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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 부는 사나이’“‘코리안 드림’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영 신부(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 | 승인 2024.06.14 03:47
▲ 저마다 부푼 꿈을 안고 입국한 한국이지만, 그 꿈이 무너지기까지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이영 신부 제공
“한국에서 일하는 동네 사람이 집도 새로 짓는 모습을 보고 한국에서의 이주노동을 동경하게 되었습니다.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새벽에 한국어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고, 3개월 후 합격했습니다. 한국에 간다는 부푼 마음에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국 사업주의 선택을 무한정 기다려야 했습니다. 결국 2년이 지나도 선택받지 못해 ‘코리안 드림’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정부와 학원은 마치 한국어능력시험에 합격하면 한국에 당장이라도 갈 수 있는 것처럼 말합니다. 주변의 많은 젊은이가 오늘도 비좁은 학원의 문을 열고 모여듭니다.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를 따라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현재 비숙련 이주노동자(고용허가제)로 올 수 있는 국가는 16개 국가(필리핀, 몽골, 스리랑카, 베트남, 태국,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중국, 방글라데시, 키르기스스탄, 네팔, 미얀마, 동티모르, 라오스)이다. 이들 국가의 비숙련 이주노동자(고용허가제)가 한국에 오기 위해서는 한국어능력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한국에서의 일상적인 생활의 기초적인 의사소통과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구사 능력, 한국 기업문화에 대한 이해를 평가하여 제조업의 경우는 200점 만점에 110점, 소수 업종(건설업, 농·축산업, 어업)은 80점, 어업 특례는 60점으로 최저 하한 점수 이상 합격이고 성적순으로 결정한다.

한국에 이주노동을 하기 위해서 이주노동자들은 자국에서 (사설)한국어 학원에 다니는데, 국가별로 편차가 있지만, 고액의 수강료(3개월 수강료로 평균 30만 원)를 내고 있다. 또한, 송출국에서는 한국어 학원이 난립하여 경쟁도 과열되어 있다. 마치 한국의 사교육 현장과 다르지 않다. 아래 도표에서 볼 수 있듯이 2017년~2022년(6년) 동안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한 인원은 1,205,409명이고, 그중에서 합격자는 346,337명으로 불과 28.7%밖에 되지 않는다. 합격한 후에도 한국에 입국하여 일하는 사업장의 선택은 이주노동자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에게 있다. 입국 초기부터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선택권은 존재하지 않는다.

외국인 고용을 신청한 사업주는 3배수의 한국어능력시험 합격자를 정부로부터 알선받고, 선택한 외국인의 고용허가서 발급 이후 행정 절차를 거쳐 2~3개월 안에 이주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한국어능력시험에 합격한 이주노동자는 적게는 3개월에서 많게는 10개월 이상을 선택받기만을 무작정 기다려야 한다. 사업주의 선택을 받은 이주노동자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이주노동자는 한국어능력시험 유효기간인 2년 동안 기다려야 하고, 유효기간 내에 선택받지 못한 이주노동자는 자격이 자동 상실된다.

한국어능력시험 합격자와 업종별 고용허가제 도입 현황을 비교해 보면 20017년~2022년 6년 동안 85,079(24.5%)명이 한국어능력시험에 합격했지만, 고용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주노동자의 ‘코리안 드림’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말아버린다. 업종에도 이주노동자는 제조업을 선호하다 보니, 입국이 지체되어 상대적으로 열악한 농축산·어업 업종을 직행(빨리)으로 선택 아닌 선택을 하기도 한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이주노동자에게 있어 한국어능력시험은 생(生)과 사(死)의 문제이다. 그들 모두가 요르단 강을 건너 풀밭에 편히 쉬기를 소망해 본다.

길르앗 군은 에브라임 지역의 요르단 강 나루를 차지하고 에브라임 사람이 도망치다가 건네달라고 하면, 에브라임 사람이냐고 묻고 아니라고 하면 "쉽볼렛"이라고 말해 보라고 하고 그대로 발음하지 못하고 "십볼렛"이라고 하면 잡아서 그 요르단 강 나루턱에서 죽였다. (판관기 12:5~6)

이영 신부(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  eotjdek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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