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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계신다생명의 사람(에스겔 47,1-6; 요한복음 7,37-39)
이경훈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4.06.07 03:36
▲ 버려진 성전으로 돌아오신 야훼께서 새로운 성전의 환상을 보여주셨다. 그 환상은 성전으로부터 물을 흘러나와 강과 바다를 이루고 모든 생명을 살리는 것이었다. ⓒGetty Images

에스겔은 사제 출신 예언자로서 성전에 대한 관심을 많이 표명합니다. 에스겔 8-10장은 환상의 형식으로 예루살렘 성전에 흉악하고 역겨운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에 야훼께서 그곳을 떠나시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야훼를 모시고 그의 뜻을 전하기 위해 세워진 집이 야훼께서 역겨워하시는 것들로 채워지니 야훼는 그곳을 떠나가실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악과 불의와 짝하는 수많은 교회들이 존재하는 오늘 우리가 두렵게 받아들여야 할 말씀일 것입니다.

그런데 에스겔 43장의 성전에 관한 또 다른 환상은 놀랍게도 야훼께서 다시 그 성전으로 돌아오시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포로 귀환까지 아직 매우 긴 세월이 남았고 예루살렘은 모든 것을 잃고 황폐함만 남아 있던 그때에 야훼께서는 이 환상을 통해 새로운 예루살렘의 미래를 내다보게 하십니다. 그 미래를 먼저 준비하고자 하십니다.

사람이 야훼를 떠나게 했으나 야훼는 그 사람을 위해 다시 돌아오십니다. 그러나 야훼와 사람의 관계는 이전과 같을 수 없습니다. 과거의 자신과 결별하고 야훼께서 역겨워하시는 악과 불의를 멀리 떠나 야훼만을 예배해야 할 것입니다.

불의한 체제와 권력을 뒷받침하던 사제들은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옳고 그름을 구별하는 분별력을 사람들로 하여금 얻게 할 것입니다. 그렇게 성전에서 사랑과 정의를 위한 지혜와 용기를 배우며 하나님과의 새로운 미래를 발견하고 그것을 선취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교회들이 그런 성전이 될 수 있을지요? 새로운 평화 사회를 선취하는 곳이 교회가 될 수 있을지요?

오늘 본문에서 에스겔은 계속되는 환상 속에서 야훼께서 돌아오신 성전으로부터 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봅니다. 그 물은 처음에는 에스겔의 발목까지 차더니 조금 지나서 무릎까지, 또 허리까지 차오르고 나중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됩니다. 그리고 이 강물이 흘러 나가 바다에까지 이릅니다.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생명이 회복됩니다. 죽은 바다도 살아나서 생명이 넘치게 됩니다.

야훼께서 돌아오신 성전이 가져온 변화입니다. 하나님과 사람의 새로운 관계가 불러온 놀라운 변화와 회복입니다. 이스라엘의 현재는 절망과 고난뿐인 것 같지만, 에스겔의 다른 환상에서 말하는 것처럼 무덤에 갇힌 자와 같지만, 하나님은 그들을 그 무덤에서 꺼내시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고자 하십니다. 그저 고난을 위한 고난에 그들을 내버려두지 않으십니다.

예수께서는 자신이 생명수의 원천임을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동시에 예수를 믿는 자는 그 배에서 생수가 강물처럼 흘러나올 것이라며 사람 역시 생명수의 원천이 될 것이라 선언하십니다. 예루살렘 성전에서 흘러나와 온 땅을 생명으로 채워 가던 그 물이 바로 예수에게서, 그리고 사람에게서 흘러나올 것이라는 놀라운 선언입니다.

예수에 의해 하나님과의 새로운 관계 안으로 들어간 사람의 모습입니다. 그 관계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존중과 사랑과 정의로 열매 맺을 것입니다. 그 배에서 생수가 흘러나오는 사람은, 생명을 멸시하고 이익을 위한 도구로 착취하는 오늘 우리가 되어 가야 할 참된 우리의 모습일 것입니다. 예수의 영이 우리를 그리 되도록 언제까지나 우리와 함께하실 것입니다.

에스겔이 살던 시대처럼 희망을 찾기 어려운 오늘,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희망이요 우리의 미래가 되어 주십니다. 또한 믿는 자에게 희망이 있다고 일러 주십니다. 생명을 살리고 꽃피게 하는 사람, 참 가슴 벅찬 꿈입니다. 그 꿈을 품고 살아가며, 돌로 지은 건물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의 성전이 되어 갈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이루어 가는 성전이 새로운 사회의 질서를 선보이고 사람이 살고 생명이 꽃피는 미래를 선취할 수 있기를 빕니다.

이경훈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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