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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는 미국을 극복할 수 있는가?분단 60년과 한국 교회의 과제
이정훈 기자 | 승인 2005.07.05 00:00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산하 ‘교회와 사회 위원회’ 주체로 “제2차 사회 선교 정책 협의회”가 6월 2일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분단 60년과 한국 교회의 과제”라는 큰 주제에 “과거사 청산과 미국 극복을 위한 교회의 책임”이라는 구체적인 주제였습니다. 진광수 목사님의 토론 진행으로 남기인 목사님(예장 건강한 목회자 협의회 상임 총무), 김종수 목사님(기장 아힘나 운동 본부 상임 이사), 김한승 신부님(성공회 푸드 뱅크 본부 차장), 그리고 김성윤 목사님(반전 평화 기독 연대 前 집행위원장)의 순으로 발제가 이어졌습니다. 모든 발제가 마친 후 발제에 대한 질문과 대답, 자유토론의 순서로 정책협의회는 진행되었습니다.

   

분단 60년과 한국 교회의 과제

첫 발제로 나선 남기인 목사님은 우리가 내려 놓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숭미와 친미의 무거운 짐을 이제는 내려놔야 할 무르익은 때가 되었다고 합니다. 미국의 패권주의와 사대주의 모습을 이제는 누구나가 확인할 수 있는 현상으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일에 교회가 앞장서서 해야 할 시점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렇게 될 때 새로운 역사 의식 조명을 통해 민족 주체적 신앙과 정신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에 가장 큰 걸림돌은 한기총을 필두로 하는 한국 기독교 보수 기득권층임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일 것입니다. 특히 이들을 향한 “한국 교회와 사회의 보수 기득권 층들은 미국이 그들을 부추겨서 한국 사회를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가려고 하는 획책을 알아야 한다”는 목사님의 일침은 정확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러한 미국에 대한 환상에서 깨어날 수 있는 방법으로 미국 우월주의와 한국 민족은 열등하다는 사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의식화 교육과 교회와 정치의 분리 정책을 마치 무슨 성서의 가르침인 양 여기는 한국 교회의 성도들에게 정치에 대한 의식도 고취시켜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한국 교회 신학자들의 미국 신학 사상 의존적인 면을 탈피하고 민족신학이나 한국적 신학의 정립은 가장 큰 당면 과제로 남겨두고 첫 발제를 마쳤습니다.

그러나 필자에게 미국 신학 사상 의존적이라는 말은 미국 뿐만 아니라 서구 신학 자체를 어떤 원류처럼 생각하고 신학 하는 한국 신학계의 현실은 또 다른 벽이 아닌가 했습니다. 또한 한국적 신학의 계발을 위해 연구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이론과 방법론은 서구 이론과 방법론 일색의 현실은 넘어야 할 큰 과제처럼 다가왔습니다. 민중신학의 안병무, 서남동 교수님이나, 결국 이단으로 교단의 파문을 받으셨던 변선환 교수님의 신학이 계속적으로 제도권의 영역에서 연구되지 않는 현실은 이러한 과제를 증명하는 단층이 아닐까 합니다.  

   

미국 극복을 위한 죄책 고백 선언

두 번째 발제로 나선 아힘나 운동 본부 상임 이사를 맡고 계신 김종수 목사님은 지금껏 한국의 교회가 저질러 온 반평화적이고 반통일적인 죄책을 느끼고 고백을 하는 것이 옳을 일지만, 여전히 교계의 공식적인 죄책 고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은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죄책 고백이 한 교회에서부터 시작되어 교회로 확산되고 교단과 교계가 함께 동조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에 대해 한국 기독교 장로회 향린 교회의 조헌정 목사님의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목사 한 개인의 가족사를 통해 한국 교회의 과거사에 얽혀 있는 얼개들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여기에 노회와 총회가 함께 동참할 것을 요구했지만 거절 당한 예는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종전 후 독일의 고백 교회와 비교할 때 우리 교회와 신학의 현주소가 아닌가 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전쟁을 위해 각종 이데올로기를 제공했던 미국이나 일본의 기독교와 별반 다른 점이 없다는 자각은 필자로 하여금 한국에 대한 서글픔으로 다가왔습니다.

4. 해방 후 분단 상황과 한국 전쟁 때 휴전에 반대하고 북한 정권을 악마시하여 동포들까지 적대시하고, 그들의 멸망을 염원한 죄.

5. 베트남 전쟁에 정부가 군대를 파병하여 고귀한 목숨을 희생시키며 베트남의 무고한 양민까지 학살하는 잘못을 저지를 때 교회도 이를 지지하고 후원했던 죄.

6. 노동자, 농민, 도시 빈민들의 인권을 지켜주었던 신앙인들을 친북 용공 세력으로 몰아 온갖 고문과 무차별 투옥을 방조하며 더 나아가 독재자들과 짝하여 부도덕한 정권에 면죄부를 주어왔던 죄.

단 3개의 죄책 고백문에서도 과연 자유로운 한국 교회가 얼마나 있을까 하는 자문은 우리 시대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보다 먼저 지식인의 모양이라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아파하면 그의 시 속에 구구절절 참회의 시구(詩句)들을 흩트려 놓으셨던 윤동주 님의 가슴이 언제 쯤이나 한국 교회와 사회의 땅에 내려 앉을 지 걱정이 되기만 합니다...

 

참회록

-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내 얼골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줄에 줄이자
--- 만 24년 1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든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든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이정훈 기자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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