 성령’에 대하여, ‘창조와 타락’, ‘천사론’,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의 연속성’, ‘부활’, ‘심판’, ‘자유의지론’, ‘사탄론’, ‘성경은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가?’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오늘, 우리는 ‘성경을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가?’를 살펴보겠습니다. 그것은 성경이 기독교 신앙의 근원이고, 성경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하는 문제는 기독교 신앙의 본질, 곧, 정통과 이단, 진보와 보수, 참과 거짓을 구별하는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오리게네스는 인간을 ‘육과 영혼과 영’으로 구성되어 있고, 영은 영혼의 그릇이고, 영혼은 육의 그릇이라는 점에서 육과 영혼과 영은 분리되어 있지 않고, 연관되어 있다고 이해했습니다. 인간의 이런 ‘삼중적 관계’를 성경 이해에도 적용하여, 오리게네스는 성경을 이해하는 올바른 방법은 성경 자체에서 발견된다고 합니다.(14)

즉 ‘성경의 육’은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것이고, ‘성경의 영혼’은 문자에 있는 보이지 않는 의미를 찾는 것이고, ‘성경의 영’은 신비에 감추어져 있는 하나님의 지혜를 깨닫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경의 문자적 해석은 ‘단순한 사람’의 교화를 위한, 성경의 영혼적 해석은 ‘어느 정도 진보를 이룬 사람’, 성경의 영적 해석은 ‘완전한 사람’의 교화를 위한 방법이라고 합니다.(15)

오리게네스는 성경을 영적 의미로 이해하지 않고 단지 문자적 의미로 이해했기 때문에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단에 빠졌다고 합니다.(16) 그래서 오리게네스는 성경의 영적 해석, 즉 ‘알레고리칼’(allegorical), ‘우의적’(寓意的) 해석방법을 제시했고, 이로써 오리게네스는 비판적 성서신학의 아버지가 되었고, 성경 해석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 되었습니다.(17)

그리고 지금도 성경을 문자적으로 이해하여, 자신이 신앙이 없는 사람이거나 위선자가 아닌지 회의하고 불안해하는 기독교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오리게네스처럼 성경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였다가 후회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미주

(1) 오리게네스, ⟪원리론⟫, 최원오 외 역 (서울: 아카넷, 2014), 119.
(2) 오리게네스, ⟪원리론⟫, 60.
(3) 오리게네스, ⟪원리론⟫, 61.
(4) 오리게네스, ⟪원리론⟫, 120.
(5) 오리게네스, ⟪원리론⟫, 134.
(6) 오리게네스, ⟪원리론⟫, 73.
(7) 오리게네스, ⟪원리론⟫.
(8) 오리게네스, ⟪기도론⟫,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사상과문화연구원 편찬, 이두희 역 (서울: 새물결플러스, 2018).
(9) 두란노아카데미 (편), ⟪알렉산드리아 기독교: 클레멘스와 오리게네스⟫, 정용석 외 역 (서울: 두란노아카데미, 2011).
(10) 오리게네스, ⟪원리론⟫, 121.
(11) 오리게네스, ⟪원리론⟫, 143.
(12) 오리게네스, ⟪원리론⟫, 144.
(13) 오리게네스, ⟪원리론⟫, 146.
(14) 오리게네스, ⟪원리론⟫, 760, 815.
(15) 오리게네스, ⟪원리론⟫, 761.
(16) 오리게네스, ⟪원리론⟫, 809-811.
(17) 폴 존슨, ⟪기독교의 역사 – 2천년 동안의 정신 I⟫, 김주한 역 (서울: 살림, 2005), 168.

채수일(전 한신대 총장)  sooilcha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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