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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평등과 성 부정의, 구조에 대한 저항이 없이 어떻게?기사연 에큐 포럼 3차 모임,
한국 사회와 교회의 성불평등과
성 부정의 다루고 구조의 변화 촉구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 승인 2024.06.19 03:43
▲ 주요 발제를 맡은 이화여대 송진순 박사는 한국 사회와 교회의 성불평등과 성 부정의에 대해 분석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조 자체를 문제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인식

“여성을 둘러싼 다양한 차원의 불평등과 부정의는 ‘문화적 무시(disrespect)’, ‘잘못된 분배(maldistribution)’와 ‘정치적 대표불능(misrepresentation)’의 세 가지 차원의 부정의 극복과 더불어 참여동등(participatory parity)의 지위 확보 없이 젠더 정의는 불가능하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 신승민 목사)이 주최한 ‘에큐메니칼 포럼’(에큐포럼) 제3차 모임에서 주요 발제를 맡은 송진순 박사(이화여대)가 이같이 주장하고 나섰다.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잡은 여성에 대한 불평등과 부정의에 대한 하나의 해결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손은정 목사의 사회로 시작된 이번 3차 포럼은 “한국사회의 성정의(Gender Justice)”라는 주제로 18일(화) 오후 3시 기사연 공간이제에서 개최되었다. 송 박사가 “한국 사회와 성정의, 그리고 교회”라는 주제로 주요 발제를 맡았고 이은주 목사(미국장로교회)가 “한국과 미국교회의 사이에서”, 인영남 목사(효동교회)가 “현장교회의 성 인식”으로 각각 지정 토론을 진행했다.

저항은 구조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

먼저 송진순 박사는 “한국 사회 전반에서 여성의 공적 영역이 확장되고 지위가 향상됨에 따라 성차별과 불평등한 구조와 성(性)인식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그에 따른 반발도 격렬했지만, 한국교회 안에서의 성차별과 성적 불평등은 사회와는 다른 양상, 즉 젠더 갈등 보다는 불평등한 구조와 억압에 기반한 젠더 부정의의 전근대적 상황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87년 이후 호주제 폐지를 비롯하여 성폭력 가정폭력 특별법 제정이나, 95년 ‘여성발전기본법’ 제정 이후 성주류화 전략들은 여성단체와 정부 간의 협력과 갈등 속에서 공공정책과 제도적 차원으로 확대되었지만 유리천장을 깨기 위한 급진적 노력은 신자유주의의 인간 삶의 경제적 취약함과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젠더 정의와 정치의 퇴행을 가져왔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분석한 “페미니즘 리부트, 추이와 한계”에 대해 “페미니즘 리부트 세대는 여성 혐오의 장이 온라인인 만큼, 참여하고 대응하는 세대도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점과 이들이 소비자 정체성을 갖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 오프라인 공간에서 정치화를 이룬다는 점에서 이전의 페미니즘과 다른 특징이 있다.”고 했다. “자기 삶의 문제를 논의와 실천의 중심으로 가져와 갈등하고 저항하면서 페미니즘의 지평을 새롭게 확장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성혐오가 구조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지만 저항과 해결에서 구조적 변화나 전환을 요구하거나 기대하지 않는다.”는 한계를 지적했다. 저항은 삶의 실질적인 문제와 불평등에서 시작하지만, 저항 운동은 “개별화된 소비자의 실천이나 디지털 공간에서의 문화적 대결 그리고 여성전용공간으로 전제되는 거리 시위로 나타나는 것으로 귀결된다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급부상한 페미니즘 담론과 실천은 보수 우파를 중심으로 하는 안티페미니즘으로 결집되는 현상을 만들었다.”며 이들은 “세대 간 불평등과 정치적·경제적 양극화, 사회적 재생산의 위기 등의 문제를 청년 세대 내부 갈등으로 환원하면서 젠더 갈라치기를 조장하는 정치권의 프레임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보수 개신교 진영의 여성/가족단체나 반동성애 담론과 궤를 같이 하면서 기독교 근본주의의 방어 기제이자 보수 우파의 또 다른 지형으로 이용되었다.”고 비판했다.

“한국교회의 젠더 인식”을 분석하며 송 박사는 “한국 교회에서 성차별과 성적 불평등은 젠더갈등 보다는 불평등한 구조와 억압에 기반한 젠더 부정의의 형태”로 나타나고 “교회는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이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존재로 규정하면서, 막상 인간을 성별화된 존재로 구분하고, (보이지 않는) 차별과 배제의 구조 속에서 여성/약자를 타자화하면서 이들을 교회 위계질서 안에 위치시킨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교회는 “여전히 성적 불의와 불평의 구조를 지속하면서 교권 수호와 보수 개신교의 지형 확장을 위해 반동성애와 안티페미니즘을 활용하고 있는 한국 교회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사회와 교회라는 두 세계에서 자기 분열을 최소화하고 모든 존재가 정의로운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가는 것, 이를 위해 지금의 젠더 불의한 구조를 식별하고, 혐오와 배제로 얽힌 수많은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갈 수 있도록 서로 들음의 자리, 복음의 자리를 만들어 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발제를 마쳤다.

▲ 이은주 목사(사진 왼쪽)와 인영남 목사는 지정 토론에서 미국과 한국 교회의 경험을 나누며 한국 교회의 성불평등 문제를 짚어냈다. ⓒ홍인식

우리 안의 평등한 세계관이 없이는 변화도 없다

한편 이은주 목사(미국장로교회)는 “한국과 미국교회의 사이에서”라는 제목의 논찬을 통해 “성정의를 이룬다는 것은 총체적인 변화를 의미하고 이러한 변화는 구조적인 변화만으로는 올 수 없다.”고 전제하며 “지속가능한 변화를 정착시키려면, 우리 속에 내재하는 세계관이 평등한 세계관으로 바뀌어야 하고 이러한 변화가 행동방식과 관계에서 나타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80-90년대 예장의 여성들이 가열차게 여성안수운동을 하는 것을 봤는데 여성안수가 통과된 이후에 목사로 안수받은 여성 목사들 중에 여성의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놀랬던 자신의 경험을 표현했다. 이에 대해 “안수는 교회 여성들의 종착역이여선 안 된다.”며 “안수를 받고 ‘내부자’가 된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좀 더 깊이 생각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영남 목사(효동교회)는 한국 교회의 문화는 가부장적이며 수직적이고 권위적, 폐쇄적인 문화라고 지적하며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문화가 결국 오늘날 많은 젊은이로 교회를 등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의 과제는 목회자부터 스스로 기득권과 권위 의식을 내려놓고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젠더 인식의 문제는 조기교육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며 “교회학교에서부터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평등 교육을 이루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찬과 지정 토론이 끝난 후 30여명의 참석자들은 활발한 질문과 의견 개진을 통해 강연회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었다. 대다수의 참석자들은 한국 사회의 성정의 문제에 대하여 깊은 공감을 표했으며 송진순 박사의 발표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의견을 표했다. 한편 기사연은 지금까지 “청년이 떠나는 교회, 미래가 있을까?”, “한국교회 보수화와 정치참여”로 포럼을 진행했고, 제4차 포럼은 8월 중에 “한국사회 속의 타자”라는 주제로 개최될 예정이다.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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