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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깨끗한 곳에 가서 살고 싶다”한국YWCA연합회, 월성 핵발전소 이주대책농성장 앞에서
현장기도회 열고 이주 대책과 탈핵 촉구
이정훈 | 승인 2024.06.13 04:38
▲ 한국YWCA연합회와 지역 YWCA연합회 활동가들이 현장기도회에서 월성 핵발전소 인접지역 주민들의 이주 요구를 정부가 소용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YWCA연합회 제공

한국YWCA연합회가 12일(수) 오후 4시 30분 월성원전인접지역 이주대책위 농성장 앞에서 “하나님이 지금 이곳에서 함께 울고 계십니다”라는 주제로 현장기도회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한국YWCA연합회를 비롯 고양, 광양, 광주, 대구, 대전, 동해, 목포, 부천, 순천, 울산, 의정부, 인천, 제주, 창원, 청주YWCA 총 16개 지역의 YWCA활동가들과 경주 양남면 나아리 주민들 30여 명이 참여했다. 특히 현장기도회는 한국YWCA연합회 유튜브 계정을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다.

먼저 유에스더 활동가는 “월성원전인접지역 이주대책위 농성이 시작된 지 10년, 갑상샘암 공동소송이 시작된지도 9년이 되어간다”며 기도회의 시작을 알렸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하나님이 이 자리에서 함께 우셨다.”며 “이제 우리 애통하는 사람이 되어 함께 울자”는 말로 참여자들을 기도회로 초대했다.

유에스더 활동가가 언급한 10년은 월성원전인접지역 주민들이 2014년 8월부터 이주를 요구한 것을 의미한다. 특히 2015년 2월 국내 핵발전소(원전)의 방사능 피폭으로 갑상샘암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618명과 그 가족 2,882명이 제기한 공동 소송이 작년 8월 30일, 부산고등법원은 갑상샘암 공동소송 2심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원고는 이에 불복,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에서 온 김가희 활동가는 “집에서, 사무실에서, 아무데서나 쉽게 쓸 수 있는 전기에는 이곳 핵발전소로 고통받는 이들의 눈물이 묻어있다는 것을 잊고 지냈다.”며 우리의 죄를 고백했고, 이어 부천에서 온 이경숙 활동가는 “이 고통을 마주하기를, 빼앗긴 권리를 위해 함께 거리에 나서기를, 무도한 권력에 소리치기를 주저했다.”고 고백했다.

하늘 뜻 나눔 순서에서는 “예수께서 우셨다”는 구절이 포함된 나사로의 죽음 이야기(요한 11:32-35), “지금 슬피 우는 사람들은 복이 있다”(누가 6:20-22)와 “너희, 지금 웃는 사람들은 화가 있다”(누가 6:24-26)는 누가복음의 복과 화의 이야기, 그리고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다”(마태 9:36-38)를 각 순서자들이 읽었다. 참여자들은 “누구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주님이 슬피 우셨고”, “핵발전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지금도 울고 계시다”며, “고생에 지친 이곳의 주민들과 함께 일하겠다”고 화답했다.

▲ 황분희 월성원전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원전 인근의 주민들은 이미 피폭된 상태라며 이주를 촉구하고 있지만 정부의 묵묵부답을 개탄했다. ⓒ한국YWCA연합회 제공

이어 황분희 월성원전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 위원장이 현장의 증언에 나섰다. 황 위원장은 “경주 월성의 핵발전소는 특이하게 중수로가 있기 때문에 모든 주민들이 이미 피폭된 상태”라며 그래서 “이주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기준치 이하”라는 명분으로 이주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황 위원장은 “애들하고 좀 깨끗한 곳에 가서 살고 싶다고 울부짖은 게 십 년째”라며 함께 싸워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연대의 기도를 통해 참가자들은 “핵발전소 지역의 아픔이 우리의 아픔”이며, “생명을 억압하는 핵발전은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양립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또한 지역의 핵폐기장 건설과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 신규 핵발전소 건설에 반대하고 “탈핵이 정의”라고 강조했다.

현재 윤석열 정부는 지난달 말,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 실무안을 발표하고 모든 노후 핵발전소의 수명연장과 대형 신규핵발전소 3기, SMR(소형모듈원전) 추가건설의 내용을 담았다.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는 ‘민생법안’으로 불리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특별법(이하 고준위법)’이 상정되었다.

하지만 핵진흥을 선언한 전기본 계획에 따라 늘어날 핵폐기물의 모든 부담을 핵발전소 지역에 온통 떠넘기는 ‘고준위법’을 주민들은 강력히 반대하고 있으나, 공청회 졸속처리 등 주민의견이 수렴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핵발전소는 평균 건설기간이 15년으로, 시급한 기후위기대응을 위한 발전원으로 적합하지도 않으며 지역주민들의 고통을 담보로 한 발전이다.

기도회는 권한별(울산YWCA), 임행심(부천YWCA), 임향옥(동해YWCA), 박혜림(목포YWCA) 활동가의 공동축도로 마쳤다. 한국YWCA연합회는 기도회에 앞서 ‘탈핵기후생명 활동가 현장탐방 워크숍’을 시작하며 탈핵강의를 듣고, 월성핵발전소 앞에서 피케팅을 진행한 바 있으며, 다음날(13일)은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을 방문하여 핵폐기물의 관리와 책임에 대해 고민할 예정이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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