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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서울교대 티내면 죽는다”, 어떤 이의 열등감나의 사립학교 생존기 4
홍경종 교사 | 승인 2024.04.20 02:24
▲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학연은 또 다른 면에서 열등감의 표출로 드러난다. ⓒ서울교대교수학습지원센터

처음 교직생활을 시작한 사립학교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이것이 사회생활이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그 맛은 쓰디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운데서도 배움은 있었으니 내가 지나온 모든 길이 하나도 헛됨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2월에 임용이 되고 난 뒤 2주 정도를 신학기 준비로 계속 출근했고, 1박 워크숍에도 참여했다. 저녁 식사 이후 술잔이 거나하게 돌아가던 무렵, 대략 나보다 6살 정도 많은 선배 교사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을 짓더니 나에게 대뜸 이렇게 이야기했다.

“야, 니 서울교대라고 티내면 죽는다.”

좀 당황스러웠다. 교직도 엄연히 직장생활이고 선·후배 간의 위계가 존재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것이 이런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름 출신 성분이라고 할까? 어떤 특정 지역 교대출신들끼리의 보이지 않는 끈이 있다는 것도.

무슨 말로 대답을 해야할까 고민했지만,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의 청년은 그저 침묵으로 그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이후 그 선배란 작자의 갑질은 여러가지로 계속되었다. 맨정신에는 아무 말 안했지만 술만 먹으면 이 양반은 나를 걸고 넘어졌다. 술자리를 어지간하면 피하고 싶었지만 일반 회사 비스무리한 사립의 분위기에 사회 초년생인 나는 그저 울며 겨자먹기로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손바닥만한 학교에서 서로 가르쳐주고 끌어줘도 부족한 마당에 이게 뭐하는 짓인가.’

‘열등감’이라는 것이 어떻게 자신과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는지를, 그리고 적어도 나는 후배들이 들어온다면 이런 삭막한 곳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날들이었다.

홍경종 교사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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